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수입생우 8마리가 국제수의과학검역원 A급 전염병으로 올라 있는 '불루텅 병'에 감염되어 있다는 사실은 생우수입 못지 않게 한우농가를 비롯한 축산업계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우농가 입장에서 본다면 생우 수입으로 앞으로의 살길이 걱정인데 이젠 전염병까지 함께 묻어들어 온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검역당국의 매우 소극적인 대응 태도도 농가의 화를 더욱 돋우고 있다.

가축 질병은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운을 걸고 강력히 대처하고 있는 사안이다.

당국이 불루텅병의 위험성이나 안전성의 해명에 나서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강력한 대응으로 농심을 달래고 가축질병에 관한한 타협 여지가 없다는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어야 할 때다.

"우리농민들은 지난해 2,216마리나 되는 가축을 구제역과 관련, 살처분하는 아픔을 감수했는데 이 병에 걸린 소들과 보름 이상 한 배를 타고 온 다른 소를 왜 살처분하지 못하는가"라는 농촌지도자회의 항변은 현재 우리 농가의 심정을 잘 대변하고 있다.

외래산 병균 자체를 이 나라에 들여왔다는 것부터가 찜찜하며 기분 좋은 일이 아닐뿐더러 감염된 8마리만 처분하고 나머지는 예정대로 입식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지금 한우농가의 정서와 농민들의 농심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하는 처사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수입된 생우들은 현재 국내의 육류유통 시스템 안에서는 언제나 한우 둔갑의 위험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매년 17만여 마리의 젖소가 도축되고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지만 음식점 어디라도 젖소고기로 만든 갈비탕이라던지, 육개장이라고 밝히고 파는 곳이 있는가 말이다.

이처럼 국내산 육우의 투명 거래질서도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호주산 육우라고 해서 다를 것이 무엇인가?

따라서 정부는 생우수입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를 국내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의 시행이다. 그래야 한우도 수입육도, 젖소고기도 제자리를 찾고 생산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을 뿐더러 한우고기의 고급화와 경쟁력 강화도 앞당겨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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