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택배로 받아먹을 수 있을까? 결론은 ‘있다’다.
대구 달성군 옥포면 신당 수박마을은 2003년 정보화 시범마을로 지정된 이후 2004년부터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최초로 수박택배 사업을 시작했다. 이 마을에서 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정예 10농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연구회가 달성 황후의과실수박연구회(회장 신동문, 이하 수박연구회)다.



수박, 이제 안방에서 받아 드세요!

수박연구회는 달성군 전체 72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황후의과실연구회(회장 신동문) 소속이면서 수박만을 특화해 조직한 연구회안의 작은 연구회다.

수박연구회는 애초 10명의 회원으로 시작, ‘열이네농장’이란 개별브랜드로 시작했다. 지금은 한 회원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탈퇴하고 9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시작때부터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를 염두에 두고 생산기술의 표준화와 제품표준화 품질관리를 철저히 실시했다.

이러한 생산표준화를 바탕으로 연구회 쇼핑몰을 개장,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고, 수박 전용 포장박스에 수박을 넣어 배달하고 반품까지 해주는 완벽한 서비스를 실현해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수박은 다른 농산물과는 달리 부피가 크고 깨지기 쉽다.
따라서 운송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한, 두개 배달이 되어야 하는 인터넷 판매의 특성상 수박은 전자상거래의 제외 품목이었다. 그러나 수박연구회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깨버렸다.

택배전용 박스와 기술센터의 택배비 지원이 성공요인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던 핵심은 요인은 바로 특별히 개발 제작된 수박 택배용 포장 박스에 있다. 우선 수박의 크기에 맞게 제작해 흔들림을 없앴으며 외부 충격에 수박이 상하지 않게 수박 모양에 따라 완충재를 제작, 삽입했다.

이렇게 제작된 수박박스 덕분에 지난 해 무려 4,000 통의 수박을 판매하고도 단 한 개의 반품도 없었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박택배의 성공요인중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택배비다. 부피가 적고 무게가 가벼운 물품의 경우 가격대비 택배비가 크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수박은 다르다. 1개당 부피가 크고 무겁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택배비 부담이 커진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공히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수박연구회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달성군농업기술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센터는 연구회의 고충을 파악한 후 수박택배비의 80%를 지원해주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수박을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재구매 효과가 커 결국 연구회의 매출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연구회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 이후 연구회원 9명이 생산하는 수박은 온라인 쇼핑몰 개장한 2004년 1,500통에 1,900여 만원이었던 매출액이 2005년 2,5000통 3,700만원, 올해 4,000통에 6,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2004년은 기존 홈페이지를 통해 얻은 매출액이고 쇼핑몰을 새롭게 단장해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것이 2005년부터 인 점을 감안할 경우 놀라운 매출신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특성상 ‘좋다’라는 평가가 나올 경우 급격하게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으로 봐서 내년 이후 더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때문에 연구회는 홈페이지(10farm.com)를 통해 각 생산자들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 정보를 통해 자신이 먹을 수박이 누가 어떻게 재배했는지를 알 수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믿을 수 있는 고품질의 수박을 편리하게 받아서 먹을 수 있다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다 신동문 회장이 쓰고 있는 알콩달콩 영농일지를 읽는 재미도 솔솔해 네티즌들이 자주 쇼핑몰에 들어오게 하는 매력도 있다.

수도작 병행, 연작장해 없애고 친환경 인증

황후의과실연구회의 일원으로서 「황후의 과실」이란 공동브랜드명과 「열이네」라는 수박연구회 개별브랜드를 같이 사용하고 있는 옥포 신당수박은 육질이 아삭아삭해 한번 먹어보면 일반 수박과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는 낙동강변의 비옥한 사질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등 천혜의 기후조건에다 하우스 수박재배 54년이라는 긴 역사 속에 축적된 풍부한 기술과 경험, 그리고 충분한 완숙퇴비 투여에 의한 비옥한 토양 등 천혜의 자연조건과 기술력이 결합된 결과다.

특히 「수박+벼농사」 형태의 작부체계로 연작장해를 방지해 생육부터 수확까지 병충해 없이 고품질 수박을 생산하고 있다. 연구회원 전원이 친환경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사실 수박과 벼농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연 2작기의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보다 수박작기가 끝나면 모든 하우스를 철거해 벼농사를 짓고 다시 설치하는 작업이 만만찮다.

그러나 농가들은 고품질 친환경수박을 생산하기 위해 그 노고를 감수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상 회원들만으로 하우스 철거나 설치를 하는 것은 바쁜 영농철에 아무래도 일손이 딸린다.

