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 않은 겨울, 과수농가 초비상
춥지 않은 겨울, 과수농가 초비상
  • 위계욱 기자
  • 승인 2020.01.1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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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시기 당겨지고 병해충 발생 우려 높아

겨울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되면서 과수 농가들의 농작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올 겨울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강수량이 늘면서 농작물 웃자람과 병해충 발생이 우려돼 농가별 경영계획과 정부 차원의 농정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기온을 전년도와 비교해 보면 매우 따뜻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7일까지 평균 기온은 영하 1.3도였는데, 올해 같은 기간은 영상 2.6도로 3.9도나 올랐다. 특히 한겨울 맹추위가 이어져야 할 요즘 제주도는 반팔 차림에도 춥지 않을 정도의‘초여름 더위’가 기승이다. 이 때문에 겨울철 난방비가 많이 드는 딸기 등 비닐하우스 농가는 봄같은 겨울이 반갑다. 반면 포도농가는 겨울철 높은 기온 탓에 번식이 가능해진 외래 병해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최근 이상 고온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남쪽 대만 인근 바다의‘해수면 기온 상승’을 꼽고 있다. 남쪽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따뜻한 공기가 많이 올라온 이후 수증기 구름이 발달하면서 '겨울 폭우'가 내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뜻한 겨울, 과수나무 일찍 깨워

이번 겨울은 비교적 기온이 높아 과일나무가 겨울잠에서 일찍 깰 것으로 예상된다. 잠에서 깬 나무가 어는 피해를 보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사과, 배, 포도, 복숭아나무는 겨울철 추위에 견디기 위해 겨울잠을 자는데 이번 겨울처럼 따뜻한 기온이 지속되면 잠에서 일찍 깨고 이때 갑작스러운 한파가 올 경우 어는 피해를 볼 수 있다.


기상청 자료로 보면 올겨울 과일나무가 겨울잠에서 깨는 시기는 1월 중순으로, 평년보다 1주일가량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
과일나무의 어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토양과 접하는 밑동 부분을 보온자재로 감싸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보온자재는 볏짚, 다겹 부직포, 보온패드 등이 효과적이다. 보온패드(천)는 방수 천과 두께가 10㎜ 이상인 소재가 좋다. 또한 나무 원줄기에 하얀색 수성 페인트를 발라주거나 신문지 등으로 감싸는 것도 효과적이다.


농진청 김명수 과수과장은 “과일나무는 겨울잠을 자는 휴면기, 눈이 트는 발아기 등 생육단계에 따라 추위에 견디는 힘이 다르다”면서 “잠에서 깬 이후 갑작스러운 한파는 나무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사전·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기온 탓, 각종 병충해 창궐 우려

사과 잎눈
사과 잎눈

 

최근 이상기온 현상으로 각종 병충해 발생 시기가 앞당겨져 농작물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전국 최대 주산지인 전남 나주 배 농가에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화상병(火傷病) 주의보가 내려졌다. 적절한 대응 약제가 없는 과수 화상병은 2015년 경기 안성에 이어 충남 천안까지 남하하는 등 과수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잦은 비로 인해 양파 주산지 무안도 최근 잎이 연두색으로 변하면서 아래로 처지고 고사하는 노균병이 퍼지고 있다. 노균병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밭 전체로 전염되면서 5∼30%까지 수확량이 감소한다. 대표적 월동작물인 마늘은 더 심각하다. 마늘은 파종 이후‘영양생장’(줄기·잎·뿌리 등 영양기관의 생장)을 하다 한겨울이 되면 생육을 멈춘다.

이후 봄철에 다시 영양생장과 ‘생식생장’(꽃·과실·종자 등 생식기관의 생장)을 거치면서 과실이 발육한다. 눈이 내리면 마늘이 어는 피해를 예방해주고 수분도 공급해준다.

사과 꽃눈
사과 꽃눈

 

그러나 올겨울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량 탓에 일부 농가에서는 벌써 ‘마늘잎 웃자람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이른바 ‘스펀지 마늘’ 등 상품 저하와 병충해 피해가 불가피하다. 또 현재 기상상태에서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치면 모든 밭작물 생육에 치명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울러 따뜻한 날씨 때문에 월동하는 해충의 생존율 상승과 해충이 깨어나는 시기도 빨라져 농작물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차원 대책 마련돼야

농진청은 기본적으로 동면하지 못한 과일 나무가 생육 등에 지장을 입어 올봄에 꽃을 맺지 못할 수 있고 시설하우스 작물의 경우 내부 습도가 높아지면 병충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밭작물의 피해가 우려된다. 잦은 겨울비에 노출된 보리는 습해에 취약해 서둘러 물빠짐 작업을 해주지 않으면 잎이 노랗게 고사하는 '황화현상'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 마늘은 벌써 '마늘잎 웃자람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이른바 '스펀지 마늘' 등 상품 저하와 병충해 피해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최근 잦은 강수와 일조부족으로 농작물이 연약해져 있어 갑작스러운 한파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상기온에 맞는 농가별 경영계획과 정부 차원의 농정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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