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이는 마천루들로 미래적인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중국의 가장 국제적인 도시 상해(上海). 외국어 특기생들만이 진학하는 상해외국어대학교에는 유난히 눈에 띄는 한국인 유학생이 있었다.민트색 에나멜 하이힐, 메탈릭 실버 레깅스에 악어가죽 숄더백을 들고 영문학 강의를 듣던 그녀는 정확히 10년 뒤, 결혼과 동시에 충청북도 괴산으로 귀농하고 그로부터 7년 뒤인 2021년에는 삼남매의 엄마가 된다.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나, 올해로 만 35살인 여성 청년농업인 김지영이다.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새벽일을
매화가 활짝 피었습니다. 그 너머 보이는 산자락에는 진달래가 피었고, 농로 가에서는 개나리도 피었습니다.“벚꽃도 활짝 피었더라.” 봄이 뭉뚱그려 온다며 이래서 되겠냐며 아내가 투덜댑니다. 봄이 오는 데에도 순서가 있다는 춘서가 사라진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아내가 그걸 두고 불평을 늘어놓기는 또 처음입니다. 손을 재게 놀리며 심을 감자 쪽을 따면서도 입을 쭈뼛거립니다. 이틀 걸러 내리는 비여서 비닐하우스에 갇혀 지내는 형국이라 답답할 만합니다. 중요한 모임이 있어 먼 데 다녀와야 하는데 또 비소식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박현우 농촌진흥청 유전체과 농업연구사 오늘도 당신은 갓, 무와 같은 각종 채소를 양념으로 버무려 소금에 절인 배추에 척척 바른 후 발효시킨 김치를 먹었을 것이다. 봄이니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여낸 봄동 국을 한 그릇 먹었을지도 모른다.달큼한 무가 큼직하게 들어간 생선조림이나 초고추장과 함께 나온 브로콜리로 행복한 식사를 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매일 세 끼 평범한 식사 속에서 주목해야 할 음식 재료가 있다. 바로 배춧과 채소다. 이 속에 맛은 물론 건강이 담겨 있다.배추, 순무, 양배추, 브로콜리, 갓 등 평소 흔하게 접할 수 있
요새 나오는 표고를 화고라고 했던가요?꽃처럼 예쁜 표고버섯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아직은 날이 추워서인지 여간 더디게 크는 게 아니네요,‘표고야 얼른 좀 커라.’ 날마다 들여다보지만 맨날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표고버섯은 효능 또한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암효과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면역력 강화에 좋으며 비타민D가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표고가 꽃 같다 해서 ‘화고’ 라도 불리는데요.맛도 최고로 맛있고 가치도 최고랍니다. 저는 2019년도에 표고 종균을 넣었는데 아직도 몇 년은 더 표고를 따 먹을 수 있답니다.
2일 윤석열 대통령이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무제한·무기한 투입’ 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물가안정을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이날 대통령 발표에 대한 여론이 눈길을 끈다. 언론들의 관련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떴고, 여기에 달린 댓글들이 많다.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뉴스화하는 인터넷 언론‘빅터뉴스’에서 이들 댓글을 분석한 기사를 올렸다.이에 따르면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무제한 투입’ 에 대한 댓글 반응은 61.36%가 부정적이다. 공감한다
지난 3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신임 임원진들은 장태평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을 예방하고 최근 농정현안과 애로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임 임원들은 농가소득·경영 안전망 강화, 식량안보, 기후변화 대응 방안, 농촌 고령화와 인력난, 농업생산비 보조, 삭감된 농업예산 복구 등 대책마련을 요청했다.이에 장태평 위원장은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농업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신임 임원들은 단순히 정부 산하 위원회의 책임자에게 농정현안 의견을 전달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봄에는 더덕과 함께 다양한 산채를 식탁에 올려 더욱 풍성한 맛을 볼 수 있습니다.”횡성은 소가 먹는 목초나 산야초가 풍부해 품질 좋은 한우가 생산되고 있다. 한우와 궁합이 좋은 더덕은 식감이 연하고, 아삭아삭하며 향이 진한 특징이 있어 고기와 궁합이 좋다. 윤가이가는 더덕농사를 짓던 윤옥자 대표가 운영하는 농가맛집으로 직접 재배한 더덕과 지역 특산물인 한우를 활용한 밥상을 선보이고 있다.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육수는 멸치와 다시마, 된장으로 우려낸다. 찹쌀과 멥쌀은 직접 도정하고, 텃밭에서 키운 들깨와 참깨를 수
