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무인항공살포 시 ‘비산저감’ 여부, ‘노즐’ 선택이 중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업기초과학 연구와 현장적용 실용기술 연구·개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농업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농업분야 기초연구를 비롯해 비용절감과 현장적용 효율성 제고 등의 다양한 연구를 국립농업과학원이 선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 열전도 방식 과냉각 저장기술 개발’ , ‘스마트 농업 구현을 위한 수확시기 측정 모니터링 로봇 기술’ , ‘항공살포 농약의 비산저감 기반 마련’ 등의 연구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본보는 농과원이 R&D 우수성과로 추천한 분야별 연구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글  싣는 순서

Ⅰ.  세계 최초 열전도 방식 과냉각 저장기술 개발
Ⅱ.  스마트 농업 위한 수확시기 측정 모니터링 로봇 기술
Ⅲ.  항공살포 농약의 비산저감 기반 마련 

 

 

 


무인항공기로 노동력 해결 가능

농약살포는 농약 살포액 조제, 농약살포 등으로 장시간의 살포노력 소요 및 농약중독 우려로 농업인이 가장 꺼리는 농작업 중 하나로 보다 효율이면서 안전한 방제를 위한 다양한 방법 등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농약살포는 부족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인 방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호주 등과 같이 경지면적이 넓고 정리가 잘 돼 있는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유인항공기를 이용해 농약을 살포해 왔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는 경지면적이 작아 이를 적용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본을 중심으로 무인헬기를 이용한 농약살포 기술이 개발되었으며,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무인헬기가 도입돼 수도작물을 중심으로 방제가 시작됐다. 

 

항공 살포로 농약 비산 문제 대두

   우리나라는 4차산업 혁명시대의 도래로 농업·농촌 분야에서도 저투입·고산출의 미래농업에 적합한 맞춤형 스마트팜 기술 및 자율 주행 농기계 등의 산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농약 살포는 농작업자가 농약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고 적은 노동력으로 효율적인 방제가 가능하며, 특히 공중으로 접근해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 살포할 수 있기 때문에 효용성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또한 농약살포용 무인멀티콥터(드론)는 무인헬기보다 저렴하고 운영이 간편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보급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항공에서 농약을 살포하기 때문에 비산으로 인한 주변의 피해가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 1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가 전면 시행되었으며, 이 제도의 핵심은 허용되지 않은 농약이 농식품에서 검출되었을 경우 일률 기준인 0.01 mg/kg을 적용하는 것이다. PLS 제도 시행과 항공살포의 보급이 본격화 되면서 비산으로 인한 주변 작물의 비의도적 농약 오염 문제가 대두됐다. 

 

농약 비산은 바람 등 환경적 영향 커

미국 환경보호청에서는 농약 비산을 농약 분말이나 살포액이 공기를 통해 살포도중 또는 살포 후에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사이언스다이렉트에서는 살포액이 바람을 통해 표적 구역 이외 밖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비산을 정의하고 있지 않지만 현실에 맞는 정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농약 비산은“살포한 농약이 내적(노즐 등 살포장비) 및 외적(풍향 등 환경조건) 요인에 의해 표적구역 이외 비표적구역으로 흩날려 이동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항공살포 농약의 비산은 풍향, 풍속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또한 살포고도, 속도 등 살포방법과 노즐 등 살포장치에도 영향을 받는다. 환경적인 요인은 인간이 조절할 수 없는 불가역적인 요인이지만 살포방법과 장치에 의한 비산은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비산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큰 살포액적을 살포하는 것으로 여기에 가장 크게 관여하는 것은 노즐, 살포압력 그리고 살포액의 물리성이다. 


또한 미국농생물공학회에서는 살포액적 크기에 따라 노즐을 9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별도의 약어와 색상으로 코드화해 선택적으로 노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했다. 

 

DG노즐, 비산 저감 최대로 밝혀져

국립농업과학원 잔류화학평가과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산 저감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첫째, 농약 제형과 노즐에 따른 살포액의 비산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풍속이 강할수록 비산량과 비산거리는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XR 노즐이 DG 노즐보다 더 많이 비산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액상수화제와 액제와 같은 제형이 유화제가 포함돼 있는 유제, 유탁제 등과 같은 제형보다 비산량과 비산거리가 적은 경향을 보여 DG 노즐을 이용해 액상수화제 또는 액제를 살포할 때 비산저감이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농약 보조제 혼합액을 XR, DG, TP 및 AI 노즐 살포한 액적의 크기를 측정해 농약 보조제의 비산저감 가능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시험한 11종의 보조제 중 6종의 보조제가 살포액적의 크기가 커져 비산이 저감될 것으로 판단됐다. 


이 결과를 이용해 비산량과 비산거리를 측정한 결과 노즐과 보조제의 희석배수에 따라 다르지만 비산이 저감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최대 47%까지 비산이 저감되기도 했다.

시험에 사용한 농약 보조제는 비산저감 효과를 확인되었지만 무인항공기용으로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없으며, 현장 적용을 위해 포장시험을 통해 약효·약해 및 잔류성 평가가 필요하다. 


셋째, XR 노즐과 DG 노즐을 이용해 살포고도와 속도가 비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발간한‘농약살포용 무인항공기 안전사용 매뉴얼’에 최적의 살포조건을 살포고도 2-3 m, 살포속도 3m/s로 제시했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고 살포했을 경우의 비산량을 측정했다. 시험결과, 살포고도가 높아지고 살포속도가 증가할수록 비산량은 유의적으로 증가했으며, 비산의 정도는 XR 노즐이 DG 노즐보다 많았다. 

 

농약 살포지침 준수도 비산 저감에 효과

결론적으로 노즐 및 제형의 선택만으로 비산을 어느 정도 저감할 수 있으며, 보조제를 혼합할 경우 추가적인 비산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비산저감을 위해 농약살포용 무인항공기 안전사용 매뉴얼에 제시돼 있는 살포지침을 반드시 준수한다면 비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추가 연구를 통해 살포압력에 따른 비산 특성을 구명하고 물리적 비산 저감 방안을 마련해 농약살포용 무인항공기 안전사용 매뉴얼을 증보판을 발간해 보다 안전한 농약사용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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