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농업대책의 쟁점과 대안

1. 정부안의 문제점

□ 경영이양연금
○ 벼농사를 짓는 고령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지 매도시 한해 ha당 290만원을 8년간 지급, 임대시 ha당 297만원을 일시불로 지급 하던 것을 연간 ha당 300만원으로 인상하고 10년간 지급키로 함.
- 경영이양 연금으로 은퇴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소득창출 활동을 하던 인력을 유휴화 시키는 것이 되므로 그만큼 사회적 손실임
- 또, 영세 노령농가의 농지 1ha가 3ha 이상의 젊은 농가로 이동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생산비 절감효과도 ha당 51만원으로 미미

□ 폐원지원금
○ 과수농가 등이 폐업하는 경우 순수익 3년분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되 한·미FTA 협정 완료 후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
- 높은 보조금을 주어 기존 과수원을 폐원시키는 것은 인위적으로 생산을 축소시키는 것이어서 시장이 개방되지 아니한 상황에서는 생산축소가 가격을 상승시켜 생산농가에 이득이 될 수 있으나, 시장이 개방되어 있는 상태에서 보조금을 주어 인위적으로 폐원을 촉진하는 것은 국내 생산규모만을 축소 시킬뿐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의미가 없음

□ 농업구조개선
○ 농가의 여건과 능력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원하여 규모화와 전업화를 촉진하여 규모, 연령, 소득구조 등에 따라 농가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전업농가로 성장할 수 있는 농가 집중지원
- 농업구조조정은 효율성이 낮은 농가가 영농을 포기하고, 보유하고 있던 그 자원과 기회가 효율성이 높은 농가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나 정부는 규모, 연령, 소득구조 등과 같은 지표를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농가를 분류하여 지원을 차별화하는 것임
- 규모나 경영주 연령에 따라 효율성에 차이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 대농이 반드시 소농보다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고 젊은 경영인이 노령경영인보다 더 경영능력이 있다고 할 수도 없음


※ 그림을 클릭하시면 정확한 내용을 보실수 있습니다.


2. 농업구조에 관한 오해

□ 정책으로 농업구조조정 속도 조절 가능하다는 부분
○ 많은 사람들이 정책적 노력으로 농가의 이탈농 및 은퇴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함

○ 그러나 가령 벼농사의 경우, 영농을 포기하고 자작지를 임대하여 얻을 수 있는 임대소득에 비해 자작소득이 거의 대부분 농가에서 월등이 높으므로 이탈농과 은퇴는 상당한 소득감소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됨
- 더욱이 경영이양을 하는 경우에는 자작지의 소득뿐만 아니라 임차지의 소득까지도 포기해야 하므로 소득감소액은 더 늘어남
* 가령 0.5~1ha 규모농가는 자작지의 59%에 상당하는 임차지를 경작하고 있고, 임차지의 소득은 자작지의 약 70% 수준이기 때문에 소득감소액은 1.4배가 됨
- 영농을 포기하더라도 소득이 감소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취업을 통해 소득을 보전할 수 있어야 하나, 중고령 농업취업자가 전직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1% 수준을 넘기 어려움

○ 정부가 연간 300만원/ha 규모의 경영이양연금을 지급하더라도 자작지의 소득감소가 보전되어 소득이 감소하지 않는 농가는 전체 농가의 3% 수준에 지나지 않으므로 전직할 수 있는 조건이 없는 한 이 제도 때문에 경영이양을 선택하는 농가는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임
- 임차지 소득감소까지 고려하면 소득감소가 발생하지 않는 농가는 1.4% 수준으로 떨어질 것임


※ 그림을 클릭하시면 정확한 내용을 보실수 있습니다.

□ 영세소농의 존재가 ‘우리나라 농업발전의 걸림돌’이라는 부분
○ 많은 사람들은 영세소농의 존재가 우리나라 농업의 규모화와 경쟁력 향상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들의 이탈농이 농업발전의 전제조건이라고 믿고 있음
- 이러한 믿음이 영세소농 이탈농과 구조조정이 농정의 최대 현안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있음

○ 그러나 0.5ha 이하의 영세농가가 전체 농가의 36.5%이지만 이들이 경작하는 면적은 총 경지면적의 8.5%에 지나지 않음
- 따라서 영세농가가 일시에 이탈하더라도 나머지 농가의 평균 경작규모는 500여평 늘어나는데 그치므로 이들의 존재가 우리나라 농업의 규모화와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없음


※ 그림을 클릭하시면 정확한 내용을 보실수 있습니다.