낮 기온이 꽤 높은 날이 이어지는 데도 농막 앞 매실나무 꽃이 피지 않습니다. 개화시기 예측에 실패하여 벚꽃축제가 엉망이라는 뉴스를 읽었는데, 덤바우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주일 전에 꽃 피우리라 짐작했는데 오늘까지도 잔뜩 부풀었을 뿐 봉오리 터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일교차가 너무 커서 그래요.”아내가 심드렁하게 진단합니다. 그렇기는 합니다. 어제오늘은 꽤 올랐으나 그 전까지만 해도 밤 기온이 영하까지 연일 곤두박질쳤던 날들이었습니다. 매화를 꼭 기다리는 마음은 아닙니다. 농사짓고 나서 우르르 꽃이 피기 시작하면 왠지 불안합
오늘도 농업기술센터에서 출동 요청이 있어 영농현장에 달려간다. 농업인이 걱정하고 애타면서 빠른 해결 방안을 강구해 주길 원하는 현장이다.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실 기술위원이 도착하면 농업인이 반갑게 반겨주면서 농작물의 이상 증상과 피해 발생에 대해 숨이 가쁘게 말을 한다.기술위원은 작물의 피해와 생육 불량에 대해 농업인에게 질문을 하고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병해충 확인, 양액농도 측정, 바이러스 진단키트 검사, 토양의 산도(pH)와 염류농도(EC) 측정 등으로 진단하고 발생 원인과 치료 방법을 농업인에게 말해준다.농장주는 열심히
8년 전 귀농을 했는데 집집마다 예쁜 복숭아나무가 있더라고요.‘어라! 이거 너무 이쁜데!’팔면 잘 팔릴 것 같아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그런데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삽목, 접목 어떤 방식으로 번식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번식 방법을 알아냈고 본격적으로 꽃복숭아나무 재배를 시작했습니다.‘일 년에 백 그루씩 만들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그렇게 키운 꽃복숭아나무를 3월 초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작년에 이어 올해도 완판을 했습니다. 꽃복숭아나무는 3년을 키우면 예쁘게 꽃이 핍니다.4월이면 어김없이 정원 가득 예
정부가‘수직농장’이라 불리는 스마트온실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한다. 현재 보급률이 14% 수준인데, 2027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 앞으로 자금 지원과 더불어 관련 제도상 규제를 크게 개선해줄 방침이다.지금처럼 심각한 농업인구 고령화와 경지면적 감소,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피해 등 농업·농촌 환경을 고려하면 이만한 대안이 없다는 게 사실이다.이에 반해, 아직 기술력이 완성되지 않았고, 농산물 재배관련 데이터도 충분치 않고, 일시에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대량 생산에 따른 농산물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단기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8일 농촌소멸 대응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농촌소멸을 막기 위해 ‘관계인구’ 또는 ‘생활인구’ 즉, 하루라도 농촌에 머물다 떠나는 인구를 늘리면 농촌지역에 직간접적으로 소득을 발생하고 결국엔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란게 핵심 내용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각종 토지이용 규제를 완화해 기업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일례로 기업대상의 ‘농산업 혁신벨트’ , ‘자율규제혁신지구’ 조성 계획부터 농촌 체류형 쉼터, 농촌살아보기 체험농원, 농촌빈집 정비지구 지정, 휴가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농촌 워케이션’센터 구축, 테마관
“산야초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과 강원나물밥을 소개해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강원도는 산나물과 약초가 풍부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이 많아 산야초를 활용한 향토음식이 발달했으며, 자연 그대로의 맛을 담은 음식들이 이어져 오고 있다. 농가맛집 ‘오음산 산야초밥상’ 은 산과 들의 산야초,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 식재료로 강원도 향토음식을 선보이고 있다.오음산 산야초밥상은 직접 재배한 콩과 도토리로 매일 두부와 도토리묵을 만들고, 텃밭에서 제철 식재료를 먹을 만큼만 채취해 정성 가득한 산야초밥상을 차
