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미리영농조합법인 정두창 대표

▲ 정직한 고구마 모종 판매를 슬로건으로 탄생한 훼미리영농조합은 2009년 설립 이래 꾸준하게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두창 대표가 부인 신정아씨와 함께 조합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고구마산업도 이제는 품종명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품종명에 맞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합니다.”

전북 정읍시에 소재한 훼미리영농조합은 지난 2009년 ‘가장 신뢰받고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고구마 모종 생산’을 목표로 정두창 대표가 인근 고구마 재배농가 11명과 의기투합하면서 탄생했다.

훼미리조합의 주력사업은 고구마 모종이지만 전체 조합원들이 생산한 10만평 규모의 고구마판매도 도맡고 있다. 2013년에는 무병묘 고구마 모종을 생산한데 이어 2014년부터는 포트 모종을 생산하고 있으며 식물조직배양 시설도 갖추고 있다.

워낙 고구마 모종 품질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분양하는 모종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6월초면 생산 물량이 동 날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고구마 모종 생산, 판매만 해도 하루해가 짧을 것 같은 정두창 대표는 고구마산업을 두고 아쉬움이 많단다. 고구마산업이 1조원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종자보급, 유통·판매 시스템을 과감히 접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품종별 특색을 살려 단순히 호박고구마냐, 밤고구마냐를 두고 구매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품종을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변화를 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고구마가 국내에 도입된지 250년이 지났고 농촌진흥청 등에서 그간 십여종 이상의 신품종이 개발됐지만 품종별 특색이 부각되지 못하고 호박이냐 밤이냐만 구분되는 시장 여건상 고구마산업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는 개발된 품종별 특성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호박, 밤을 떠나 품종명으로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유통시장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 대표의 주장에 공감하는 일부 고구마 모종 생산업체들이 ‘고구마 모종 생산이력제’, ‘품종 인증서’ 등을 모종 구매자에게 전달해 최종 판매단계에서도 품종명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도록 동참하고 있다. 

정 대표의 행보는 유통시장에서도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2014년 개발한 ‘풍원미’는 보급 3년만인 재배면적이 2천ha이상으로 확대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풍원미’ 역시 단순히 호박고구마로 판매돼 왔으나 최근에 ‘풍원미’ 품종명을 달고 최초로 판매를 시작해 유통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민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품종명’ 판매는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범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해야 ‘품종명’ 판매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대표는 “‘품종명’ 판매를 외치는 것이 자칫 민간업체에서 영업 전략으로 오인될 수도 있지만 고구마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면서 “민간 등에서 많은 고구마 품종이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외래품종 재배율이 높아 가까운 시일내 로얄티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품종명 거래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카센터를 운영하다 우연히 ‘단자미’ 고구마 음료의 매력에 빠져 과감하게 귀농을 선택했다. 그간 7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 붓고 고구마산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그의 행보는 파격 그 자체다. 고구마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늘 고민하고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그의 의지는 업계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문의 : 훼미리영농조합 063-538-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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