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야 항생제 사용·내성 조사 결과

항생제 적정사용모델과 인식개선 필요

항생제를 써도 살아남는 세균의 비율을 나타내는 항생제 내성률이 항생제 판매량에 비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판매량이 적은 소의 항생제 내성률은 낮고, 돼지와 닭의 내성률은 판매량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해 축산분야 항생제 사용과 내성률에 관해 공동으로 조사·분석한‘2020년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동물·축산물)’을 발간했다고 21일에 알렸다. 보고서는 두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기관은 2013년부터 매년 △축산용 항생제 판매량(한국동물약품협회) △가축, 도체, 유통 축산물에 대한 항생제 내성률 현황을 조사·분석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검역본부는 국내 가축과 도축장 도체를, 식약처는 유통 축산물을 맡았다.


항생제 배합사료 첨가가 금지된 2011년 7월 이후 판매량이 줄어든 항생제의 내성률은 낮아지고, 판매량이 늘어난 항생제의 경우 항생제 내성률도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항생제 내성률은 분리된 세균 중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세균의 비율을 이른다.


지난해 전체 항생제 판매량은 2019년 745톤과 비슷한 736톤으로 추정됐다. 축종별 판매량 추정치는 돼지 501톤, 닭 139톤, 소 96톤 등이다. 살아있는 가축의 항생제 내성률은 판매량에 비례했다. 판매량이 줄어든 설파계와 테트라사이클린의 내성률은 감소 추세를 보였고, 판매량이 증가한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페니실린계, 클로람페니콜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은 높아졌다.


유통되는 축산물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항생제 내성률도 소고기에서는 전반적으로 낮았으며,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높았다.


돼지고기 유래 내성률은 암피실린 67%, 클로람페니콜 63%, 테트라사이클린 61% 등으로 나타났다. 닭고기 유래 내성률은 암피실린 83, 테트라사이클린 73, 시프로플록사신 71%로 나왔다.


세균성 감염병 치료에‘최후의 항생제’로 사용하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가축과 축산물 모두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검역본부 윤순식 세균질병과장은“축산물로 인한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급단계마다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내성균의 확산을 막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축산농가, 가공업자와 유통업자, 소비자가 예방위생 수칙을 잘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 내의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 의장국으로, 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해 실행규범과 통합감시 기준을 마련하는 등 국제적인 공동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영국의 항생제 내성 특별대사 데임 샐리 데이비스는 식약처 주관으로 지난달에 열린‘제1회 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 국제학술회의’에서“항생제 내성 문제가 코로나19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여파를 미칠 수 있다”며 축산과 수산분야 항생제 사용 감축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