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나라 광무제(光武帝)때 마무(馬武)라는 장수가 많은 군사를 이끌고 전쟁터로 가던 길에 너무나 험난한 사막 지형을 지나가게 됐고, 사람은 물론 말도 지쳐 많이 죽어 갔다고 한다.


특히 말들은 아랫배가 퉁퉁 부어오르고 눈은 쏙 들어가고, 피가 섞인 오줌을 누게 되는 ‘습열병’을 앓았는데 그 중 말 한 마리가 생기가 돌고 해서 이 말을 자세히 지켜보니 마차 앞에 잡초 같이 생긴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고 한다. 마무라는 풀의 효능을 알게 되고 그 풀을 뜯어서 병사들과 말들에게  끓여서 먹이기 시작했는데 그러자 습열병은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토종 식물인 질경이는 풀밭이나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또 심한 가뭄과 뜨거운 뙤약볕에도 아랑곳 않고 차가 다니는 길가에서도 잘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 흔해서 관심 못 받아


질경이는 밟아도 죽지 않을 만큼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서 질경이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건강에 이롭고 활용범위가 넓은 식물이다. 하지만 너무 흔해서 오히려 재배나 가치를 인정 못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질경이는 이름 그대로 많이 질기고, 배고픈 시절에 많이 먹었던 채소다. 또 차전초라는 다른 이름처럼 오래전부터 우마차가 많이 다니는 길에서 많이 자랐고,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과 마차에 밟히면서도 잘 사는 풀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200여종이 분포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질경이, 개질경이, 왕질경이, 털질경이 등이 자생하고 있다.


질경이는 옛날부터 만병통치약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여성질환 개선, 기침, 가래 같은 만성기관지염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 씨앗, 잎 등 다양하게 먹어


질경이는 9월에서 10월 사이에 씨앗을 채종한다. 잘 영근 질경이는 씨방을 살짝 건드리기만해도 씨앗들이 터져나오는데 씨방 하나당 보통 8개 내외의 씨앗이 들어있다. 또 씨앗은 채종하기도 하지만 차나 분말로 먹을 수 있다. 씨앗을 수확한 후 잎은 잘 건조시켜 질경이차나 분말로 이용한다.


전국적으로 질경이 생산자는 많지 않지만 천안시 성거산농원 등 일부 농원에서는 채종, 파종, 육묘를 모두 하고 있다.
성거산농원 박종필 대표는 “질경이 같은 토종풀이 우리 몸에 좋은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 흔하다 보니 관심도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토종풀을 공부 하고, 효능을 알게되면 그때부터는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 스테미너 회복, 여성건강에 도움


질경이는 약효도 인삼과 녹용 못지않게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무기질과 단백질, 비타민류와 당분등이 많이 함유된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다. 옛날부터 봄에 나물로 즐겨 이용했으며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묵나물로 이용했다.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치기도 하고 식용유에 볶기도 하며 국거리로도 이용한다.


이밖에도 질경이는 플라보노이드, 플라타킨, 호모플라타기닌, 아데닌, 콜린 등이 있어 이 성분들이 체내 활성화를 돕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플라타킨 성분은 호흡기의 작용을 촉진시키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씨앗은 남성의 스테미너를 향상시켜주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자들이 많이 먹었고, 여성에게는 부인과 질환에 도움을 줘 조산약으로 불리기도 했다.

 

■ 소비자 흐름 잘 읽어야


질경이는 기능성 식물이지만 아직 요리법이나 효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판로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래서 재배를 시작할 경우 시장 동향을 정확히 분석하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나물, 장아찌, 건나물, 약재 등으로 쓰임 용도도 다양해 종종 소득작물로 기대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농촌진흥청은 갯질경가 숙취 해소와 알코올성 지방간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을 밝혀낸 후 특용작물이 농가의 새로운 소득 창출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박종필 대표는 “우리 농원에는 엉겅퀴나 질경이처럼 흔하지만 관심이 덜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면서 “요즘은 정보가 굉장히 빠르고 소비자들도 자기 몸에 필요한 식품은 꼭 찾아서 먹기 때문에 고품질 재배와 가공을 해 놓으면 판매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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