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낸 농업기술들… 산업화·미래성장 동력·실용화 기초연구 성과

농촌진흥청이 2023년 농업과학기술 우수성과 공유대회를 지난 7일 개최했다. 농진청에서 매년 주관하는 농업과학기술 우수성과 공유대회는 농촌진흥사업을 통해 개발한 혁신 우수성과를 공유하고, 기초과학·융복합 실용화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한편 우수자를 시상하는 자리다. 이날도 농업 분야 전문가 의견과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화 기초연구 ▲미래 성장 기초연구 ▲현장 실용화 ▲공공분야에서 선정된 총 15건의 우수성과를 발표하고 시상했다. 

산업화 기초연구 부문에서는 농업 현장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스마트 기계화·자동화 기술과 맛과 풍미를 높여주는 한우 숙성기술 등이 선정됐으며, 미래 성장 기초연구 부문에서는 슈퍼컴퓨터 도입을 통한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 동물실험 대체 돼지 미니 장기및 유전자가위 발현 돼지 개발 등이 선정됐다.

또, 현장 실용화 분야 성과로는 융합 병해충 진단 앱, 농장 단위 기상재해 알림 서비스 등이, 공공분야 연구 성과는 우리 가루쌀로 수입밀 대체, 버섯배지 활용 친환경 포장재 등이 선정됐다. [편집자 주]

‘마늘’ . ‘양파’ 밭작물 기계화·자동화

밭작물 기계화에서 마늘과 양파를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우리나라 밭작물 중 재배면적, 노동부담 등을 고려할 때 현장에서의 기계화 요구는 ‘고추←마늘←양파←고구마←배추’의 순이기 때문이다. 주요성과로는 마늘 파종기는 종자가 거꾸로 파종되는 비율을 10%에서 3%로 줄였으며, 양파 줄기절단기는 두둑 가장자리 양파 줄기가 잘 절단되지 않는 문제점을 개선해 줄기절단률을 75%에서 91%로 올렸다.

또, 양파 수집기는 수집 시 낙차에 의한 손상 문제를 개선해 손상률을 5%에서 3%로 줄였다. 이밖에도 마늘 노동력 74%, 비용 79% 절감, 양파 노동력 82%, 비용 87% 절감 등의 효과를 불러왔으며, 마늘, 양파 기계화 시 총 1.3∼1.4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연구됐다.

신기술 한우 숙성…2등급 소고기 1++로 변신

한우 숙성기은 저등급 부위를 높은 등급(1++)처럼 즐길 수 있도록 숙성하는 기술이다. 크게‘라디오파를 활용한 단기숙성 기술’과 ‘풍미 미생물을 이용한 건식숙성 기술’이 있다.

라디오파 활용 단기숙성 기술은 라디오파를 이용해 고기 내부를 균일하게 숙성하는 기술로 숙성기간을 3주에서 48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표면에서 흡수되는 마이크로파 대신 장파장인 라디오파를 이용 고기 내부 가열로 효소반응을 촉진하는 것이다. 건식숙성(드라이에이징) 효과 비교에서도 숙성기간이 3주이상에서 2일로 단축됐고, 수율 역시 60∼70%에서 85%, 풍미는 1.2배에서 1.5배로 향상됐다. 풍미 미생물을 이용한 건식숙성 기술은 숙성기간을 60일에서 40일로 단축하고, 풍미와 맛을 최대 51%까지 향상시켰다.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 구축

지난 9월 농촌진흥청은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를 구축하고, 농진청 슈퍼컴 2호기를 도입했다. 슈퍼컴퓨팅센터의 규모는 수냉식 지원 전산실 보유 지상 2층, 지하 1층 등 2,057 ㎡이다. 주요성과로는 기상 공간정보 위치 표준화 기간을 730일에서 70일로. 양파 유전체 조립 기간도 124일에서 31일로 단축했다. 빅데이터 분석 기간도 5.39년으로 단축했고, R&D 효율화에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빅데이터 고속 분석으로 거대 유전체 조립, 기후환경 데이터 표준화, 표현체 빅데이터 분석 등 농업 연구 효율성이 증대되고, 디지털육종과 기상재해 평가·예측, 병해충 진단, 그린백신 개발 등 농업 분야 딥러닝 기술 개발·활용 환경의 토대가 마련됐다.

세계 최초 밀 ‘스피드 브리딩’ 기술 개발

밀은 동계작물 중 하나로 정상적인 이삭이 나오기 위해서는 겨울철 저온을 반드시 겪어야 한다. 이런 특성을‘파성’이라고 한다. 이같은 재배적 특성 때문에, 밀은 1년에 1회만 재배할 수 있어, 새로운 품종 하나를 만드는 데 13년 정도가 걸린다. 농진청은 이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 파성을 없앨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봄과 가을 재배형에 관계 없이 세대를 촉진할 수 있는 저온과 장일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밀 싹이 트고 나면 4도에서 4주간 저온을 처리한 후, 50일간 하루 22시간 광을 처리하는 기술이다. 기존 재배는 씨를 뿌린 뒤 약 170일 후 이삭이 나오고 210일 만에 수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피드 브리딩 기술을 활용하면 씨를 뿌린 뒤 55∼60일 만에 이삭이 나오고 88일 만에 수확이 가능하다. 따라서 밀을 1년에 4회 재배, 신품종을 개발 기간을 7년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

