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개방을 목전에 두고 축산농가의 불안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구제역 발생이라는 예상치 못한 질병으로 인해 축산농가 뿐만아니라 축산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나 또한 몇 십년간 소를 키워오면서 요즘같이 어려웠던 때도 없었는가 보다.

구제역이야 그저 중국이나 남미 등 후진국에서나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왔고 우리에겐 수입축산물의 국내 유입을 막는 방패막이로만 여기고 있지 않았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이토록 우리의 가슴을 마구 할퀼 줄을 그 누가 알았단 말인가?

지금도 매케한 생석회 가루를 뒤집어 쓰고 축사주변을 돌아보지만 이놈의 바이러스는 어디에 숨어 있는지, 또다시 어느곳에서 불쑥 나타날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이는 누구의 잘잘못을 가릴 것도 없이 그동안 남의 집 불구경하듯 너무나 안이하게 살아온 우리의 잘못이 아닌가 되집어 본다.

구제역 발병이후 어느 누구 가릴 것 없이 혼신의 힘을 쏟아 방역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양축노악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우리 양축농가의 바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구제역이 발생된 농가와 그 주변의 양축가에는 정부의 따뜻한 위로와 함께 힘이 미치는 한 최대의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소와 돼지를 기르면서 평생을 축산업이 천직인줄만 알고 열심히 일해온 그들에게는 눈망울을 꿈벅이며 흙속에 들어간 소의 얼굴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괴로움이 있을 것이다.

아울러 경계지역에서 이동도 못하고 출하도 하지 못하는 양축가에도 농가에서 원하는 보상을 충분히 하며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은 가축을 수매할 때에도 너무 인색한 정부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양축농가에서도 마을별, 읍면별로 철저하게 방역을 하고 한 두 마리를 기르는 영세한 축산농가라고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모두들 노력한 결과 덕분에 구제역이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양축농가, 정부, 단체 등 모든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전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축산물의 공급에 우리 모두 한마음이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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