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쇠고기 협상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광우병을 우려한 미산쇠고기 수입반대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누리꾼의 글들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괴담’으로 치부하고 수사까지 벌이는 등 미산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 여론을 무마하려하고 있다. 확산되고 있는 누리꾼의 글을 소개한다.
이 글은 인터넷 다음(Daum)에 올려진 누리꾼 아이디 ‘백화점에서 놀기’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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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우병 위험은 있나?

간단하게 말해서 있다고 봅니다. 미국 정부에서 official(공식적으로)하게 인정하지 않고, 언론에서도 축산업에서 입을 피해를 생각해서 잠잠하거나 관심이 없을 뿐이죠.

왜 Official하게 인정을 하지 않을까요? 2003년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한 마리 발견됩니다. 53개국에서 즉시 미국소 수입을 중단했고, 미국은 이때 피해를 대략 $3.2~4.7 Billion(32억~47억 달러)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3~5조의 피해를 입은 셈이죠. (참고로 1997년 이후 미국에 광우병 걸린 소가 발견 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소가 캐나다에서 수입돼서 길러진 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후에 미국 정부가 취한 대책은 참으로 가관이죠. 이 광우병이 발견된 소가 키워졌던 곳은 ‘Creekstone Farms Premium Beef’ 라는 회사였습니다. ‘Premium Beef’니까 나름 이 회사는 전수 조사를 실시했던 모양입니다. 즉, 출하 되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조사를 했던 거죠. 그리고 미국 농림부는 이후 이 회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금지시킵니다.

왜냐고요? 위에서 발견됐던 대로 전수 조사하다 또 다른 광우병 소가 발견되면 또 몇 조나 되는 피해를 입을 게 뻔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대중에게는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지 않습니다. 참고로 미국 Consumer Union(소비자협회) 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8% 소비자들이 미국 소가 전수조사를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매스컴에서도 축산업 폐해를 위해서 떠들질 않으니 미국 사람들은 미국 소를 당연히 잘 먹지요.

즉,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지 않는 건 ‘downer cow’(다우너 카우;주저앉는 소) 증세와 같이 의심되는 소는 자체적으로 조사를 안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카길과 같은 거대 회사들의 로비력은 상당한 것이어서, 오히려 정부가 휘둘려지니까요. (한국의 삼성 정도의 힘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다우너 소’가 왜 Humane Society(미국 동물보호단체)에서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시키기 전까지 문제없이 소비자에게 유통되었을까요? 자료는 없지만 간단한 추측입니다. 광우병이 의심되니까 검사를 안하는거죠.


2. 미국 사람들은 쇠고기 안 먹나?

잘 먹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88% 미국인이 미국 소는 전수 조사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시장에 출하되는 소는 광우병 검사를 마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전염병에 대해서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강하죠… 라기 보단 잘 모르고요. 그러니 잘 먹습니다. 게다가 고기 이외엔 잘 먹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여기 애들은 vegeterian(채식주의자)을 제외하면 고기 없는 메뉴가 드뭅니다. 매스컴에서 광우병에 대해 거의 떠들지 않기 때문에 광우병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특정 산업의 로비가 강해서 그런지 몰라도, 자체적인 통제가 잘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심있는 사람들은 정말 ‘소’ 자체를 먹는 걸 피합니다. 야채만 먹고, ‘Organic’(유기농)만 골라먹기도 합니다. 전 Organic만 먹는 사람이고요, 그래서 불행히도 Organic 고기가 비싸기 때문에 작년 10월 이후에는 제 돈으로 고기 사먹은 적이 없습니다.


3. 미국 애들은 수입소를 많이 먹나?

위 자료는 미국 USDA(농무성)에서 발표한(2008년 3월) 자료입니다. 2007, 2008년 자료는 예측에 기반한 것으로 정확한 수치는 아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데로 광우병에 대해 모르는 애들이 태반인데, 게다가 고기 없이는 죽는 애들인데 안 먹을리가 없지요. 따라서 수입소를 많이 먹을리가 없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import(수입)되는 양은 전체 소비에서 얼마 되지 않습니다.


4. 미국 고기는 맛 있나?

여기 Prime(프리미어)급 고기는 1등급 꽃등심보다 맛있다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특히나 Prime등급의 육즙은 꽃등심의 지방이 살살 녹는 단맛에 비길만 합니다.(지방이 녹아내리는 그런 맛은 아녜요.)

하지만 Prime급이라고 해서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물론 건강하게 키우는 만큼, 발병 확률은 ‘함부로 키우는 저등급’ 소보다는 좋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 소는 Prime급에 대해서도 정부가 ‘전수조사’를 금지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즉 Prime 급을 먹는다고 해도 광우병에 대해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1번의 설명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면 왜 제가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실 듯 합니다.


5. 미국 고기는 싸나?

일반적으로 쌉니다. 즉 ‘코스트코’에서는 무척 싸게 고기를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기도 맛이 괜찮습니다. (전 안먹지만요….) 하지만 고급스러운 고기를 파는 Whole Food(월 푸드)에서 파는 놈들은 제법 비쌉니다.

Texas(텍사스)를 근거로 메뉴를 비교해 보지요. 미국 축산단위는 lb(1파운드) 기준입니다. 한국의 3/4근, 454g쯤 됩니다. 다시 조사한 이후에 정확한 수치를 올리겠지만, Whole Food에서 Ribeye(꽃등심) 부위가 $28/lb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Prime급이니까요, 100g당 6,160원 정도 하는 듯 합니다. 한국의 1++ 등급 꽃등심의 50~60% 가격이지요. (미국 소 중에서도 최고급이 저 가격입니다. 코스트코에서 사면 같은 등급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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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미국 소비자들은 미국 고기를 신뢰하나?