동물실험 대체 위한 돼지 장기 개발

오가노이드는 ‘장기’ 를 뜻하는 ‘organ’ 과 ‘∼와 비슷한, 닮은’ 을 뜻하는 ‘-oid’ 의 합성어이다. 
가축 오가노이드는 가축의 장기나 조직을 3차원적으로 배양한 것으로, 동물실험과 유사한 생리적 환경에서 생리기능, 약물이나 치료법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국내에서 2022년에 사용된 실험동물은 약 500만 마리이며,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가축의 수도 연간 약 43만 마리에 이름.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가축의 장기를 모사한 오가노이드가 활용될 수 있다.

예를들어 간은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가축의 사료에 포함될 수 있는 첨가 물질이 가축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 간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동물에게 직접 독성 물질을 먹이지 않고도 분석할 수 있다.

식품안전 위한 발효 미생물 원스톱 플랫폼 구축

발효미생물은 주류·장류·식초·김치·유제품 등 발효식품 제조에 알코올·유기산·향미 등의 생성에 관여하는 미생물이다. 발효미생물 자원에 대한 국내외 높은 관심으로 균주 발굴과 개발은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종균업체가 영세하고, 산업체와 연구자 등 수요자별 요구하는 다양한 미생물 연구하기 힘든 문제점 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 기술은 누구나 발효 미생물에 대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균주분양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발표 미생물 플랫폼 구축을 통해 미생물 산업분야에서는 토착 발효종균의 주권 확립으로 수입종균 사용 시 생물자원 이익공유에 따른 0.5~10%의 로열티 지불부담을 줄이고 국산 종균의 자급률을 높임으로써 수입산 종균 대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AI 융합 병해충 진단앱 등 개발

AI 병해충 영상진단기술은 영농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앱 서비스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진단하기 어려운 바이러스도 현장 진단이 가능한 이 기술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개발했다. 
또, 사람의 시각이 사물을 구별하는 정확도는 95.3%인 것에 비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AI 영상진단의 평균 정확도는 96.6%이다. 딥러닝을 통한 AI 병해충 진단 정확도가 사람의 눈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로 앞으로 AI 영상진단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영상데이터를 학습하게 되며, 진단정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농업인이 앱을 사용하면 병충해 진단을 하게 되면 동시에 농촌진흥청 웹서버에 진단정보가 실시간 공유된다. 

참외 껍질 ‘갈변의 비밀’ 세계 최초 구명

이 연구는 참외가 4℃ 이하 조건에서 골 갈변과가 다수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 저온과 골 갈변과 발생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참외 골 부분의 큐티클층 붕괴와 상표피 왁스의 감소로 인해 갈변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구명했다. 

참외 갈변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는 ‘큐틴모노머’ 성분이며, 큐틴층이 두꺼워지면 저온에 대해 물리적 방어막이 생긴다. 특히, 45∼50℃의 뜨거운 물로 세척한 참외는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참외보다 껍질을 싸고 있는 큐틴층의 큐틴모노머 성분이 저온저장 14일 뒤에는 27%, 저온저장 14일 후 상온에서 2일간 유통했을 때는 54% 더 높다.

이를 통해 참외 갈변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는 큐틴모노머 성분이며, 따뜻한 물 세척으로 큐틴층이 두꺼워지면 저온에 대해 물리적 방어막이 생겨 낮은 온도에서도 잘 견디게 됨을 확인했다. 농진청은 작년 7월부터 참외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현장 실증을 통해 보급 중이다.

농장단위 기상재해 예측정보 알림 서비스 개발 
CA컨테이너로 수출 농산물 온·습도 조절

그동안 신선 농산물을 항공으로 수출할 때는 수출 물류비가 지원됐다. 하지만 WTO 협상에 따라 내년에는 수출 물류비 지원이 중단될 예정이다. 비행기 대신 배로 수송하기에는 장거리 수출에서 클레임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비용이 많이 드는 항공수송과 품질이 떨어지는 기존 선박 수송을 대신할 새로운 신선 농산물 장거리 수송 대안으로 CA컨테이너가 주목을 받고 있다. CA컨테이너는 냉장기술에 실내 산소 농도를 낮추고 이산화탄소농도를 높여 농산물의 호흡을 억제하고 생리 대사를 최소화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농진청이 딸기와 혼합품목 수출 실효성 검증 국가별 시범 수출을 70회 추진한 결과 항공수송 대체 물류비가 약 16.1억 원 절감됐다.

농장단위 농업기상재해 알림 서비스 강화

농업기상재해 알림 서비스는 농장 단위의 상세 기상정보와 작물 생육에 맞는 재해 예측정보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미리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상청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동네예보, 중기예보 등 각종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농장의 지형 특성과 농촌지역에서 관측한 기상정보를 반영한다.

