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가짜 복제소(?)’ 문제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복제소 생산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축산기술연구소가 이를 해명하느라 큰 곤혹을 치뤘다. 실제로 지난 1월 한달간 축산연 복제소 연구팀(팀장 장원경·유전공학과)은 상급기관과 언론 등에 ‘가짜 복제소‘ 문제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축산연에 따르면 ‘가짜 복제소‘ 문제는 그동안 농가에 이식된 체세포 복제 수정란 838개 중 최종적으로 39마리의 송아지가 생산됐으나 친자감별결과 6마리만이 복제소였다는 조사결과가 지나치게 침소봉대 된 것. 국내 처음으로 복제소를 생산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나 축산연의 복제소 생산 성공률이 약 10% 수준이고, 기술력이나 관리수준이 미흡할 수밖에 없는 농가수준에서의 복제소 생산결과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 축산연의 변이다.

이런 와중에 기초시험연구를 위해 이식한 복제송아지가 지난 1월부터 분만을 시작했다. 지난 1월 15일 오전 기자가 찾은 복제소 연구팀은 복제송아지를 분만시키기 위해 올들어 첫 제왕절개 시술을 하고 있었다. 2시간여 시술 끝에 49.5kg에 달하는 초대형 복제송아지가 태어났지만 ‘거대증후군에 의한 출생후 사망’ 판정을 받고 말았다. 송아지를 살리기 위해 연구원이 직접 인공호흡까지 실시하는 등 30여분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이후 연구팀은 3번의 제왕절개 시술을 실시했고 2마리를 분만시키는데 성공했다.

올 2월 현재 축산연이 자체생산한 복제소는 4마리. 2000년과 2001년에 체세포 복제 수정란을 29마리에 이식, 6마리가 임신에 성공해 지난해 9월 2마리, 올 1월 2마리가 태어났다. 임신성공률은 20.6%, 분만성공률은 13.7% 수준에 있고, 임신한 소의 분만성공률은 66.6%, 30%가 넘는 유·사산률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복제송아지가 유·사산되거나 출생한 후 사망하는 원인은 송아지의 폐, 심장 등 장기의 이상, 거대증후군 등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특히 거대증후군의 경우 체세포를 제공한 소의 DNA가 발현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복제소를 생산하는데 있어 체세포 복제 수정란의 품질이 떨어져 저조한 착상률을 보이고 있고, 어미소가 분만일이 지나도 분만징후를 나타내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축산연 복제소 연구팀은 체세포 복제수정란의 생산효율 향상 기술, 복제소의 저수태 원인 및 송아지 거대증후군 원인 규명 등 과제를 3년내지 5년 안에 해결, 복제소 생산기술을 정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복제소 연구팀에는 빈혈치료제를 생산하는 형질전환 돼지를 개발한 장원경 박사와 최근 사람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돼지생산 연구에 참여해 주목을 받은 임기순 박사 등 유전공학과 관련한 5명의 유능한 연구원이 포진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연구과제의 규모와 중요도에 비해 연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아쉬운 시점이다.
방종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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