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시작된 농업협상은 2001년 11월 열린 WTO 도하각료회의에서 합의된 협상일정과 기본방향에 따라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농업협상은 UR 협상에 이은 새로운 다자간 협상으로 우리농업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협상이다. 이에따라 농림부는 관세와 보조금 감축폭을 최대한 줄이고 개도국 지위도 유지하기 위해 민간협력체제로 대응하고 있다.



◇협상 진행상황과 일정

농업협상은 UR 협상결과에 따라 2000년부터 추가적인 농산물 자유무역화를 위해 다시 하기로 했으며, 이 합의에 따라 이미 2000년 1월부터 협상이 시작됐다.

이후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4차 WTO 각료회의에서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이 출범됨에 따라 농업협상도 비농산물 서비스, 환경 등을 포함한 전체협상의 한 분야로 논의 진행되고 있다.

협상 진행일정은 2003년 3월말까지 모델리티(Modality) 확정, 2003년 9월까지 각국별 이행기획서 작성, 2004년 12월 협상을 종료하는 것으로 돼있다.

◇협상의 주요 쟁점

농업협상의 핵심쟁점은 시장접근, 국내보조, 수출경쟁 등 3개 분야다. 2002년 3월부터 관세와 보조금 감축기준 등에 대한 세부원칙을 수립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케언즈그룹 등 농산물 수출국들은 UR 결과 관세와 보조금을 감축하도록 했으나 아직도 관세가 높고 보조금이 많이 지급돼 무역자유화 효과가 별로 없고 UR 협상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며 관세와 보조금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를 포함한 수입국들은 각국의 다양한 농업의 공존을 보장하고 식량안보, 환경보전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을 반영하기 위해서 대폭적이고 급격한 감축은 곤란하며, UR 협상방식에 의한 점진적이고 신축적인 감축을 강조함으로써 양측간 입장이 치열하게 대립해 왔다.

그리고 수출국과 수입국의 대립 외에 개도국우대 확대를 주장하는 개도국 그룹도 별도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협상은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개도국지위유지 문제는 이 이행기획서 제출후 협상단계에서 제기될 전망이고 쌀 관세화 유예연장 여부는 원칙적으로 2004년에 협상하도록 돼있다.

◇분야별 주요 쟁점

▲시장접근 분야=관세 감축방식 및 폭, 저율관세쿼터(TRQ) 증량 및 관리방안, 특별관세 (SSG) 존폐여부 등
▲국내보조분야=감축대상보조(AMS) 감축방식 및 폭, 허용보조 범위 및 기준 등
▲수출경쟁분야=수출보조, 수출신용, 수출제한 등

◇세부원칙(Modality) 초안 협상경과

하빈슨 WTO 농업협상 의장은 지난해 12월 그 동안의 협상결과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배포하고 이어서 올 2월12일 Modality 초안을 배포했다.

초안은 UR 협상보다 매우 높은 수준의 감축폭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EU 등 수입국들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수출국들은 오히려 시장개방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양측 모두가 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구도하에서 동 초안을 놓고 2월24일부터 28일까지 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에서 논의했지만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 기존 입장을 반복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의장은 3월18일 초안수정을 제시했다.

수정안은 초안보다 개도국대우조항을 약간 확대했을 뿐 실질적인 변화가 거의 없었으며, 수정안은 회원국간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Modality 수립일정을 지키지 못했다.

Modality 초안내용은 선진국의 경우 평균관세 40∼60% 감축, 개도국은 평균관세 25∼40% 감축, 국내보조의 경우 선진국은 60% 감축, 개도국은 40% 감축하는 것으로 돼있다.

◇협상전망 및 대책

145개국 WTO 회원국은 세부원칙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을 상대국에 전가하면서 앞으로 협상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DDA 협상 일정이 2004년 말까지 정해진 만큼 협상의 큰 틀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앞으로 핵심쟁점에 대한 기술적인 협의는 계속 진행될 전망이며, 6월 7월 9월 11월 농업협상그룹회의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9월10∼14일 농업분야를 포함한 DDA 협상의 전반적인 진행을 점검하는 제5차 WTO 각료회의가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될 계획이며, 이때 Modality 확정을 위한 시도가 예상된다.

정부는 향후 협상에서도 수출국과 수입국의 이익을 균형있게 반영하고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을 충실히 반영한 세부원칙 수립을 위해 일본·EU 등 수입국들과 공조하면서 관세와 보조금 감축률의 하향조정에 협상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개도국 지위유지를 위해 주요협상 상대국을 사전 접촉해 설득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이행기획서 협상단계에 대비해 이행당사국별로 양자차원의 대응방안도 적극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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