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해로운 동물이나 벌레들을 가까이 올 수 없게 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 식물들을 잘 활용하면 파리, 모기, 바퀴벌레, 뱀, 지네 등으로부터 시달리지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다.

 

■ 모기를 물리치는 초피나무


TV에서는 옛날 시골 노인들이 모기를 쫓느라고 멍석을 깔고 누워 쑥 연기를 피우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하지만 실제 노인들은 마당 옆에 있는 초피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누워 있었다고 한다. 마당을 빙 둘러싸면서 심어진 초피나무는 가을에 붉은색 열매를 맺는데 씨앗은 제거하고, 빻아서 가루를 음식에 넣어먹는다. 맛은 맵고 강한데 이 매운 성분과 향기는 사람한테는 거의 독성이 없지만 모기나 파리 같은 곤충이나 생선, 돼지, 오리 같은 동물에게는 독성이 강하게 작용된다. 그래서 벌레를 물리치는 나무로도 불린다.
가정에서는 김치 담글 때나 추어탕을 먹을 때 넣어서 먹는다.

 

 

또, 보통 초피나무와 산초나무를 헷갈려 하는데 두 나무 모두 벌레를 쫓는 기능이 있지만 엄연히 다른 나무다. 가장 쉬운 구분 방법은 초피나무는 가시가 마주보기로 달리고, 산초나무는 어긋나기로 달린다. 또, 초피나무는 봄에 꽃이 피고, 산초나무는 늦여름에 피는 특징이 있다.


이밖에도 초피나무는 뿌리가 얕게 내려 가뭄과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주로 우리나라에서도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 삽주, 곡식의 나쁜균을 죽이는 역할


삽주는 한의학에서 위장약이나 풍습을 없애는 데 흔히 쓰는 약초다. 삽주 역시 나쁜균이나 벌레를 퇴치하는 약초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란다.


옛날 어른들은 창고에서 삽주뿌리를 태워 연기를 쏘였는데 이렇게 하면 여름 장마철에도 곰팡이가 생기지 않으며 곡식들도 벌레가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삽주 뿌리에서 나오는 매운 냄새 때문인데 이 맵고 아린 냄새는 공기 중에 있는 결핵균이나 감기바이러스, 황색포도알균, 대장균, 녹농균 등의 갖가지 균이 다 죽는다. 나쁜 균을 죽이는 작용이 포르말린이나 자외선보다 훨씬 세다고 한다.


이밖에도 삽주 뿌리를 태울 때 나오는 연기는 사람이나 동물한테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만큼 전염병이 유행할 때 감염을 막을 수 있고 모기향 대신 태우면 모기가 가까이 오지 않는다.

 

■ 모기부터 뱀까지 아내는 회향


방부작용이 뛰어난 식물로는 회향이 있다. 옛 어른들은 회향을 화분 같은 곳에 심어서 방이나 창가에 두고서 한번씩 흔들어 주고는 했다. 이렇게 하면 모기가 접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회향의 키는 1미터50센티 정도이고, 잎은 코스모스를 닮았는데 여름철에 노란 꽃이 우산처럼 모여서 핀다. 특히 은은하고 단맛이 나는 향이 일품인 이 풀을 마당에 심으면 그 냄새를 싫어하여 개구리, 뱀, 두꺼비 등이 집안으로 잘 들어오지 않고 파리나 모기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


이밖에도, 회향은 식용이며 잎과 씨앗으로 장식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의 국가에서는 요리에 자주 사용된다고 한다.


특히, 여름철 상하기 쉬운 음식에 넣으면 음식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 회향이라는 이름도 썩은 간장이나 상한 생선에 회향을 넣으면 냄새가 본래대로 되돌아온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 천연 방부식물 차조기


차조기는 방부작용을 하는 식물이다. ‘자소’로도 불리는 차조기는 동양의학에서 인간의 몸속 기(氣)의 흐름을 조절해 정신적으로 안정시켜주는 귀중한 음식 중 하나로 여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풀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곳곳에 저절로 나서 자라기도 하고 더러 심어서 가꾸기도 한다. 줄기는 네모졌고 잎이나 꽃 등이 들깨를 닮았다. 다만 줄기와 잎이 보랏빛이 나는 것이 들깨와는 다르다.


또, 차조기 씨로는 기름을 짜는데, 이 기름에는 매우 센 방부작용이 있어서 20g의 기름으로 간장 180ℓ를 완전히 썩지 않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차조기 기름에 들어 있는 안키오키슘이라는 성분은 설탕보다 단맛이 2천배나 강하다.


차조기 잎을 김치를 담그는 데나 음식을 만들 때 넣으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 여름철에 오이, 양배추로 만든 반찬이나 김치에 넣어 맛을 내는 데 쓰며 일본에서는 매실장아찌를 만들 때 착색제나 방부제로 많이 쓴다. 차조기를 집 주위나 마당에 심으면 파리, 모기 같은 벌레들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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