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현 박사(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 시설자원공학과)


의 화두는 가축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 보다도 가축과 인간의 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럽의 축산 선진국에서는 가축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쾌적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자랄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가축복지법 등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가축과 인간의 복지를 고려한 친환경 축산 모델 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는 친환경을 대세로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에서 축산업은 전체 농업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업이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은 왜 일까? 많은 수의 국민들은 축산업을 불쾌한 냄새에다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쯤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는 친환경적인 축산기술을 홍보해야 하는 당위성이 이 대목에 있다. 냄새가 발생하지 않는 축산시설, 가축이 배설한 분뇨를 환경 친화적으로 처리하는 기술, 가축이 쾌적함을 느끼는 환경요인 분석, 축산시설이 주위 환경에 미치는 영향 구명 등 공학적 접근방법을 통하여 해결하려는 연구가 다각적인 현실이다.

지금의 국민적 여론으로는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겨 축산업을 영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것은 일반 국민들이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의 축산업에 고정되어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쌀 소비가 줄고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지금의 시대적 상황을 올바로 인지해야 한다. 상황은 축산업을 요구하는데 일반 국민들은 내가 사는 지역에 축산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개발이 해법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축산업 관련 기술 즉, 축산시설의 악취탈취장치, 축산분뇨 퇴비화 장치, 축산오수 정화처리장치들이 축산시설에 적용되면 앞으로는 축산시설에 의한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의 문제점들은 대부분 해결될 수 있다. 축산시설 바로 옆에 민간거주 시설이 있더라도 축산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의한 불쾌감을 가지지 않을 정도의 기술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축산농가의 시설에 적용된다면 지금까지 환경오염 농업으로 인식되어 왔던 축산업이 다른 일반 산업과 같이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리의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좁은 장소에서 집약 사육되던 가축도 환경 친화적인 사양관리 등 복지를 따져 기른다면 가축이 지닌 유전능력의 최대 발현에 의한 자기치유 등으로 가축의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때에 축산농가들의 의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 분뇨, 가축의 출하 시 노출되는 가축 등에 불쾌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젠 가축의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쾌적한 환경에서 가축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인근 주민들의 정주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해 주는 것도 축산농가가 해야 할 일이다. 축산농가가 자체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국제적인 추세이고, 축산업의 존립과 새로운 산업으로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이에 대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 나가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더욱 더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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