위에서 말씀드린 데로 88% 가까운 소비자들이 신뢰합니다.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광우병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비자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교포분들도 맛만 좋은데 하면서 광우병 위험에 대해 잘 모릅니다. 한국과는 달리 대중 매스컴에서는 거의 광우병 기사를 다루지 않거든요. Portal(포탈)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여긴 포탈이래봤자 ‘야후’ 밖에 없는데 야후의 1면에 mad-cow(미친소) 어쩌고 떠 있던 건 못봤습니다. 언론매체의 주목을 못 받으니 소비자들은(한국 교포분들 포함) 모르고 있달 밖에요.

하지만 Mother Earth News(미국 방송사)나, Organic Consumers Association(유기농소비자모임)과 같은 단체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소비자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전 얘네들이 현명한 소비자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애들은 당연히 안 먹을려고 노력합니다. 한국처럼 촛불시위하는 애들은 아니고(얘네들 성격이 그런건 안하는 거 같아요. 다른 애들은 광우병으로 죽든 말든, 나만 안전한 거 먹으면 되는 걸지도…-_- 표현이 좀 거치니 사과도 함께)

그러면 미국에서도 전문가의 발표를 보지요. 물론 정부의 official한 입장은 ‘전혀 위험이 없다.’라고 하지만 1번 답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 다우너 증세를 가진 소의 도축 및 거대 농업 회사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 ‘신뢰가 갈 턱이 없죠.’ 가십니까? 그럼 계속 신뢰하십시오. 제가 참고한 글은 소비자 연맹쯤 되는 곳에서 연구한 결과를 조금만 보시겠습니다.

Consumers Union’s comments on FDA Docket No. 2002N-0273: 로 분류된 글입니다. 광우병의 핵심인 ‘육골분 먹이’ 관련 2005년에 낸 의견입니다. 작성한 사람은 Michael Hansen Ph.D. Senior Scientist로 되어 있네요.

FDA’s decision to only ban a limited subset of specified risk materials (SRMs)?the brain and spinal cord?from cattle over 30 months from all animal feed, leaves the safety of beef at risk. Although this is a small step forward, this ban will not close the loopholes in the present feed ban and fully protect the US from the spread of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The proposed feed ban appears to put the economic interests of the rendering and feed industry above public health concerns.

한마디로 FDA가 사료에서 30개월 이상의 소의 척수와 두뇌를 먹이에서 제외시킨 ban(금지) 규정은 여전히 광우병 위험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거죠. 게다가 이게 잘 지켜질지도 의문인데다, 어느 소가 30개월인지 알 방법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옹이라는 말씀. 미국에선 과학적 방법으로 하기 보단 치아로 감별하거든요. 이거 성공 확률은 다시 찾아 봐야 할 듯.
그런데 이 보고서 요약분의 소주제가 쫌 무시무시 해요.

Infectivity Not Limited to Brain and Spinal Cord
BSE Not Limited to Cattle More than 30 Months Old
Absence of Animal ID Makes Age Determination Unreliable

즉, 광우병은 척수나 뇌에만 위험 물질이 있는게 아니고 30개월 이상의 소만 걸리는 병도 아니라는거죠. 또 미국 축산 시스템은 소마다 ID(아이디)가 있는게 아니래서, 신뢰할 수 있는 나이를 알 수 없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즉, 소의 안정성에 관한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말은 이 연구에 따르면 죄다 거짓말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미국이 그런 나라는 아니다.’라는 한인 단체의 성명 비슷한 걸 읽었는데요, 아래 글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도 이미 829건의 위반이 발견되었습니다.

The consumer group Public Citizen issued a report in August, 2005 that demonstrated there were 829 violations, from January 2004 through March 2005, of USDA’s rules on ensuring removal of SRMs from animals over 30 months of age .

자국 내에서 먹는 소도 위법천지인데 (아주 적은 비율, 2000마리 중 한 마리만 조사하는데도 자세한 수치는 조사해서 보충해야 할 듯. 발견한 위법이 829마리라고 하면…) 해외 나갈 소들에겐 위법이 없다는 건 뭘로 증명할지 참 궁금하네요. 게다가 원가만 따질 한국 수입 업체들 생각하면 끔찍하기도 하고요.
요약하자면

1) 미국 소는 광우병 위험이 있다고 본다. 없다는 통계는 극도로 조작된 거라 본다.

2) 그런데 (고급) 미국소는 맛있긴 하다. (Prime/Choice(프리미어/초이스) 등급에 한함) 게다가 싸다.

3) 안 먹든지, Organic(유기농)만 먹든가, 먹고 안 걸릴 확률에 걸어 보든가는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검역 주권 문제는 일부러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굴욕적인 조건으로 소고기 개방을 한 것은 다른 분들의 글에서도 많이 다뤘지 않나요?

다음 글은, 개인이 안 먹으면 된다! 라는 주제로 글을 다뤄보죠.(언제가 될지…) 영국은 12년 전 이미 광우병 막는 조치를 시작했는데 전염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먹었던 고기가 지금 나타나는 걸 수도 있지만, 광우병이 전염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즉 혼자 안먹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근데 바빠서 일년 이후에나 다룰 수도 있어요. 전 좀 게을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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