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생우 수입을 추진해온 (주)농원식품이 한우농가들의 강력한 생우수입 저지운동으로 '수입포기'를 선언했다.

농원식품 대표 한두식씨는 지난 15일 농림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1, 2차에 걸쳐 수입한 1천3백여마리와 차후 선적예정인 3∼6항차분에 대해 예상치 못한 한우단체의 반발로 수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한씨는 또 "수입생우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말하고 이에 따른 "계약한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정부와 농협, 한우협회 등에서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한우협회 '생우수입근절 및 사육저지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농원식품의 수입포기는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고 밝히고 "어떤 일이 있어도 수입생우가 국내 농가에서 사육되는 것을 용납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농민단체협의회도 17일 성명을 내고 "한우사육 농가 등 소 사육농가 전체의 공생을 위한 결단으로 적극 환영한다"며 "현재 외국산 생우의 수입을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람과 기업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계획을 철회하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수입된 호주산 생우 1, 2차분 1천3백여마리를 농협을 통해 수매한 후 현대 서산목장에 별도로 격리 사육한 후 도축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우선 1차로 17일 수과원 인천계류장의 소 144마리를 서산목장으로 이동시켰다.

현재 1차로 수입된 생우 가운데 살아 있는 649마리는 한마리도 농가에 입식되지 않고 수의과학검역원의 인천과 부산 계류장에 머물러 있으며, 지난 14일 인천항에 도착한 2차 수입분 669마리도 하역을 하지 못한 채 외항에 정박돼 있는 상태에 있다.

한편 한우농가들의 반발로 생우수입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호주 등 육류수출국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통상적인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주한 호주대사(존 힐리)는 16일 농림부를 방문해 "호주산 생우 수입이 중단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본국 정부가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 문제로 인해 양국간 우호관계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농림부 관계자는 "수입업자와 생산자단체, 즉 개인과 개인간의 문제로 무역거래가 중단된 것이기 때문에 큰 통상적 문제는 없을 것이며, 특히 국내에 많은 농축산물을 수출하는 호주가 전체 교역량 가운데 아주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생우 때문에 심각한 수준의 문제제기는 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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