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넓은 들, 높은 산, 깊은 바다, 맑은 강, 드넓은 사막 등 자연이 만들어낸 조형물이 오묘하게 배치돼 있다. 사람들은 신이 내린 이 귀중한 선물인 들과 산, 바다와 강, 심지어는 불모의 사막이 주는 무한한 자원의 혜택을 입고 산다. 인간은 그 자연조형물에 기대어 길을 내고 집을 지어 촌락과 도시를 만들고 산업단지를 조성해 살아가고 있다.

이 신이 내린 귀중한 자연을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다루어서는 안 되며 훼손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이 지구상 존재하는 생활공간은 후손과 지구상 존재하는 무한한 미생물에서 동식물에 이르기까지 서로가 슬기롭게 나눠 사용해야할 귀중한 생활공간이 돼야 한다. 특히 산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를 제공하며 무한한 미생물이 생존하는 터전이다. 또 목재를 비롯해 약재, 신비로운 버섯과 산채, 심지어 광물을 지닌 보고(寶庫)다.

산은 울창한 나무가 있어 장마 때 퍼붓는 폭우의 빗물을 삼켜 보존했다가 맑은 청정수를 뿜어 내준다. 한편 산은 사계절 기후변화에 따라 마치 여자가 화장을 하듯 모습을 달리 연출한다. 이처럼 산은 사람을 유혹하는 아름다운 관광코스이기도 하다.

기자는 미국여행 중 로스앤젤레스에서 저 멀리 요세미티 절벽과 그랜드캐년을 찾아가느라 미국 서부의 모하비 사막을 가로질러 간 적이 있다. 불모의 사막, 삭막한 경관을 버스로 오랜 시간 지나는 사이 산을 못보고 풀 한 포기를 제대로 못 보는 지루한 관광에 질식할 듯한 피곤을 느낀 적이 있다.

그뿐 아니다. 스페인 여행 중에는 수도 마드리드를 찾아가는 길에 끝없이 펼쳐진 광야에 산은 없고 오직 올리브 나무만 심어진 들판을 여행하며 그 단조로운 광경에 지겨운 적도 있다. 중국 여행 중에는 항주에서 북경으로 돌아가는 도로변이 오직 밀과 보리밭만 보여 지루한 적도 있다.

그 넓은 광야 중간에 산이 있어 울창한 산림이 보이고 단풍진 나무들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리고 울창한 숲 사이에서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캐나다와 노르웨이 같은 산림대국은 곳곳의 높은 산마다 맑은 청정수가 흐르는 폭포와 함께 만년설이 관광객의 혼을 뺀다.

부동산 용어로 임야를 일컫는 산지는 땅값이 가장 쌀뿐만 아니라 개발제한이 많아 임야 즉 산을 가진 산주들은 다른 땅을 가진 지주에 비해 사기가 침체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기자는 산을 가진 산주들을 가장 부러워한다. 산은 인류의 영원한 휴식처이며 무한한 생활자재를 공급하는 귀한 보고이기 때문이다.산주들이여! 힘을 가지고 산의 가치를 곰곰이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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