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 목 : 고추
┃ 상 품 명 : 봄들 유기농건고추
┃ 친환경농산물 인증 : 유기농산물
┃ 생 산 자 : 봄들농장
┃ 생산지역 : 강원 화천
┃ 판매가능시기 : 가을(11월)
┃ 담 당 자 : 김두봉(017-605-5404)
┃ 판매가격 : 건고추 7,000~9,000원/600g 가루 15,000~ 16,000원/1kg
┃ 판매가능지역 : 서울, 수도권 등
┃ 전처리 가능 여부 : 가능
┃ 비 고 : 직거래, 전자상거래 가능

강원 화천군에서 ‘봄들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두봉(54)씨를 만나자마자, 언젠가 어디선가 한 번쯤 만났던 것 같은 마을 형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 농촌활동 체험을 갈 때마다 반겨주시던 형님들의 기억 때문인지 처음 만나는 그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아들부부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는 그는 손자손녀들을 데리고 병원을 다녀온 길이란다. 아이들이 할아버지를 잘 따르는 모습에 ‘나도 어릴 적에 저랬을까?’라는 생각이 드는가 하면, 동시에 아이들과 함께 허물없이 어울리는 그의 모습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친환경 농사짓는 할아버지는 역시 마음씨도 고운 모양’이라는 뜬금없는 생각이 조금은 억지 같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은 할아버지에게서 또 다른 매력을 느끼는가 보다.

농업만 37년째로 직원들도 있는 큰 농장을 운영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손수 농사일을 하고 있다. 3만평쯤 된다는 농장은 꼬불꼬불 산길을 한참 오른 언덕바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오랜만의 여행으로 멀미 기운이 있던 내게 언덕에 있는 농장은 상쾌하고 신선한 자연을 선물해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의 ‘친환경 집’은 눈이 호강함을 느끼게 해줬다. 마치 맑은 물을 본 것처럼.

유기농으로 시작된 농업철학
김두봉씨는 1982년 2월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강원 화천으로 이사해 콩 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만만치 않았다. 한 가마 반의 씨콩을 뿌렸지만 수확은 두 가마가 전부였던 것.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 힘들었고, 아이들의 교육과 당장 먹고살 것이 걱정이었다.

그러던 그가 유기농을 시작하게 된 것은 87년 가을이었다. 정농회, 유기농관련 단체를 만나면서 ‘유기농이 곧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고, 88년에는 직접 포클레인을 몰고 땅을 개간했다.

그가 당시 유기농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신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농약을 뿌리는 것이 간접살인 아니겠느냐”라며 “어떤 정신을 갖고 농사를 짓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유기농업인으로서의 깊고 굳은 뜻을 드러내보였다.

당시에는 유기농업이 많지 않았다. 유기농 자재 역시 많지 않아서 사과나무를 경작할 때에는 벌레 때문에 나무를 모두 뽑아버린 적도 있었다. 어려웠던 당시를 생각하며 “지금은 정부지원이나 보조 사업이 많다”며 “친환경농업 하는 사람들도 많아져 유기농 자재도 많아지고 인증 받으면 지원받을 수 있다”고 과거와 많이 달라진 농업환경에 대해 얘기했다.

소신 있는 농업인
김두봉씨는 배추, 콩, 고추, 땅콩, 민들레 등 다양한 농작물을 키우고 있다. 그는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유기농으로 시작했고, 유기농이 많지 않았던 94년 최초로 전환기유기재배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또 제2회 친환경농업 대상(건고추)을 받았으며 지자체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많아지면서 여기저기 ‘환경’이라는 글자만 붙여가며 친환경의 의미 없이 농사짓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그의 집 또한 친환경이다. “3백년 정도 유지된다고 해서 지었다. 흙과, 나무로 지어 이후에는 자연으로 돌아간다”며 친환경 집을 자랑했다. 그의 생활자체가 이렇듯 모두 친환경이다.
김두봉 씨의 ‘봄들농장’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견학, 체험하고 있으며 언론에도 많이 소개됐다. 그는 누구에게든, 어느 곳에서든 농사는 ‘정신과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농업은 지속가능한 산업이 돼야 합니다. 나만 농사를 짓고 후대들은 그만두면 안 되지요. 할 일 없으면 농사나 지어라 이런 말들을 자주 듣잖아요. 하지만 저는 농사를 짓는 사람, 더욱이 유기농재배를 하는 사람이 진짜로 숨은 애국자라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농업에 대한 소신을 갖고 살아가는 그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
“와서 한 번 보고 믿을 수 있으면 먹는 거지….”
김두봉씨는 제품을 주문하는 이들에게 빼놓지 않고 ‘봄들농장’에 한 번 들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보고 믿을 수 있으면 걱정이 없을 것이라며 유기농은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또 땅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신체의 나쁜 해충이나 기운도 없애준다고 믿는다.

그의 손자, 손녀는 이유식을 먹기도 전에 벌써 ‘밥맛’을 알았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재배한 채소를 먹으면서 자란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훨씬 건강하다. 좋은 것은 아이들의 몸에서 먼저 반응하는 것 아닐까?

‘봄들농장’은 직거래와 홈페이지를 통한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는데 “농사를 많이 지어도 점점 가격이 떨어지니까 농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며 “농사에 대한 진정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농사짓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자신의 대를 이어 농사를 지을 아들은 가공업을 공부하고 있다며 앞으로 농사도 여러 가지 방향으로 살 궁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는 농장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 전처리시설, 가공 공장, 창고 등 시설을 넓힐 계획이다. 또 “일 년에 한번 재배하는 채소는 생산량이 많지 않다”며 민들레 유기농 음료와 38종의 약초가 들어있는 ‘산야초’라는 친환경 음료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뉴스와 농업정책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2030년이면 식량위기가 온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이 농업발전이 어려운 나라는 분명히 위기가 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정책적으로도, 농사짓는 사람들도 농업을 진정 위하고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욕심을 버리고 사람을 살리는 의로운 일’이라는 그의 ‘농업론’은, 믿을 수 있고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땀 흘려 땅을 보살피는 것이 진짜 유기농이라는 것이다. 오십을 훌쩍 넘긴 농업인의 유기농 사랑이 모든 유기농 농업인들의 마음이요, 이 마음임을 소비자들이 알아 줄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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