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미 농무부는 얼마전 미국에서 광우병(BSE)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암소를 추적한 결과 12년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났으며, 지난해 11월 애완동물 사료 공장에서 도축된 것으로 확인했음을 밝혔다. 이 같은 미 정부의 확인은 미국에서 태어난 소가 광우병에 감염된 첫 번째 사례이며, 2003년 12월 캐다다산 젖소의 광우병 발생 이후, 중단된 쇠고기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시점에서 나온 발표이기에 관련국들로서는 정확한 상황 인식과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이후 쇠고기를 다시 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까지 양국은 3차례의 전문가회의를 가져가며 안전성 문제에 대한 검토를 가져왔으나, 이번 광우병 발생 사례로 주춤하는 상태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산 쇠고기의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매우 치밀한 준비와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기에 우리로선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2003년 광우병 파동 이후 우리나라의 한우 사육두수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한우 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호주산보다 상대적 선호도가 높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된다면, 급작스런 가격 하락도 우려된다. 그러므로 언젠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우리로서는 이에 대비하는 자세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식육의 음식점원산지표시제와 같은 제도는 생산자는 차치하고라도 국민건강 보호와 소비자의 알권리 충족이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에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한우산업 또한 언제까지나 막연한 국민적 선호에만 안주할 수는 없다. 우리가 미국보다 더 엄격하고 위생적인 안전기준을 갖추도록 해야 하며,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쇠고기 이력추적제의 일반화 등으로 소비자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한우’라는 이름에서 오는 막연한 신뢰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에서 오는 합리적 신뢰로 전환되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중단되어 있는 이 시점은 잠시 숨을 고르며, 우리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를 대비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활용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