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복 고추와 육종 대표

 

25년간 고추연구…탄저병 저항성 고추 개발
다수확, 매운맛 적어 학교급식용으로도 적합
농가에 직거래, 국내외 종자회사에 기술이전

 

고추는 장마에는 탄저병, 가뭄에는 칼라병 같은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다. 특히 올해는 50일이 넘는 장마로 고추에도 전국적으로 탄저병 피해가 발생하면서 탄저병 저항성 품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매년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고추와 육종에서 개발한 저항성 고추 품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고추 품종의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는 윤 대표를 만났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산 고추품종을 만들어야죠. 또 변화하는 국내 환경에 맞는 고추품종 개발에 주력하겠습니다.”국내 대표 고추육종 회사인 고추와 육종을 이끄는 윤재복 대표의 다부진 각오다.
1996년부터 고추 육종 연구를 시작한 윤 대표는 지난 2005년에는 고추와 육종을 설립해 세계최초로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을 개발하는 등 25년간 우리나라 고추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고추 재배 농업인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병은 탄저병과 칼라병이다.


윤 대표는 고추 탄저병 저항성 분자표지의 특허 등록에 성공했고, 2012년에는 분자육종과 전통육종을 융합해 세계최초로 탄저병 저항성 품종을 개발했다. 분자육종은 고추에서도 탄저병과 칼라병 같은 바이러스 저항성을 갖춘 품종 개발에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윤재복 대표의 25년 노하우가 담긴 고추 육종 기술은 이미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고추와 육종이 개발한 품종 가운데 탄저병 저항성을 가진‘AR탄저박사’와 탄저병과 칼라병을 동시에 막을 수 있는‘칼탄박사’는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우수 품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농가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데 AR탄저박사의 경우 고추모양이 예쁘고, 매운 맛이 적다. 그래서 학교급식용으로 적합하다는 평이다.


윤 대표는“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고추 품종에는 탄저병 저항성 기능이 없어 25년 전부터 세계에 있는 고추 유전자원을 수 천개 수집해서 저항성이 있는 고추를 선발했고, 그 고추들을 분자육종과 전통적인 교배방법으로 육종을 했다”면서“다행히 남아메리카의 야생 고추에서 탄저병 저항성을 발견했고, 국산 고추와의 교배를 통해서 지금의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전자원을 찾아서 품종을 개발하고, 농가에 보급까지 한 육종가는 국내외에 통틀어서 윤 대표가 유일무이하다.


이렇게 개발된 품종은 바로 농가에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농가에서 2년간 생산력 검정, 시범재배를 거친 후 판매된다. 여기에다 탄저병 저항성 품종을 국내는 물론 유럽의 종자회사에까지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고추 생산량이 6만76톤으로 작년 7만8437톤보다 1만8361톤(23.4%) 감소했다. 또 농진청에 따르면 탄저병 저항성 고추는 전국 3만1,146ha의 15%인 4,600ha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 탄저병 피해 과실률은 2.8%로 2011년 13.4%보다 10.6%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앞으로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에 대한 연구와 재배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표는“탄저병 저항성 품종은 병이 안 오는 것이 아니라 늦게 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일반 품종에 비해 2~3주 병이 늦게 오거나 멈추기도 한다”면서“우리회사에서는 매년 200~400개의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농가의 시범재배를 거쳐 이름을 붙여 판매되는 것은 한 두 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앞으로는 천고, 풋마름병에 대한 저항성을 갖춘 품종 개발과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풋고추도 병 저항성을 갖춘 품종을 개발해 나갈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고추 품종 시장이 엄청난데 앞으로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고추종자를 만들어 우리나라 고추가 세계에서 최고라는 평을 듣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윤재복 대표는 지난해 경상북도농업기술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토종고추 병저항성 품종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가 추진중인 골든씨드프로젝트사업에도 참여해 수출용 고추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영양고추연구소로 부터 수비초, 칠성초 같은 토종 고추 품종을 받아서 함께 연구하고 있는데 1차적으로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와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 탄저병 등을 넣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3~5년이면 복합내병성 수비초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든씨드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중국 수출용 하늘초, 인도의 매운고추와 색소가 높은 고추, 인도네시아의 지렁이 타입 고추를 계속 개발해 수출한다. 향후 포스트 골든씨드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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