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葛藤)은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갈(葛)은 칡을 뜻하고, 등(藤)은 등나무를 뜻하는데 이 둘이 만나면 서로 감고 올라가기 때문에 다툼이 생긴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칡은 콩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우리나라의 산기슭 양지 어디에나 잘 자란다. 지금같은 여름에 지자체들은 칡덩굴과의 전쟁을 벌일 정도로 세력이 강하다.


하지만 조상들은 옛날부터 칡떡이나 칡국수 등을 만들어 먹었고 남은 섬유질은 흙벽돌을 찍어 집을 지어 비바람을 가리는 등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작물이었다.

 

이방원의 하여가에 등장

칡은 어디에서는 재배를 하고 어디에서는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재미있는 작물이다. 산과 들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칡은 대부분 자연에서 채취를 하고,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나무나 바위를 이겨내고, 때로는 주변의 나무까지 고사를 시키면서 산림을 해치는 주범으로도 꼽힌다.


그럼에도 칡은 동의보감에서 성질은 평하고 서늘하다고 기록돼 있고, 또 맛이 달고 독이 없다고 나와있다. 또 이방원의 하여가에도 칡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칡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 존재했던 식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남 거창군이 칡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고, 주로 덕유산과 지리산, 같은 청정지역에서 야생 칡을 채취해 가공하고 있다.

 

 암칡은 달고, 수칡은 써

과거 농업인들은 가을걷이가 끝난 뒤 산에서 칡뿌리 캐는 것이 일과 중 하나였다고 한다. 또, 칡을 말려서 만든 가루가 곧 갈분(葛粉)인데, 갈분은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사용했던 구황식품이다. 여기에다 칡은 겨울철 농업인들의 건강식으로 통했고, 줄기는 산에 땔감을 구하러 갔다가 새끼줄이 부족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사용할 정도로 유용하게 사용됐다.


이밖에도 칡은 암칡과 수칡으로 나누는데 암칡은 씹고 삼키는 칡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분기가 있어 먹었을 때 걸쭉하면서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수칡은 씁쓸한 맛 때문에 씹고 뱉는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칡과 수칡은 모양으로도 구분이 가능한데 암칡은 일반적으로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겼고, 수칡은 나무막대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뿌리, 잎은 한방약재로 활용

사실 칡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들이 많이 부각된 작물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긍정적인 측면도 많은 것이 칡이다. 먼저 콩과식물이어서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고정시켜 준다. 또 무성한 잎은 야생동물의 먹이와 삶의 장소로 이용돼 생태계를 순환시키고, 비탈진 곳에서는 산사태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칡은 한방에서 갈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뿌리와 잎을 해열·발한·보약 등을 개선하는 약재로 쓰고 있다.


이밖에도 칡은 겨울에도 말라 죽지 않은 덩굴을 달여서 차 대용으로 장복하면 위궤양·만성위염 등 위의 기능을 촉진시키는 데 효험이 있다. 또 꽃은 술을 마셨을 때 술독을 빼거나 하혈을 치료하는 데 활용되는 등 장차 인간에게 유익한 물질을 추출해낼 수 있는 자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많다.

 

 지자체는 수매 통해 농가소득화 시도

일부 지자체는 칡을 수매해 농가들의 소득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남 산청군의 경우 올해 칡뿌리 28톤, 칡줄기 8톤 등 모두 36톤의 칡을 수매할 계획이다.


수매 단가는 굴취에 드는 노동력 차이를 고려해 칡뿌리는 1㎏당 1400원, 칡줄기는 1㎏당 800원으로 책정됐다. 칡뿌리가 70% 이상일 경우에는 줄기와 함께 수매가 가능하다. 단, 지역 주민이 산청군에서 채취한 칡만 수매가 가능하다. 하동군 역시 지난해 3∼10월 생태계 훼손의 주범 칡뿌리 수매사업을 통해 60톤을 수매한 뒤 이중 18톤을 판매한 수입금 1200만원을 세입 조치했다.

여기에 더해 하동군은 칡뿌리 수매사업 후 남은 부산물을 친환경 퇴비를 활용하는 등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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