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저하로 가격·소득 하락까지 우려”
가지 당 송이 무게 줄이고, 환기팬 활용해야

 

지난 달 29일 천안시의 한 포도밭. 지금쯤이면 알이 꽉 차야 할 샤인머스켓의 생육이 부진해 소득감소가 우려된다.
지난 달 29일 천안시의 한 포도밭. 지금쯤이면 알이 꽉 차야 할 샤인머스켓의 생육이 부진해 소득감소가 우려된다.

 

“포도농사를 30년 넘게 했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남은 포도라도 별 탈 없이 수확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지난 달 29일 천안시, 3천636㎡ 규모의 하우스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윤 모씨는 올 여름 폭염으로 생육 피해를 입은 포도를 보면서 씁쓸해 했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포도나무의 잎이 타는 일소 현상이 나타났고, 송이가 제대로 크지 않는 등 포도 25% 가량의 상품성이 떨어졌다.


실제 윤 씨의 포도농원에는 고온으로 광합성 능력이 떨어져 포도나무 잎이 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포도 잎이 타면 양분이 제대로 축적 되지 않아 당도, 착색 같은 품질에 영향을 끼친다.

또, 일부 포도는 속이 듬성듬성했는데 장기간 강한 햇빛과 고온으로 인한 수분부족 등이 발생했고, 이로인해 생육이 부진해졌다. 보통 하우스 내 35도 이상의 고온 지속시 3.5시간, 40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될 경우에는 1시간 이내로 피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하우스 내 온도가 30도를 넘으면 빨리 온도를 낮춰야 한다.


윤 씨는 “지난해 샤인머스켓의 경우 2㎏ 상자에 2만5천원 가량을 받았는데, 올해는 일부 포도가 상품성이 떨어져 소득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면서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도 심한 만큼 피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고 호소했다.


사정은 천안시 뿐만 아니라 경기도 화성시의 포도 농가들도 마찬가지다. 고온에 캠벨 품종이 익지 않아 검붉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화성시의 포도농가 안 모씨는 “캠벨은 보통 늦어도 8월 중순이면 다 따는데 올해는 아직도 다 못따고 있다” 면서 “문제는 내년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 같아 걱정이다” 고 말했다.


포도는 일교차가 커야 숙기가 빠르고, 상품성이 우수하다. 또, 밤에는 온도가 25도 이하로 떨어져야 하지만 올해는 30도에 가까운 열대야 계속되면서 상당수 농가의 포도가 제대로 익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상기후로 폭염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농가들은 포도 송이 무게와 숫자를 줄이고, 하우스에는 온도저감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농촌진흥청 등에서는 가지당 송이 무게를 500~700g으로 맞추고, 송이무게가 500g이면 1개 가지에 1송이, 700g이면 10개 가지에 7송이를 권장한다. 아울러, 한여름에는 천창과 측창을 열고 환기팬을 가동해 주야간 23~30℃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특히 한낮에는 차광망 등을 사용해 잎과 포도에 내리쬐는 햇빛량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해서 당도가 낮거나 안 익는 포도가 나오는 등 올해 작황이 좋지 않으면서 농가들의 피해가 크다” 면서 “포도도 밤에는 쉬면서 양분을 축적해야 하는데 열대야로 쉬지를 못하기 때문에 익지 못하는 만큼, 환기팬을 설치해서 하우스 내 고온에 대비하고, 가지 당 포도 송이 수를 줄여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고 당부했다. 또, “잎 수도 적정 숫자인 15잎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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