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농협RPC 쌀값 낮게 잡아 가지급키로

“쌀값 기준을 삼는 우선지급금을 내려잡으면 시장 가격은 보나마나죠!”
쌀 완전개방을 목전에 두고 정부에 이어 농협에서 조차 비축용 수매벼 우선지급금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에서 매입에 나서면서, 농가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에 이미 벼 40kg 1등급 기준 공공비축미 매입 우선지급금을 5만2천원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5만5천원보다 5.5% 낮다. 우선지급금은 8월 평균 산지쌀값 16만7천157원(80kg들이)을 40kg 벼로 환산한 가격인 5만7천677원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를 먼저 출하현장에서 지급하고 12월 매입가격이 확정된 후에 나머지 금액을 정산하게 된다.

헌데 국내 쌀 유통량의 35% 담당하는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가 우선지급금을 결정하면서 정부 우선지급금보다 무려 1만원이나 쌀 금액으로 수매에 나서고 있어 해당지역의 농가들이 거세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지난 7일 부산경남지역의 농민단체들은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가 우선지급금을 4만2천원으로 결정했다며, 규탄시위를 가졌다.

 농민단체에 따르면 농협경남지역본부는 도내 15개의 직영 RPC를 통해 우선지급금을 낮게 책정했다. 이는 5만2천~5만4천원선이던 지난해보다 1만원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더욱이 정부가 결정한 5만2천원과도 비교할 수 없이 싼 가격이란 전언이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농협이 현장에서 우선지급금을 낮게 매기면 이는 올해 시장 쌀값이 결정되는데 기준점으로 작용하게 된다”면서 “지난해보다 1만원가량 시세가 떨어진 마당에 우선지급금까지 더욱 낮춘다면 벼재배농가들은 생산단가를 보호받을 아무런 장치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의 불안은 내년부터 쌀시장이 개방될 경우 추락할 수밖에 없는 쌀값 걱정과 맞물려 있다. 특히 정부는 수입산 관세율을 513%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국내산 쌀값을 13만원대(80kg)로 낮춰잡고 가격경쟁력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현재 16~18만원대의 쌀값을 10년내에 13만원대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쌀보호대책을 얘기하는 것은 생산단가를 무시한 농업말살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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