농진청 서비스에서는 먼저 기상청 5㎞ 격자를 사방 30m의 미세격자로 더 잘게 분해하고 작은 규모의 기상 현상 반영한다. 그리고 동네예보에 담긴 기상정보를 미세격자 단위의 국지기상 정보로 가공한다. 이 미세격자의 면적은 900㎡, 즉 270평 정도라서 이론상 토지대장에 등록된 전국의 모든 농장을 표현할 수 있다. 현재 전국 75개 시군의 2만여 농업인에게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빵·맥주 우리 가루쌀로! 수입밀 10% 대체

‘가루쌀’은 작은 힘으로도 쉽게 가루가 되는 쌀을 말하며 물에 불리지 않고 빻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표품종으로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개발한‘바로미2’가 있다. 기존 멥쌀의 경우 딱딱하기 때문에 좋은 고품질의 가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에 불렸다가 빻는 습식제분을 해야한다.

하지만, 가루쌀은 물에 불릴 필요가 없이 국내에서 사용되는 제분기를 바로 사용해서 가루를 낼 수 있고 품질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밖에도 가루쌀은 조생종이기 때문에 생육기간이 굉장히 짧아 이앙을 하고 논에서 자라는 기간이 100〜110일 정도로 생육기간이 긴 중만생종보다 20〜30일 가량 생육기간이 짧아 2모작도 가능하다.

가루쌀 바로미2 관행재배때 매탄감축 가능

가루쌀 바로미2를 관행적으로 재배했을 때 중만생종인‘새일미’에 비해 메탄가스를 36% 감축하는 결과도 확인했다. 새일미는 보통기 재배를 하는 반면, 바로미2는 보통 6월 하순에 모내기를 시작한다. 기온이 높아지는 7월과 8월에는 토양에 있는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메탄가스도 굉장히 많이 배출되는 시기인데, 이때 바로미2 벼가 좀 덜 자란 영향으로 메탄가스 발생량이 감소된다. 이밖에도, 바로미2는 수수는 적은 대신 수당 입수가 많다는 품종 특성을 가지고 있음. 벼 재배 시 메탄가스는 벼의 줄기를 통해 배출되는데, 바로미2의 품종 특성상 줄기의 수가 적어 메탄가스 발생이 적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밀양360호는 벼 알의 크기를 키워 뿌리에서 나오는 물질인 메탄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품종이다. 이렇게 개발된 품종은 내년부터 정식품종으로 등록이 될 예정이다.

버섯 배지로 플라스틱 포장 완충제 만들어

농촌진흥청은 버섯 균사 중 생장 속도가 빠르고, 구조적 특성이 우수하고, 밀도가 높아 친환경 소재로 우수한 국내 자생 버섯 균주를 선발했다. 이렇게 선발한 균주로 수분과 양분을 조절하는 단계별 배양법을 통해 물리성을 향상시킨 버섯 포장재는 테스트 결과, 기존 스티로폼 대비 약 4배 우수한 강도를 보였다.

특히, 버섯 균사체 친환경 포장 소재는 매립 시 1∼2년 안에 생분해가 가능한데, 화석연료 기반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소각 시 다이옥신 등의 다량의 환경호르몬이 방출되며 매립 시 분해되기까지 500년 이상 소요되는 것이 비하면 큰 차이를 갖고 있다. 농진청은 민-관 네트워크를 통해 균사체 이용 친환경 소재 산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축산물 안전진단 센서의 장점 업그레이드

식중독 발생에 의한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안전관리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개별 선택배지 활용 등의 기존 식중독균 검출법은 균종의 확인까지 2~10일까지 장시간이 소요돼 사전 예방적 안전관리방법으로 활용하기에 부적하다. 이 기술은 시료 전처리부터 최종 발색반응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튜브에서 진행해 시료 손실 방지, 분석시간 단축, 분석 편리성을 확보 약 50분 만에 진단이 가능하다.

특히, 미국 3M 등 국내·외 신속검사방법은 사전배양이 8∼48시간 정도 필요하나, 이 기술은 사전배양 없이 약 50분 만에 10 CFU/mL까지 진단이 가능해 세계최고 수준의 검출 민감도를 확보했다. 이밖에 정부의 식품 안전관리 정책, 축산가공업의 HACCP 의무 적용 확대 등에 따른 현장 애로 사항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K-라이스벨트 사업 현실화

아프리카 K-라이스벨트 사업은 아프리카 식량 증산을 위해 다수확 벼 종자 생산·보급, 재배기술, 기계화 등을 지원하는 농식품부 주관의 개발원조 사업이다. 대상 국가는 7개국에서 시작해 현재는 10개국으로 확대됐다.

농진청은 이 사업에서 아프리카 적응 다수성 벼 품종개발, 종자생산 기술지원과 현지 인력 강화를 위한 벼 전문가 파견과 한국초청훈련 추진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2027년부터 연간 3,000만명에게 식량 공급이 가능한 분량인 1만톤의 우량종자를 생산해 보급할 것을 목표로 하는 등 벼 다수확 우량종자 공급 확대로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에 직접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