고추 모종이 튼튼하게 올라와 적이 안심됩니다. 모두 토종인데 대략 열대여섯 가지 정도 되는 씨앗들이 길게 묵은 것은 3년도 더 되었거든요. 아내가 꽁꽁 묶어 냉동실에 넣어두기는 했어도 미심쩍었습니다. 작은 포트에 한 알씩 넣어 터널에 늘어놓고 물을 푹 주고 기다리기를 열흘, 싹틀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터널 안 기온을 25도로 맞췄어야 해.”아내가 먼저 조바심을 냈습니다.“몇 개 파 볼까?”여차하면 새로 넣을 심산으로 제가 이렇게 말했더니 아내가“사람이, 좀 진득해라.”먼저 기온 낮은 것 아니냐고 안절부절못해놓고 이럽니다. 아
성 제 훈 경기도농업기술원장 통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구는 대략 1,500만 명에 달한다. 시장규모도 2021년 약 3조에서, 2027년에는 약 6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제는 동물을 인간의 즐거움을 위한 소유물이 아니라 친구로 봐야 한다.그래서 애완동물(pet)이 아니라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가족의 범주에 들어온 것은 반려동물만이 아니다. 반려식물도 가족이 됐다.필자는 아글라오네마를 첫 반려식물로 본다. 30년 전인 1994년에 개봉한 「레옹」이라는
삼동파는 열매가 열리지 않아요.파가 열립니다.신기하죠?그리고 대파는 한 개를 심으면 그대로 한 개만 자라지만삼동파는 새끼를 칩니다. 4년 전 경기도 포천 언니네 갔더니 신기한 파가 있더라고요.4뿌리 얻어와서 심었더니 지금은 꽤 많이 늘었습니다.작년과 올해는 나눔도 조금 했는데, 더 많이 늘려야겠어요.최근에 제주도에서 오신 손님들이 삼동파가 심어진 밭에 잡초를 제거해 주고 갔습니다.잡초가 가득했던 밭이 깨끗해졌습니다.잡초가 나지 말라고 왕겨까지 덮어 주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주아가 달리는데, 이걸 다시 심으면 됩니다.밭에는 삼동파가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농심을 잡기 위한 농정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농가경영을 돕기 위해 생산비 보전, 농업재해 보장 확대, 농산물 가격안정제 시행 등 제도 도입을 약속하면서 각종 대국민 복지정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농업·농촌 현안을 해결하는 방향이 주된 공약이다.정당별 공약 가운데, 국민 먹거리도 보장하고 농산물 가격도 안정시키는 일거양득형 제도가 눈에 띈다.예를 들어 ▲소비자에게 할인쿠폰을 발급한 ‘기후물가쿠폰제’ ▲농산물 가격하락시 차액을 보전하는 ‘농가손실보전제’▲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 ▲농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농협하나로마트에 들러 대파값을 얘기한게 화제다. “저도 시장을 많이 봐봐서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되고…”. 이날 가십성으로 방송과 신문을 탄‘합리적 대파값 ’뉴스는 정치권에‘ 물가에 어두운 대통령’이라는 날 선 정쟁의 빌미를 제공했고, 다른 한편 해당 마트의 대파는 연일 조기 소진되는 촌극을 발생시켰다.농식품부 관계자는, 대파값이 진짜 그래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웬만하면 농산물값이 많이 저렴해야 한다는 소비자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전하기도 했다.그런데, 대파를 키우는
“음식에 들어가는 제철 나물들은 대부분 봄철 수확하기 때문에 꼭 한 번 봄에 방문하셔서 봄기운을 담아 가셨으면 합니다.”지리산에서 나는 산채와 함께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든 산채비빔밥은 함양군에서 지정한 함양 건강 100세 음식이다. 그만큼 향토적이면서 함양의 지역 특산물이 모두 들어간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무달쉼터에는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에 봄의 생명력을 가득 담은 상차림이 있다.나무달쉼터는 직접 발효액을 만들어 모든 반찬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인 여주로 담근 장아찌를 떡갈비에 넣어 식감을 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합니다. 저는 가을에 책 읽는 농민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사철을 통틀어도 그렇습니다. 책도 안 읽는 농민들이라고 매도하려고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농민이 아니더라도 생계에 매인 사람들 대부분은 책 읽기에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도 큰맘 먹고 장만한 책을 읽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종내에는 그 책의 존재조차 까맣게 잊고만 적이 한두 번 아닙니다.사실, 농민은 그 어떤 직업인보다도 읽어내는 데에 이골이 난 사람들입니다. 물론 농민이 읽는 것은 책이 아니라 들입니다. 흙이고 농작물이고, 해와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