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세 (주)농수산홈쇼핑 상무 상품사업본부장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사당에서 욕설에 몸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저런 사람들, 다시는 뽑아주면 안 된다’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고, 국보 1호 남대문이 불탔을 때는 관리 소홀을 비판하면서 대충대충 넘어가는 행정을 질타하지만 그런 국회의원을 뽑는 것도, 숭례문 화재 같은 사건을 일어나게 한 사람도 남이 아닌 나를 포함한 ‘우리들’이다.

똑같이 요즘 축산업계도 AI 때문이 아니라 우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로 인하여 닭고기와 오리고기 수요가 줄어든 상황을 보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게 된다.

AI는 호흡기 전염은 있지만, 소화기 전염은 없다. 호흡기 전염일지라도 농장과 방역에 관련된 특수한 사람 외에 일반인에게 전염된 사례 역시 없다. 더욱이 이번 우리나라의 병원균은 인체 감염 사실이 아예 전무한 바이러스다. 그런데 정확한 근거도 없이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기피하는 현상을 우리는 매번 반복하고 있다. 실제적 사실과 우리의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이유를 한국인의 냄비근성 또는 일부 언론의 폐해로 지적하기도 한다. 남의 탓, 언론 탓을 하기보다는 내 생각을 정리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나를 반성하는 것이 숭례문 화재의 재발이나 근거 없는 닭과 오리고기의 기피 현상을 막는 방법일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최적의 효율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시발점은 바로 내 생각을 명확히 정리하는 것으로 비롯돼야 한다. 그 생각과 판단에 맞는 행동을 구체화 하는 가장 작은 주체인 ‘나의 최적화’임을 상기해야 한다.

유명한 영국 명언이 생각난다.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바꿀 수 없기에 사회를 바꾸고 싶었다. 그도 바꿀 수 없기에 내 가족만이라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바꿀 수 없었다. 죽음에 이르러 깨달았다. 내가 먼저 바뀌었다면 가족이 사회가 그리고 세상이 바뀌었을 텐데…’

내가 오늘 점심에 먹는 삼계탕 한 그릇이 세상과 한국 축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시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나부터 행동으로 옮기는 시도를 해보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