3. 대책
○ 적절한 수준의 소득보전제도에 의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의욕 있는 농가가 신규투자와 규모 확대에 나설 수 있게 해야 함
○ 농지소유에 관한 규제와 차별을 최소화하여 농지유동 및 새로운 인력과 자본유입의 장벽을 낮춤
○ 폐원과 폐업에 필요한 직접비용을 지원하여 폐원과 폐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농가의 영리적 선택을 저해하지 않도록 함
○ 소득보전직불금 등 기존에 받고 있었던 직불금을 은퇴 후에도 계속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여 직접지불금이 은퇴·탈농의 저해요인이 되지 않도록 함
○ 부채가 많고 상환능력이 없는 부실농가의 탈농을 지원하여 퇴출의 장벽을 없앰


※ 자료출처 : GS&J 인스티튜트


♣♣♣♣♣♣♣♣♣♣♣♣♣♣♣♣♣♣♣♣♣♣♣♣♣♣♣♣♣♣♣♣♣♣♣♣♣♣♣♣♣♣♣♣♣♣♣♣♣♣♣♣♣♣

현장농업인 신문고

□ 현장농업인 신문고 제도
○ 지도자회원들이 영농현장에서 겪는 농업정책 및 기술상의 애로점 및 개선점과 농촌 지역 발전을 위한 제안사항 등을 파악하는 것
○ 조사내용
- 농촌현안과제 : 영농상의 애로사항, 농정에 대한 불만족사항
- 생활 속의 과제 : 교육, 건강, 문화, 노인문제, 국제결혼 등에 관련된 사항
- 기 타 : 중앙회에 건의사항, 특정 우수사례
○ 조사대상 및 기간
- 지도자회원 중 390명을 선발하여 12월 13일부터 12월 26일까지 전화설문 및 우편조사를 실시함

□ 농촌현안사항에 관한 의견
○ 공통의견
- 농업부문에 투자확대(유통개선지원, 직불금지원 현실화)
- 농작물재해 및 농작업재해에 관한 관심과 지원확대(대상확대 및 보상평가의 현실화)
- 경영이양 및 은퇴농에 대한 후속대책개발(농지처분지원, 젊은 노인을 위한 대책마련)
- 도시근교농업지역의 경우 농업·농촌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이 급감해서 어려움에 처해있음
- 기술경쟁력시대인 만큼 농업관련 기술지도 인력이 증가되었으면 좋겠음
- 나이가 들수록 농가부채에 대한 부담이 증가됨

○ 개별의견
- 태안지역에 일어난 사고로 인해 내년에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막막함
- 내년에는 또 무슨 농사를 지어야 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
- 의료시설이 낙후되어 있어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가 힘듦
- 나이 든 자식이 장가를 못가서 걱정임, 요즘 국제결혼들을 시킨다고 하나 비용이 많이 들어서 쉽지도 않음
- 다른 것만큼 인상되지는 않더라도 농산물 가격이 안정화 되었으면 좋겠음

□ 중앙회 및 정책연구소에 대한 건의사항
- 농업기술센터 법제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주었으면 좋겠음
- 어렵더라도 정책연구소에서 회원들이 소득증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주었으면 좋겠음
- 농촌지도자회를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인증해줘 지도자회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소비가 촉진되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음
- 농작업재해, 직불금지원 현실화 등 농업인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개발에 활발한 활동하길 바람
- 지도자회원이 함께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힘써 줬으면 좋겠음
- 정책회보가 나오는 것처럼 앞으로도 농업인들에게 꼭 필요한 농업정책을 회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알려주는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음


♣♣♣♣♣♣♣♣♣♣♣♣♣♣♣♣♣♣♣♣♣♣♣♣♣♣♣♣♣♣♣♣♣♣♣♣♣♣♣♣♣♣♣♣♣♣♣♣♣♣♣♣♣♣


할아버지의 유품

벚꽃이 지던 그날,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나는 하얀 봉투를 발견하곤 왈칵 눈물을 쏟았다. 부모님이 이혼하는 바람에 나와 내 동생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했다. 할아버지가 국수를 뽑아 생계를 유지했지만 생활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는 돈도 벌 수 있는 산업체 야간학교를 택했다.

학교에 입학하여 첫 월급을 타던 날,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 봉투를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할머니는 대견하시다며 연신 눈물을 찍어 내셨지만 할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천 원짜리 육십 장을 천천히 세어본 뒤, 귀가 접힌 돈과 앞뒤가 뒤집힌 돈을 차례차례 귀를 펴고 맞춰서 툭툭 다독이셨다. 그 동작이 어찌나 느리던지 할아버지 앞에서 한 달 용돈을 기다리던 나는 답답하기만 했다.

할머니는 애가 고생하면서 번 돈이니 마음대로 쓰라고 하셨지만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호되게 야단치고 달랑 천원짜리 세 장을 내미셨다. 나는 속으로 ‘내 돈인데…’하며 뾰로통해졌다. 월급봉투를 서랍에 집어넣는 할아버지가 너무 야속해서 그날 밤 나는 그대로 회사 기숙사로 돌아와 버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매번 할아버지 앞에서 삼천원을 타기 위해 기다린 지루함이 먼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책상 서랍 한쪽에서 가지런히 귀가 맞추어진 지폐 몇 장이 든 돈봉투와 스물일곱 장의 월급봉투, 그리고 내 이름으로 된 저금통장을 발견한 것이었다.

한번도 ‘수고했다’는 말씀이 없었던 할아버지셨지만 월급 봉투 한 장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깨끗이 보관한 것으로 보아 나를 얼마나 대견하게 생각하셨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내 이름 석 자가 또렷이 박힌 월급봉투를 안고 나는 한참이나 울었다.

- <행복수첩>중에서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