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의 대표 작물로 발돋음…가공제품 개발로 날개달 것

토종다래는 토종과일이지만 아직까지 아는 사람들보다는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익숙하지 않은 과일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강원도 원주, 영월 등을 배경으로 생산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영월토종다래연구회는 토종다래의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공까지 도전해 새로운 형태의 주산지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 10년간 영월군의 대표 연구회로 성장

토종다래는 다래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덩굴식물로 관상가치가 높고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가치가 있다. 특히, 열매는 당도가 높고 양다래(키위)와 달리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또 사포닌, 식이섬유가 풍부한 어린순은 나물로 이용하고, 이른 봄에 채취한 수액은 칼슘, 칼륨 등 미네랄 함량이 87%로 고로쇠처럼 좋은 수액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도, 쓰임새가 많은 다래는 다른 품목에 비해 나무 높이가 낮고, 병해충이 적어 재배 관리가 쉬워 최근 재배 면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생산성도 비교적 우수해 귀산촌인이나 작목전환을 하는 농업인들에게 소득 품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영월토종다래연구회도 1대 곽미옥 회장과 현재 김재숙 회장 모두 농사의 시작을 다래로 한 케이스다. 영월군에서는 2008년부터 토종다래 재배를 시도했고, 2013년부터는 신규과원 조성사업을 통해 농가수와 재배면적을 확대했다. 김재숙 회장은 이 무렵 귀농해 10년 넘게 토종다래 재배와 가공에 매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처음에 영월에 와서 곽미옥 회장님께 토종다래 재배를 배웠고, 10년 넘게 함께 재배와 가공을 연구하고 있다” 면서 “연구회는 2014년에 결성했고, 현재 30농가가 7ha 가량의 재배를 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재배 규모 한계, 가공으로 돌파 시도

현재 토종다래는 강원도 원주시가 약 25ha의 재배면적에서 품종개발까지 성공하는 등 국내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충북 충주시도 과수화상병 피해지역에 토종다래를 재배하는 등 소득작물로 키우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영월군은 재배면적과 농가수가 적다. 하지만 앞선 지역에서 시도하지 않은 가공을 통해 판매에 성공하는 등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정상과는 생과로 판매하면 되지만 상처가 있거나 작은 것은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버려지기도 하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 그래서 영월군 토종다래연구회는 토종다래 잼, 분말, 칩 등을 개발해 연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김재숙 회장은 “토종다래는 껍질째 먹는 후숙과일이고, 저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손율이 클 수 있다” 면서 “가공을 하면 그런 걱정도 덜고, 소득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월군농업기술센터는 가공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춰놓고 있어 회원들이 수월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 있다.

김 회장은“영월은 토종다래 농사 규모가 작지만 가공 기술과 품질은 전국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30명의 회원이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연구한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나 쿠팡 같은 대형 온라인 마켓에서 영월 토종다래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토종다래 단종대왕 진상 제례 등 성공적

영월토종다래연구회의 또 다른 힘은 단합이다. 30명의 회원들이 재배법을 공유하고, 홍보를  위한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놓는다.

김재숙 회장은“곽미옥 회장님이 어느 인터뷰에서 우리 연구회는 회원들 한 명 한 명이 다 회장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그 말에 100% 공감을 한다”면서“10년간 같이, 도우면서 농사를 지어왔고, 그렇기 때문에 영월의 토종다래가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월토종다래연구회는 토종다래가 단종임금께 진상된 점을 활용해 매년 토종다래 단종대왕 진상 제례 행사를 지내고 있다. 회원들은 매년 첫 수확한 토종다래를 2~3개씩 들고나와 상을 차린다. 토종다래는 영월군의 역사와 연관된 토종과일로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이 영월에서 귀양할 때 한성부 부윤을 지낸 우천 추익한 선생이 머루와 다래를 따다가 진상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김 회장은 “토종다래 단종대왕 진상 제례 행사도 회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으로 2016년부터 영월군농업기술센터와 영월 장릉 정자각에서 매년 행사를 하고 있다”면서 “토종다래를 진상하면서 단종을 기리고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토종다래 단종대왕 진상 제례 행사는 지난해에도 최명서 영월군수와, 심재섭 영월군의회 의장, 임상현 강원도농업기술원장 등이 참석할 정도로 지역에서는 의미있는 행사로 여겨지고 있다.

 

■ 청산이 주품종…다래빵 개발도 앞둬

토종다래 대과품종인‘그린하트’,‘다웅’,‘청산’등은 강원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해 도를 대표하는 품종이다. 그리고 영월토종다래연구회는 지난해 연구회 내 영월토종다래영농조합법인으로 통상실시 계약을 맺고 묘목공급을 하고 있다. 청산은 2006년에 강원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품종으로 강원도 지역의 기후특성에 잘 맞는 내한다수성 품종이며, 재배가 쉽고 양조와 생과 식용 등이 모두 가능하다. 또, 열매 한 개의 무게가 19g으로 10.1g 정도인 야생종에 비해 월등히 크다. 당도도 18브릭스로 높고 100g당 비타민 함량이 236.7㎎에 달한다.

김재숙 회장은“우리 연구회에서는 보통 청산과 청연을 재배하고 있는데, 특히 청산은 모양과 맛이 월등하게 우수하다”면서“당도가 18브릭스로 일반 키위보다 높고, 비타민C 함량도 사과보다 21배가 많아 기능성면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월토종다래연구회는 강원도의 한 업체와 영월군만의 특산품으로 다래빵을 연구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토종다래의 재배면적와 확대와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공제품을 계속 개발해야 된다”면서“빵이 그 가운데 하나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다래 모종 분양, 체험 유치 등 홍보에 매진

영월토종다래연구회는 앞으로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최근에는 제품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공급했고, 다래 모종을 분양과 체험객 유치도 활발하게 할 생각이다.

김재숙 회장은 “연구회에서는 영월 토종다래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고, 방법을 찾기위해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면서“개인 욕심은 버리자는 것이 우리의 기본 마음가짐이고, 홍보가 생각대로 이뤄진다면 회원농가 의 소득이 확대될 것이고, 재배에 도전하는 농가수도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영월토종다래연구회는 매번 지원을 아끼지 않는 영월군농업기술센터가 감사하다.

김 회장은 “영월에서 토종다래 재배는 농업기술센터의 아이디어로 시작됐고, 연구회와 농가들을 물심양면 도와주고 있다” 면서 “우리 농가와 한 몸처럼 움직여주는 농업기술센터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고 전했다.

토종다래재배가 너무 즐겁다는 김재숙 회장과 영월토종다래연구회의 바람처럼 토종다래가 국민 과일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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