농어업인 36만명에게 매달 지원되던 연금보험료가 2020년 1월부터 끊길 위기에 처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수급자 165만명도 월 5만원씩 늘어난 연금액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말까지 국회가 선거법과 공직자수사처 설립법 등 소위 패스트트랙 법안을 놓고 극한 대립을 하면서 정작 민생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30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취약계층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민생법안들의 심의를 국회에 요청했다. 대통령이 국회에 법률 통과를 요청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농업·농촌 국민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도시민 가운데 78%가 ‘앞으로 농업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농업이 중요할 것이라거나 농업은 예부터 중요했다는 생각 모두를 반영한 결과여서 향후 농업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이번 조사결과 가운데 눈 여겨 볼 부분이 있다. 도시민들은 지난해 농식품분야 중 가장 관심이 많았던 이슈로 가축질병을 택했다는 것. 또한 앞으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시작됐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정부와 각종 기관에선 올 한 해 동안 시행할 주요 정책방향을 발표한다. 새해 계획인 만큼 기대와 희망을 담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계획대로 시행되어 기대한 성과를 거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1월 문재인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공익형 직불제 개편 추진에 역점을 두고 스마트농정도 농민 중심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농업인신년인사회에서는 ‘2019년이 정부가 추진하는 사람 중심 농정의 원년’이라며 “농업인의 소득보전을 강화하는
최근 통계청 산하 통계개발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살던 도시민에게 맞는 ‘살고 싶은 농촌마을’로 66곳이 꼽혔다. 전국의 농촌마을 3만6천792 곳 가운데 불과 0.2% 수준으로, 농촌지역의 마을 대부분이 교육환경, 의료시설 접근성, 교통시설 편리성 등 생활기반시설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통계청이 새삼 이런 실태를 조사한 의도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농촌지역 생활환경이 이만큼 열악하니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 엿보인다. 이것 역시 새삼스럽지 않지만 갈수록 취약해져 가는 농촌지역 정주여건을 감안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귀
90여 년 전,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윤봉길의사는 “농민은 세상 인류의 생명 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1927년 농촌계몽을 위해 그가 만든 ‘농민독본’에 실린 이 글에서 윤봉길의사는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못할 생명 창고의 열쇠는 농민이 잡고 있을 겁니다”라는 말로 농업과 농촌, 농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돌이켜보면, 우리 농업인들은 강산이 수없이 바뀌는 와중에도 국민의 생명 창고를 채우기 위해 변함없이 땀 흘려 일해왔다. 19
2년을 끌어오던 쌀 목표가격이 정해졌다. 아직 법률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사실상 내년부터 공익형직불제가 시행될 예정이고, 이렇게 되면 쌀 목표가격을 정해서 변동직불금을 지급하는 일은 폐지된다.내년도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농식품부 예산에 2019년산 쌀 변동직불금도 포함시켰다. 당연히 책정한 사업비는, 목표가격을 결정해야 셈을 해서 나올 수 있는 예산이다. 이렇게 쌀목표가격이 결정됐는데, 정부는 종합 예산에 조용히 끼워넣고 말이없다.농민들이 목표가격을 빨리 결정해달라고 촉구하고 데모에 나서는 때에, 정부는 왜 결정된 사항을 조용히
지난 12일 ‘농정틀 전환을 위한 2019 타운홀미팅 보고대회’에 참석한 문재인대통령이 밝힌 새로운 농정비전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남겼다. 우선, 그동안 농업인과 농민단체로부터 농업을 홀대한다는 비판을 들어온 문 대통령이 직접 농업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새로운 농업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관료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대통령의 의지다. 이제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공익형직불제를 비롯한 다섯가지 핵심 비전을 밝힌 만큼 앞으로 예산담당 부처 등 정부 관료들의 태도가 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
법정시한을 넘겨 예산안이 10일 국회를 통과했다. 15조7천743억원으로, 농식품부 소관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1천147억원 늘어났다. 당초 예산안 심사 순서대로라면, 국회 해당 상임위인 농해수위를 거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가 예정됐으나, 패스트트랙에 필리버스터로 맞서는 여야 격돌이 심해지면서 궤도를 벗어났다. 예결위 심사가 법정시한을 넘겼고, 그때까지 심사내용은 수포로 돌아갔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협의체’가 다시 정부의 예산안을 들고, 속전속결로 한번의 증감 심사를 거쳐 수정안을 낸 게 내년 예산의 실체이다.농식품부 소
“일할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는 농민들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뚜렸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던 농업노동력 확보 문제에 대해 모처럼 의미있는 대안들이 제시됐다. 지난 11월27일 국회에서 열린 ‘농촌지역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실태와 과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엄진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근로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준정부기관 형태의 ‘농업고용센터’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엄 연구위원이 제안한 ‘농업고용센터’의 핵심은 센터가 근로자 및 고용인과 각각 계약을
최근 전남 순천시가 인근 여수시와 광양시의 ‘인구 빼가기’ 시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지자체의 ‘인구 늘리기’가 향후 지역사회의 갈등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인구가 많을수록 세수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예산사업 추진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같은 고민에 처해 있다. 한편, 빼내갈 인구 자체가 없는 농어촌지역 지자체는 이런 갈등이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최근 ‘출산장려금 먹튀’(?) 문제가 제기됐던 전남 해남군이나 ‘인구 1만7천명 붕괴’가 예상되는 경북 영양군의 경우는
