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키워요”…천혜의 자연에서 유기농 유자 생산 1번지 등록

겨울철 유자차 한 잔은 레몬만큼 상큼하고, 모과만큼 향기롭다. 

보통 유자하면 전남 고흥군을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생산하는 완도군의 유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청정자연에서 미네랄이 풍부한 해풍을 맞고 자라고, 특히 완도군 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에서는 유기농으로 유자를 재배하기 때문에 전국에서도 고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강상묵 회장의 유자  수확 모습.
 ▲강상묵 회장의 유자  수확 모습.

 

 유기농 유자 생산의 주산지로 부상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는 지난 2014년에 결성했다. 당시 강상묵 현 회장을 비롯해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은 14개 농가가 참여했고, 현재는 33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강상묵 회장의 경우 2008년 완도군 고금면으로 귀농해 2009년도에 무농약 인증을 취득했고, 자닮오일과 유황, 황토 등 원재료를 이용해 살충·살균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2022년에는 전남 유기농 명인으로 인정받았다.

강 회장은“유자하면 고흥을 먼저 생각하는데, 실제로 고흥이 50% 정도의 생산량 비중을 갖고 있고 완도가 20~30%를 차지할 정도로 유자 농사가 활성화 된 지역이다”면서 “특히, 유기농 유자 생산량은 완도가 고흥보다 높을 정도로 완도가 자랑할 수 있는 명품 유자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사면이 바다인 완도군은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기후가 온화하고, 유자를 재배의 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는 이런 지리적, 환경적 특성을 살려 약 20헥타르의 면적에서 300여톤 가량의 유자를 생산하고 있다.

강 회장은 “유기농 유자는 전국적으로도 생산면적과 양이 적어 귀하게 대접을 받고 있다” 면서 “다른 작물과는 달리 유자는 일교차가 적어야 잘 자라기 때문에 재배지가 한정돼 있고, 유기농의 경우 더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고 말했다.

 

 

비료 대용 액비 개발 등 유기농법 활용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는 과수원 내 잡초를 예초하지 않고 비료 대용 액비를 자체 개발해 토양 미생물을 활성화 시키는 등 독특한 유기농법을 활용하고 있다. 유기농 농사는 무엇보다 토양이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기름진 땅으로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고, 은행나무 열매와 돼지감자, EM발효액 등을 활용해 액비를 만들어 사용하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그 결과 유자의 무게가 일반 유자보다 15g 정도 더 무겁고, 착과량도 20여개 더 많아졌다.

강상묵 회장은“처음에는 나도 유기농을 전혀 몰라 방송통신대 농학과에서 다시 공부를 했고, 완도군농업기술센터에도 문턱이 닳도록 다니면서 기술을 배웠다”면서“그렇게 배운 기술을 회원농가들과 공유를 하다보니 우리가 생산하는 유자의 품질이 좋아졌고, 전국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경우 친환경무농약농산물인증(5년)을 취득한 후 유기농산물전환기(2년)를 거쳐 유기농산물인증을 받아 현재까지 1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이와함께,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는 자체적으로 분과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크게 친환경과 관행으로 나눠져 있다. 친환경에서는 다양한 유기농 재배법을 적용해 고품질 유자 연구를 하고 있고, 관행 분과에서는 일반적인 재배법을 통해 품질과 생산량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유자청, 유자빵 등 가공활성화에 노력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는 최근 기후변화 가공제품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고 있다.

3, 4년전에 완도군에도 심각한 냉해피해가 발생했고, 나무가 많이 죽는 바람에 유기농을 포기하는 농가도 많았었다. 여기에다, 몇 년 사이에 장마기간 길어지면서 흑점병 같은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등 수확량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상묵 회장은 “사람도 환절기에 많이 아픈것처럼 작물도 따뜻하다가 한 번 딱 추워졌을 때 피해가 크다” 면서 “친환경, 유기농재배는 비료도 안 주기 때문에 더 큰 피해가 있었고, 이후로는 나무를 더 강하게 키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장마가 심각하지만 농업인들로서는 천재지변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병해충 예방 같은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자청과 유자잼, 유자빵 등의 가공을 위한 노력도 다양하고 있다. 현재 완도군에는 유자 가공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공시설이 많은 고흥군으로 보내지는 경우가 많다.

강 회장은 “완도에서 생산하는 유자 가운데 자체적으로 가공하는 100톤 가량을 빼고 나머지는 2,400톤은 고흥으로 간다”면서 “완도군, 지역농협과 가공시설을 확충해 나가고 있는데 지역농업인들의 아쉬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빠른 시간내에 가공시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고 말했다.

 

브랜드화 등 유기농 유자 홍보에 집중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는 앞으로 완도군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유자 브랜드화와 홍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강상묵 회장은“완도 유자의 품질이 결코 고흥 유자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현실적으로 고흥 유자의 명성에 가려져 있는 것이 안타깝다”면서“특히, 완도군에는 대규모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가공공장이 부족하다 보니 브랜드화가 늦춰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완도군에는 전복, 황칠 말고도 유자가 있다는 것을 꼭 이야기하고 싶고, 완도의 스토리를 접목시킨다면 훌륭한 특화작물이 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유기농 완도 유자의 든든한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생각이다. 가공 중심형 사업 모델 개발, 가공품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강 회장은 “일단은 인터뷰, 방송출연을 포함해서 완도의 유기농 유자를 홍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면서 “유자의 꽃말이‘기쁜소식’인데, 완도유자를 드시는 모든 분들이 기쁜 소식만 전해듣길 기대하고, 우리도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유자를 키우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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