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도축 검사로 국민에 안전한 축산물 제공”

 

문제 있는 지육·내장 걸러낼 때마다 보람 느껴
공무직 꼬리표, 검사원실 부재 등 처우개선 필요 

 

 

 

 

식탁 위에 올라오는 축산물에 대해 소비자들은‘당연히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무 걱정 없이 먹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데에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축검사원들의 노고가 숨어있다.

도축검사원은 식용을 목적으로 도축장에서 도축하는 소, 돼지, 닭 등의 가축과 그 식육을 검사하는 사람으로 현재 406명의 검사원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경기도본부 중부사무소 소속 최재옥 과장과 하루를 동행하며 안전한 축산물 제공을 위한 숨은 일꾼인 도축검사원의 업무를 조명해봤다.

최재옥 도축검사원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도축검사원의 도축 검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돼야 이후에 축산물품질평가사의 등급판정, 축산물 가공·유통 등이 이뤄질 수 있어 최 검사원은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인다.

하루 검사 물량 확인, 농가의 잔류 물질 위반 전적 검색 등을 하며 검사에 필요한 다양한 사항을 점검하고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 소속 수의사인 도축검사관과 함께 계류대에 들어온 돼지의 질병 확진 여부 확인을 위해 채혈검사를 진행한다. 7시 30분이 되면 본격적으로 지육 및 내장 검사가 시작된다.

최 검사원의 팀은 세 명으로, 세 검사원이 교대로 한 명씩 검사에 투입된다. 하루 평균 검사 물량은 돼지 2,300마리로 한 사람당 700~800마리를 검사한다. 투입되지 않은 인원은 실험실 검사·서류 업무 등을 두루 수행한다.

 

돼지 해체 검사를 위해 예냉고 안 해체 검사실로 들어가면 이분된 돼지 도체는 레일에 걸려, 내장 등 부산물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눈 깜짝할 새 빠르게 지나간다. 최 검사원은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이상 증세가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이상이 발견된 내장은 이상 부분을 절단해 폐기하고 지육의 경우 전량 폐기한다.

지육과 내장에 문제가 있으면 충혈, 발적 증상이 보이는 등 보통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게 최 검사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검사원의 실수로 정성껏 키워 출하한 농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또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전달하기 위해 림프절을 절개해 다시 한번 확인하며 검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돼지고기 1인분을 200g이라고 할 때 지육 하나당 90kg로 450인분 정도 됩니다. 지육 하나를 제대로 검사하지 않으면 450명이 안전하지 못한 축산물을 먹을 거란 생각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재옥 도축검사원이 잔류물질 검사를 위해 배지에 시료접종(배분)을 하고 있다.


1시간 반 정도의 해체 검사가 끝나고 다른 팀원과 교대하기 전 최 검사원은 지육과 내장 등에서 시료를 채취한다. 이후 실험실로 자리를 옮겨 채취한 시료의 축산물 안전성 및 가축 질병 검사를 진행한다. 최 검사원의 검사가 끝나면 도축검사관이 결과를 최종 확인한다.


하루 800마리 정도의 지육과 내장을 오후 4시까지 살피다 보면 힘에 부칠 법도 하지만“내 가족과 친구들이 아무 걱정 없이 축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조금 힘들어도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다”고 최 검사원은 말하면서 “도축검사원은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 직업이다 보니 주변을 신경 쓸 필요 없이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돼,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도축검사원의 경우 공공기관에서 일하지만, 공무원이 아닌 공무직 즉 무기계약직이라는 점과 제대로 된 도축검사원실 없이 일하는 검사원들이 있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처우개선이 필요합니다. 본부에서 올해 예산에 청결 유지비를 반영하는 등 노력해주고 있어 앞으로 도축검사원의 처우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최 검사원과 하루 동행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지금처럼 축산물을 안전성에 대한 걱정 없이 편안하고 당연하게 드실 수 있도록 도축 검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특히 축산 쪽에는 저희 도축검사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숨은 일꾼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노고가 많이 알려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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