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팬 1ha당 설치비 3,000만원 넘어 “엄두 못내”
해초액, 생석회 등 저비용 고효율 소재 연구필요

 

“방상팬은 비싸고, 재배 면적도 어느 정도 있어야 활용도가 큽니다. 방상팬도 좋지만 규모에 상관없이 농가들이 가성비 좋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 개발이나 시설의 보급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과수 농가들은 봄철 극심한 냉해 피해를 입어 생산량 감소와 품질하락을 겪었다. 사과와 배 등 작목을 불문하고 30% 이상의 생산량이 감소했다. 올해 역시 3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비교적 높게 유지되면서 과수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10일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보통 냉해피해는 개화기를 기준으로 포도·복숭아 영하 1.1도, 살구·자두 영하 0.6도, 사과·배 영하 1.7도의 저온에 30분 이상 노출되면 발생한다. 개화기에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개화 중이던 사과, 배, 복숭아의 암술, 수술, 씨방 등이 검게 변하는 냉해피해가 지형에 따라 발생한다. 개화기에 냉해피해를 받게 되면 수술과 암술이 고사해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어린 열매가 껍질이 거칠어져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대구시 군위군의 배 과수원과 사과연구소를 방문해 냉해예방약제 적기 살포, 재해예방시설 조기 설치 완료 등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부 농가들은 해초액을 두 차례 정도 ‘목면시비’를 하거나, 과수의 중심화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를 대비해 측화를 살려 열매를 맺도록 하고 있다. 

최성태 당진시사과연구회장은“우리 지역에서는 해초액을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는데, 나무와 꽃에 활력을 줘 냉해예방효과가 있다”면서 “또, 열매솎기도 최대한 미뤄 착과가 끝난 뒤에 하고, 마무리 열매솎기도 기형과 등이 뚜렷한 시기에 해 피해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방상팬과 미세살수장치, 방풍망 설치, 연소장치 등에 대한 보조·시범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보급은 태부족한 실정이다. 

방상팬 설치는 500평당 1대 기준 약 700만원, 1ha에 3,5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여기에 과수원까지 전기를 끌어오고, 배전함을 만드는 비용의 자부담이 약 100만원 이상 소요된다. 농가들이 자부담을 50%로 해도 약 2,000만원 가량이 투입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확보된 보조금이 적거나 부족해 농가 자부담 비율을 높게 책정하고 있어 농가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세살수장치도 물이 많이 필요하고, 얼 수 있기 때문에 활용이 쉽지 않다.

이와함께 소규모 과수농가가 활용이 가능한 연소장치도 약 10평당 1대 기준 약 15,000원, 1ha 기준으로는 250~300대 400만원 가량이 필요해 보조사업이나 시범사업이 없으면 사용을 엄두를 못한다. 

지역이나 재배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사과 과수원 1ha 기준 7~8,000만원의 조수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3~4년이면 방상팬 설치비의 회수가 가능하다.

김석곤 함양군사과연구회장은 “기관에서는 냉해예방책으로 방상팬, 미세살수 장치 활용을 권하지만 지역에서는 보급이 늘지 않아 매년 손 놓고 당하고 있다”면서 “정부차원의 냉해 피해 예방을 위한 시설 지원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향태 평택시배연구회장은 “연소장치도 설명서에는 10평당 1개라고 하지만, 실제 과수원에서는 최소 2~3평당 1개는 놓아야 그나마 효과가 있고, 냉해가 두 세 번씩 오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 면서 “생석회 같은 비용이 적으면서도 효과가 높은 재료를 활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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