이때 나타난 원군 또한 달성군농업기술센터. 달성군농업기술센터는 연구회의 어려움을 들어주기 위해 인근 군부대에 대민봉사활동을 요청했다. 군부대에서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하우스 철거, 설치 작업할 때 마다 인력을 동원해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연구회는 친환경 웰빙 수박을 지향한다.
신동문 회장이 회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현재도 낮은 수준이지만 비료, 농약 처리 횟수 50% 줄이기, 제초제 사용 금지, 토양 미생물번식을 활성화하기 위한 토양만들기 등 4개 실천수칙을 만들어 회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더 잘 통하는 정직한 농심

수박연구회의 홈페이지 「열이네 농장」에는 이런 글이 올라 있다.
“언제부턴가 생산을 위한 농법을 채택하므로 화학비료와 농약을 남용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생산은 늘어났지만 그 결과 농약에 범벅이 된 농산물을 소비자가 먹게 되고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토양은 죽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논에 가보면 메기, 붕어, 미꾸라지, 우렁이 등 온갖 물고기와 식물이 농작물과 함께 공존하는 우리의 땅이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이 그립지 않습니까?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농업이 되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옥포 「황후의 과실」 수박연구회는 스스로의 지난 과오마저도 소비자에게 드러내놓고 있다. 더 나은 품질의 농산물과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다짐과 그들이 가진 자신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잠재성장요인

1.회원의 인터넷 능력
신동문 회장 이하 9농가의 인터넷 능력은 중상급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이 생활화되어 있다는 것.

2. 친환경재배 마인드
안심안전농산물이 아니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없는 시대다. 친환경재배가 쉽지 않은 수박을 저농약인증을 받았다.

3. 황후의과실 브랜드의 시장 장악력 증대
황후의과실이라는 연구회브랜드가 시장에 인정을 받고 있다. 황후의과실 브랜드를 사용하는 수박연구회도 이 브랜드의 힘을 빌릴 수 있다.

4. 옥포신당 수박의 시장성
도매시장과 소비자들 사이에 이미 옥포 신당수박은 고품질 수박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 핵심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수박연구회의 수박이다.


성공point

1.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9농가
농가수는 적지만 한뜻으로 뭉치면 100농가 부럽지 않은 파워가 나온다. 전자상거래로 성공해보자는 의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없는 전자상거래의 특성상 신뢰가 최우선이다. 소비자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곱절로 노력해야 한다. 생산 기준을 정하고 지키는 체제가 농가수가 적은만큼 더욱 견고하다.

2.수박도 택배한다는 역발상
무겁고 깨지기 쉽고 운송비용이 드는 수박. 전자상거래로 판매하자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을 깬 역발상에서 시작되었다.
아무리 가까운 수퍼나 차로 쇼핑을 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집까지 가지고 오는 거리 차까지 가는 거리는 무거운 수박을 들고 가야 한다. 여름날 이게 귀찮다. 그 번거로움을 택배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좋아 할 수밖에 없다.

3. 택배전용 박스 개발
운송이 어려운 수박임을 감안, 깨지지 않고 모양도 예쁜 박스를 개발했다. 전자상거래의 생명은 구매한 상품이 원형 그대로 싱싱하게 배달되는데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고 그대로 실천했다.

4. 농업기술센터의 전폭적 지원
택배비 80% 지원. 수박택배에서 가장 큰 장애물중 하나가 택배비다. 농가가 부담하기도 힘들고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기도 어렵다. 이 문제를 한방에 해결한 달성군농업기술센터의 대농업인 지원 마인드도 본받을만 하다.


담당 지도사에게 듣는다-김원 찬 달성군농업기술센터 농산물마케팅팀장


농특산물쇼핑몰 ‘참달성’ 영업맨, 김원찬 팀장

“영업맨이다” 달성군농업기술센터 김원찬 농산물마케팅팀장을 만나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한번쯤 했을 법하다.
그는 달성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맨이다. 동시에 달성군 농가로 이뤄진 주식회사의 기획홍보맨이기도 하다.

센터에서 그를 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는 바쁘다. 기술센터의 고유 업무도 해야 하고 농가 일손이 바쁘면 가서 도와줘야 하고 농산물 홍보행사가 있으면 판촉활동도 해야 한다. 유통점 바이어를 만나야 하고 때로는 군청 담당 공무원도 만나야 한다. 신기술 신개념을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각종 교육장에도 가야 한다.

“파는 게 문제입니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했지만 제대로 된 값에 팔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김원찬 팀장은 달성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제값에 제때 판매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센터의 중요한 기능이고 자신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을 보세요. 연, 분기, 월, 주 단위로 할당량이 주어지고 그 목표를 달성해야만 기업이 지탱해 나갈 수 있습니다. 기업을 지탱하는 중요한 부서가 영업부서입니다” 물론 공무원의 일이 사기업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활동 메커니즘은 다르지 않다는 게 김원찬 팀장의 생각이다.

‘참달성’이란 달성군 농특산물 통합쇼핑몰을 운영관리하고 대구, 경북지역 참달성 홍보와 판촉행사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특별히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참달성」 쇼핑몰(www.chamdalseong.com)이다. 농업인과 달성군농업기술센터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오픈한 참달성 쇼핑몰은 첫해인데도 불구하고 12월 현재 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달성군 관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특산물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고 있는 「참달성」 쇼핑몰은 현재 40농가 120여개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김원찬 팀장은 “참달성 농특산물 쇼핑몰의 판매금액이 2007년에는 7억, 2008년에는 10억, 2010년에는 20억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달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군내 농특산물을 이동하면서 홍보할 수 있는 홍보전용 차를 도입했다. 여기에 농특산물을 싣고 소비자속으로 들어가 상시 홍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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