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개도국 포기·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시름 깊어진 농심
WTO 개도국 포기·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시름 깊어진 농심
  • 성낙중 기자
  • 승인 2019.12.20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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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농업인신문 선정 10대뉴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이 지나가고 있다. 올해도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부활을 비롯해 공익형 직불제 도입,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등 굵직 굵직한 현안들이 우리 농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농업인신문이 선정한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

 

■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부활

 

지난 4월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10년만에 부활했다. 박진도 위원장을 필두로 한 농특위는 ‘농정의 틀을 바꾸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효율과 경쟁중심의 농정에서 벗어나 농어업.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 중심으로 농정을 전환해 지속가능한 농어업, 농어촌을 실현의 의지를 밝혔다. 농특위는 출범할 당시만 해도 활동에 대해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해 각종 농산물의 가격 폭락과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농업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당면 문제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농업인들은 분노했다. 또 10월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 포기선언을 하는 과정에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 난관 딛고 공익형 직불제 도입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람 중심 농정개혁 본격화를 위한 농업인 초청 간담회’를 갖고 공익형 직불제 개편을 약속했다. 그리고 올 해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를 비롯한 분야별 농업인단체들은 공익형 직불제의 국회통과와 예산확보를 위해 천막투쟁과 대규모 집회도 불사했다.

김현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한 공익형직불제 자리매김을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다. 최종적으로 공익형직불제에 배당된 예산은 2조4000억원. 농업인들이 요구한 3조원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이를 뒷받침해야 할 내년 농업예산은 15조7743억원으로 3.08% 증액에 그쳤다.

농식품부나 여당측은 올해 예산보다 7.6%나 늘어났을 정도로, 예산 심사에 후한 평을 주고 있지만 오히려 변동직불금 폐지로 쌀에 대한 가격안정 장치를 상실한 ‘퇴행’적 정책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 쌀 수입 국가별 쿼터제 재시작

 

11월 22일 우리나라의 쌀 관세율은 기존 WTO에 제출한 쌀 관세화 이행계획서대로 513%가 확정됐다.
정부는 가장 중요한 쌀 관세율 513%를 지켜냈고, 밥쌀용 30% 의무도입규정과 TRQ 운영방식에 대한 규정을 삭제한 기존의 양허표를 지켰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농업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513% 관세는 WTO가 인정하는 관세율 계산식에 따라 설정된 것이고, 관련된 수출국에 설명하는 것만으로 충분했고 애초에 협상대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농업계는 “이번 협상이 국가별 쿼터를 다시 도입하고, 밥쌀용쌀 수입을 허용한 것 등 최소한의 권리도 지키지 못한 ‘농업포기 협상’”이라고 혹평을 쏟아내고 국가별 쿼터제 도입으로, 나라마다 시한을 정하지 않고 쌀 수출물량을 일정하게 배정했기 때문에 앞으로 쌀 수급조절에 난항을 예상했다.

 

■ ASF로 돼지 10만두 이상 살처분

 

올 초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베트남, 미얀마, 북한 등에서 급속도로 발생하면서 우리나라에도 경계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지난 9월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의 돼지농장에서 발병했고, 정부는 살처분과 함께 방역강화, 이동중지 등 신속한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멧돼지와 북한이 원인이라는 등 발병 초기 감염경로가 파악이 제대로 안되면서 김포시, 강화군 등으로 퍼져나갔다.

또 이 과정에서 예방에 홍보와 진단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총 14곳의 돼지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10만두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됐다. 지난 10월 이후 의심사례는 몇 번 나왔지만 추가 확진은 없었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한 많은 농가들은 대출금 이자·원금 상환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 등 살처분 보상가와 수매가격, 피해농가 지원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하라"

 

 

정부가 지난 10월 25일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서 농업계는 강한 반발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WTO에 가입할 시기에 농업분야에 한정해서 개도국 혜택을 지난 24년간 받아왔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압박이라는 것이 농업계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WTO 출범 당시, 농산물 무역적자수지 악화, 농업기반 시설 낙후, 농가소득 저하 및 농산물 가격 폭락 등을 이유로 개도국 지위를 선택했고, 인정받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농가소득은 제자리이고 매년 농산물 가격폭락사태는 겪고 있다고 성토했다. 여기에 지방의회의 반발도 거세다.

