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목 : 배
┃이 름 : 권혁창
┃주 소 : 평택시 진위면 가곡4리
┃연평균 소득 : 2억8천만원
┃특 이 사 항 : 2005년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




수년전부터 배는 공급이 넘쳐 나면서 시장의 심판을 혹독하게 감내중에 있다.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잃은 것이다. 이 때문에 가격 폭락으로 농가들은 생산비 마저 걱정해야 하는 형편에 처했다. 그런 시간들이 수년간 계속돼 오고 있다.

게다가 작년처럼, 배 농가들을 마음 아파게 한 적도 드물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가격에다 장마와 저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품질이 예년 같지 않아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덩달아 가격 또한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이것 저것 생각하면 마음 아픈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다.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 수확 보존은 물론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선도 농가들을 주위에서 가끔 찾아 볼 수 있다. 그들 농장에서 생산된 배는 항상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며 고가에 팔리는 것이 보통이다.

모두가 판로를 걱정할 때지만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어디에 내 놓아도 자신 있기 때문이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안성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근 평택에서 생산되고 있는 배도 외형이나 품질 면에서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더불어 많은 수의 선도 농가들도 분포돼 있다.

그중 대표적 농업인이 바로 평택시 진위면 권혁창씨(61)다. 2005년 과수부문 경기도 농업전문경영인으로 선정된 권씨는 진위면 일원에서 2.5ha규모로 배 농사를 지어 오고 있다.

배를 처음 시작한 것은 25년전의 일이지만 농업에 투신한지는 벌써 40년이란 시간이나 지난 원로 농업인이다.
일평생 흙에서 또 농토를 지키며 살아온 농사꾼이다.


“지금까지 삶의 기쁨이자 생계 터전이 돼 온 배는 여러 자랑거리가 많으나 특히 항암성분이 함유돼 있어 인류의 먹거리로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었다 생각한다”며 말꼬를 튼 권혁창씨. 배 농사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한다.
그의 말처럼 배의 항암 성분 함유에 대해 살펴보자.

식후 간식으로 배만 먹어도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학계에 이미 보고된 상태다.
농촌진흥청과 서울대의대 양미희 교수 연구팀은 배 과실이 발암물질을 배출시키고, 항 돌연변이에 효과가 있어 항암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 관심을 모았다.

흡연 등으로 체내에 축적될 수 있는 발암 물질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의 혈액내 함유량이 배 섭취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에게 4일 동안 750g의 배 1개씩을 매일 먹여봤다. 그리고 먹기 전과 후의 혈액내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의 체내 대사중 생성 물질인 ‘원-하이드록시파이렌(1-hydroxypyrene)’의 수치를 측정해 봤다. 그 결과, 배를 먹기 전에는 0.467㎍/㎖였던 것이 배를 먹는 후 0.269㎍/㎖로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이 연구 논문이 발표될 당시, 식후에 배를 후식으로 먹는 생활습관을 정착시킬 경우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 국가적인 의료경비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도 모았다.

또 농진청은 이를 계기로 배 주산단지와 연계, 대대적 배 소비촉진 운동을 벌여 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까지 했다.
권씨의 배 농사 기법은 독특하다.

‘평택배 봉지 씌우기’를 정착시켜 고품질 배를 시장에 유통시킨 장본인이다.
당시 평택에서 생산, 시장에 출하된 배 대부분은 붉은 색태가 심해 품질면에서 점수를 받지 못했다. 때문에 타 지역에서 생산된 배보다 가격면에서 항상 뒤쳐져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가 고민 고민 끝에 봉지 씌우기를 결행했다. 물론 해오던 작업이 아닌 탓에 불편도 많았고 또 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품질만 좋다면 이런 비용은 물론 노동력을 만회하고도 남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자신부터 봉지 배를 재배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초창기 4년 동안 시행착오도 겪었다.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봉지 기술력을 얻기 위해 발품을 팔아가며 연구와 벤치마킹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은 전국 여느 농가에 뒤지지 않은 재배 기술을 터득하게 됐고 또 벤치마킹 농원으로 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또 당도를 올리는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해 냈다.
당시에는 신고배의 당도가 대개 11브릭스였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단맛이 덜하다는 핀잔을 받기까지 했다.

해결돼야 할 숙제로 생각하고 권씨는 5년 동안이나 이의 개선 방안을 찾아 다녔다. 이런 노력으로 평균 1 브릭스 정도 높이는데 성공했다. 시장에서 평택배의 이미지를 180도 개선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과수농가들은 항상 새떼로 애를 먹는 것이 보통이다.

권씨의 농장도 예외가 아니였다. 까치 등 새떼로 인해 심지어 30% 가깝게 피해를 본 적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묘안을 짜 냈다. 망을 씌워 보기로 한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적중, 이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배 3개중 1개가 피해를 볼 정도로 조류 피해정도가 심했으나 지금은 피해율이 0.1%에 정도로 거의 피해를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통체계 개선을 통한 소득증대 향상은 물론 빈틈없는 농가 경영기록부 작성 및 분석으로 과학 영농을 실천하고 있는 모범 농가로 알려져 있다.

권혁창씨는 평소 객관적이고 합리적 일처리로 소위 열성 팬들이 많다. 그래서 평택 진위면 방범위원장에다 진위면 새마을지도자회 일도 도맡아 처리해 왔으며 지역 발전에 대한 공로가 혁혁하다.

이런 탓에 평택시 자랑스런 농업인 대상은 물론 경기 으뜸이 수상, 경기도 배품평회 대상 등 농업인이라면 한번 수상하고 싶은 큰 상을 도맡아 수상해 왔다.

더불어 마을 단위 신광회 배 작목반 회원에다 평택 배연구회, 경기도 배연구회 회원 활동으로 지금까지 농업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노익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맛있는 배를 고르는 요령은 단맛과 신맛이 적절해야 하며 또 당도는 11∼13 Bx 정도, 산함량은 0.1% 내외가 적당하다”는 권혁창씨는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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