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1일 서울 명동에서 관계부처 장들과 관련 기관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여름휴가 농산어촌에서 보내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쳤다고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전통문화와 고향의 정을 맛볼 수 있도록 ‘시골’에서 휴가를 보내자는 취지의 이 캠페인은 어디에서 휴가를 보낼까 망설이는 도시인들에게 적절한 제안이자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농산어촌 관광홍보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농산어촌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한 측면이 강하지만 요즘의 관광 트렌드가 가족중심, 자녀 학습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정착되어 가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적 가치를 포함한 가족단위 체험관광은 지속 확대될 전망이며, 이와 관련된 관광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헌데 문제는 농산어촌 가운데 농촌이다. 웬만한 산촌과 어촌은 멋진 휴양림과 시원한 해변을 경쟁력으로 갖추고 이미 상당한 자본이 투입돼 기본적 관광인프라를 갖춘 곳이 많다. 그러나 이들과는 사뭇 다른 여건의 농촌은 일반적인 레저나 경관 보다는 실제적 체험과 학습을 위주로 한 교육적 프로그램을 갖고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농촌은 관광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 그 고장 고유의 ‘어메니티’를 최대한 부각시켜 관광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진정한 ‘그린투어리즘’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농촌의 고유한 향토문화 및 역사적 자원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현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농촌은 오랫동안 다양하고 의미 있는 농경문화의 전통을 이어오며 나름의 공동체적 삶의 보편적 가치를 간직해 온 공간이다. 아울러 농촌은 ‘농심’이란 말로 표현되는 순박하고 인정 많으며, 근면한 국민성의 원천(源泉)이다. 농촌체험관광은 이같은 민족정서와 문화적 영속성까지 고려한 가운데 장기적 안목으로 육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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