함평군의회, 의성군의회, 영덕군의회, 서천군의회 등도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한 대책과 포기 철회 등의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RCEP 타결… 동남아산 수입 우려

 

정부는 올해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이어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타결을 선언해 농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RCEP는 베트남, 아세안 10개국(동남아국가연합)과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을 포함 15개국이 참여한 협정이다.


이에 농업계는 중국을 비롯한 농업강대국이 대거 포함된 RCEP협정 때문에 우리의 농산물 시장개방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그에 따른 피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또 RCEP협정 참여국 대부분이 전통적인 농어업 국가라는 점에 비춰보면 외국 농산물이 수입돼 우리 농업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다. 이와 관련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농연 등 28개 농민단체 회원 1만여명은 지난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WTO 농업분야 개도국 포기 규탄! 농정개혁 촉구! 전국 농민총궐기 대회’를 갖는 등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 농업인들도 “NO JAPAN” 동참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 판결을 계기로 촉발된 한일 갈등은 올해도 이어졌다. 일본은 사실상 보복 조치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제한 조치를 했고, 8월 2일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한국도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은 절정에 다다랐다.


특히 농업계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는데 일본종자와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골자다. 전국 농업인들은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 의존도를 낮출 것을 다짐했다.
또 8월에는 한국농촌지도자진도군연합회 50명이 진도군 울돌목 이순신 동상 앞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설 것을 선언하는 등 농촌지도자회원들의 참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 태풍 링링, 타파로 농가피해 가중

 

올 가을 우리나라는 링링, 타파, 미탁 등 크고 작은 태풍 7개가 잇따라 지나가면서 농가들은 사상 유례없는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태풍으로 3만㏊가량의 벼가 쓰러졌고, 경상북도에서만 사과, 배 등 과수원 393ha에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현행 농식품부 ‘농업재해 피해 요령’에는 풍상과 피해에 대해 별도의 보상 규정이 없고 오직 감귤에만 보상규정이 있다”면서 향후 관련 지침을 개정해서 농작물의 재해보상 대상을 포괄적이면서도 명확히 현실화해야 할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15일 태풍 피해 농가의 수매 희망물량 전량을 매입 완료했고, 매입물량은 모두 18,519톤으로 종래 피해벼 매입물량보다 매우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매입등급은 잠정등외 A는 18,099톤(97.7%), B는 392톤(2.1%), C는 28톤(0.2%)으로 등급이 결정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 지자체 농민수당 도입 열기 높아져

 

올해는 농민수당 도입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해로 기억된다. 전라남도와 전라북도가 광역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내년부터 농민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경기, 충남, 제주 경북, 강원 등 광역자치단체에서도 농민수당을 도입하기 위해 용역을 하거나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는 도민 78%가 농민수당 도입에 찬성한 것으로 조사돼 열기를 더했다. 이에 앞서 해남군은 6월부터 전국 최초로 연간 6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했다.


하지만 농민수당 도입 필요성이 큰 만큼 예산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과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연계한 재정확충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중앙정부의 지원을 위해서는 법적 토대가 필요한 만큼 국회 차원의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 제2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

3월 13일 제2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치러졌다.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 등 전국 총 1344개 조합에서 선거가 치러졌는데 3,474명이 후보로 등록해 2.6:1의 경쟁률을 나타내는 등 열기가 높았다.

또 투표율은 80%를 넘겼으며, 선거인 221만977명 중 178만3천954명이 참여했다. 여기에 열기가 높았던 만큼 일부 문제점도 나타났지만, 이전 선거와 달리 혼탁·과열 양상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여전히 금품수수 행위가 발생하고, 위탁선거법상 선거운동 방법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후보자의 선거운동과 유권자의 알 권리가 제약된 점은 꼭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는 등 4년 후 제3회 전국동시 선거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도 지적됐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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