내년 1월 31일. 농협중앙회장 선거일이다. 전국 1천118개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농업계는 요즘 하마평이 무성하다. 4파전이란 얘기부터 이미 2강체제로 압축됐다는 성급한 진단까지 내용이 뜨겁다.헌데 이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게 있다. 현 김병원 회장의 정계 진출 얘기다. 김 회장의 행보는 농협중앙회 회장 후보자 소문을 작게 만들고, 어떤 때는 덮는다. 김회장은 출신지역 나주의 실내체육관에서 지난 20일 대대적인 ‘출정식’을 올렸다.‘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 ‘죽어도 농민’ 등 농협의 정체성을 어느때보다 강조했던 김회장의 활동은 경제적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 축소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0시를 기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그동안 농업계와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 8월 국회 정치개혁위원회에서 확정한 안대로 공직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농촌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숫자가 줄어든다며 강력히 반발해왔다.농촌지역은 이미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선거구 개편 때 4석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줄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부의된 개정안은 현재 253석인 지역구 의석을 또다시 28석 줄이고 대신 비례대표 의석
최근 몇 년 동안 농협조합원은 전체 농업인들의 높은 관심 속에 추진되던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이 결국 무산됐다. 지난 18일, 국회 농림식품해양위원회 법룰안심사 소위원회에는 총 12건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법률안이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1건만 수정의결됐고 나머지 법률안 들은 계류됐다. 법률상 ‘계류’는 의결대상으로 제안된 안건이 처리되지 못하고 위원회에서 논의할 대상으로 놓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국회의원의 임기가 내년 5월에 완료되고 당장 정기국회가 끝나면 각 당은 국회의원 선거 준비 태세로 전환하게 된다. 이번 법안심사 소위
정부가 쌀 관세화를 선언한 2015년 WTO에 제출한 쌀 관세화 이행계획서대로 쌀 관세 513%를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세율이 너무 높다고 이의를 제기한 미국, 중국 등 수출국과 협의를 진행한 결과 기존 관세율을 지켰다는 것. 다만 이들 수출국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대비해 밥쌀용 쌀 수입, 나라별 쿼터량 배정 등 불가피하게 일정물량의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농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513% 관세는 WTO가 인정하는 관세율 계산식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관련된 수출국에 설명하는 것만으로 충분했고 애
가을추수를 끝낸 농민들의 ‘동투’가 시작됐다. 12, 13일 각 지자체와 서울 여의도에서는 빗속을 뚫고 버스에서 내린 농민들의 ‘WTO 농업부문 개도국 포기 규탄’ 팻말이 죽순처럼 치켜들렸다.표면상으로는 정부의 개도국 포기 선언에 항의 차원이지만, 실질적 이유는 농정을 돌보지 않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농정개혁 의미가 크다.어느때보다 농민들은 불만이 팽배하다. 집회에 나와 연설했던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원장에게도, ‘국회의원 한게 뭐야’ ‘물러나라’를 비롯해 글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여과없이 쏟아졌다.이같은 분위기는 11일 ‘농업인의날’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의 활동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농업인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농특위 출범 이후 불과 6개월 만이다. 문재인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표적인 농정공약 중 하나였던 농특위가 우여곡절 끝에 금년 4월 출범할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농특위의 향후 활동에 대해 큰 기대를 했었다.하지만 농특위 출범 초기 박진도 위원장이 당장 눈앞의 현안문제 해결보다는 국가농정의 기본틀을 바꾸는 농정비전 수립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농업인들 사이에 농특위 활동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11월11일,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다. 정부가 농업인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기념식과 각종 행사를 치르는 것은 국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정부가 나서서 농업인들을 격려하고 농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표창장도 주는 이날을 우리 농업인들은 매년 생일 밥상을 기다리는 맘으로 기다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덕담과 자부심이 넘나드는 훈훈한 농업인의 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난달 25일, 정부가 WTO 개도국지위 포기 선언으로 농민
지난 4일 아세안정상회의 차 태국 방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과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을 포함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을 선언했다. 정부는 곧바로 협정문에 대한 법률 검토에 착수하고, 관련한 시장개방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2020년에 최종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RCEP의 타결이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확대하고, 우리 국민들의 후생을 증진함으로써 우리 국익 극대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농업계는 즉각 성명을 내고 반대입장을 명확히
지난 28일부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각종 농업인단체와 농업관련 언론사에서는 내년도 농업관련 예산을 증액해야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가 농업계의 요구들 받아들여 농업관련 예산을 제대로 배정한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어도 될 만큼 농업계가 처한 현실이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9월, 올해보다 9.3%(43조9천억원) 증가한 총 513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0월22일 문재인대통령은 내년도
“벤처투자촉진법, 농업소득법, 소상공인기본법, 유치원3법 등 많은 민생법안들도 국회에 계류중입니다.”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혁신적이고 포용적이고 공정하고 평화적인 경제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그러나 함께 잘사는 부류에 농업·농촌·농민은 예외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윗글은 시정연설문 전문을 통틀어 ‘농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유일한 문장이다. 일정한 위치에 정책을 피력하겠다는 내용은 없고, 국회에 계류중인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