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식품을 섭취하는 의미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먹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젓가락질을 못하는 서양인들은 한국음식 등 동양음식을 먹으며 젓가락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동양의 식사예절 등 서구와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우리 식품산업의 발전 뿐 만 아니라 한 민족의 문화를 알리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국가 브랜드 가치는 경제력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우리 음식 뿐 아니라 우리 문화를 알린다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한식의 우수성을 구명하여 세계에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도주가 세계적인 주류로 발전하고 소비량이 급증한데는 그 우수성에 대한 과학적 증명과 홍보가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하였다. 즉, 포도주의 폴리페놀 성분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국제적인 과학 잡지에 실리고 이를 활용한 대중매체의 홍보 등에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우리 음식도 ‘약식동원’에 근거한 식문화가 발달하였으므로 한식의 질병·건강과의 관계를 분석하여 우수성을 구명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식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는 대중문화와의 연계를 통한 홍보가 강화되어야 한다. 최근 ‘대장금’ 이라는 드라마를 통하여 일본, 중국, 동남아 뿐 만 아니라 중동지역까지 한식과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도 ‘식객’ 이라는 영화를 후원하여 우리 음식을 알리고자 노력하였다.
대중문화는 어느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침투력이 강하고 침투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일본음식은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에 자연스럽게 삽입되어 무의식적으로 관심을 갖고 받아들이게 하는 홍보를 하였다고 한다.
우리도 이와 같은 대중매체를 통한 한식의 인지도 제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음식을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 뿐 만아니라 일상적인 드라마 에서도 우리 음식을 보다 고급스럽게 표현하고,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에 관해 관심을 둘 수 있도록 미화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한식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의 한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에 김연아 선수가 좋아한다는 ‘빵’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식을 연구하는 우리들은 ‘빵’ 대신 ‘떡’이나 ‘한과’ 등을 좋아한다고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떡보다 빵을 좋아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 식문화에서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 것을 무조건 좋아하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인 것으로 우리 것을 좋아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 생일케이크 대신 떡케이크를 먹이는 것, 간식으로 빵이나 과자 보다 떡·한과를 주는 것 등 개인적인 노력과 더불어 식품업계에서도 빵처럼 간편히 떡·한과를 이용할 수 있고,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며칠 전 서울의 롯데호텔에서 미래기획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한식세계화 2009’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심포지엄에는 주한대사관을 비롯한 산·학·연 전문가들 700여명이 참석하여 ‘한식세계화’에 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한식 홍보전시관’을 운영하여 관람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 이유로 국내외국인들에게 한식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알리기 위하여 한식의 특징을 잘 도출했다는 점이다.
표현방법으로 한식이라는 영문자 ‘HANSIK’의 알파벳에 각 문자마다 한식의 이미지를 부여하였다. 즉, HANSIK을 Healthy(세계최고의 건강식으로), Attractive(매혹적이고), Natural(자연에 가깝고), Sensible(오감을 만족시키고), Imaginable(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Korean food-HANSIK(한국음식, 한식)으로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한식의 독특한 이미지와 문화를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세계화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각 용어에 대한 한식의 특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다음에 다룰 예정이다.
김행란(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