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미질 향상에 주력…전국 최고 쌀 생산 자부심 만들어

경기도 여주시는 2006년 전국 최초 ‘쌀 산업 특구’ 지정, 2007년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된 지역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전국 유일의 쌀 특구 지역이고, 쌀 하면 ‘여주’를 떠올릴 정도로 명성에 걸맞는 고품질 쌀이 생산된다.


 특히, 10여년전부터는 대표품종으로 진상미를 선발해 생산, 재배하는 등 여주쌀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여주시쌀연구회는 이에 발맞춰 농가들의 소득증대와 여주시가 쌀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명성을 이어나가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 김성근 여주시쌀연구회 전 회장
▲ 김성근 여주시쌀연구회 전 회장

 

 


수매가 1등, 수량보다 품질로 승부

여주시쌀연구회는 2000년에 결성해 23년차를 맞는 품목별연구회다. 현재 50여명의 회원이 진상미 등 고품질 여주쌀을 생산하고 있다.
김성근 전 회장은 “나는 벼농사를 40년정도 하고 있고, 대부분 벼농사의 달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회원들의 농사기술이 우수하다” 면서 “우리는 수량보다는 고품질을 추구하는 연구회로 소개하고 싶다” 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여주쌀은 40㎏당 수매가는 전국 최고 수준인데 여주시의 대표품종인‘진상미’의 경우 작년에는 9만원, 올해는 이보다 5천원 인하된 8만5천원에 결정돼 다른 지역보다 높다. 


김 전 회장은 “우리도 작년보다 5천원 내려가서 농가들이 불만이 큰데, 어떤 지역은 7만원에 못 미치는 지역도 있다” 면서 “수취 가격 그렇게 차이 나는 것은 일단 쌀 품질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말했다.


여기에는 여주시라는 지역적 특성도 자리잡고 있다. 같은 면적에서 재배를 했을 때 경기도는 전남, 경남 같은 지역보다 수량성이 다소 낮기 때문에 수량성으로 승부했을 때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품종 선발부터 재배법, 브랜드까지 전 과정에서 고품질을 추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전남 같은 지역에서는 수량이 많은 품종을 재배하고, 여기서는 수량성이 적으면서 고품질 품종을 재배하는 차이가 있다” 면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자신의 지역의 특성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 판매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고 말했다.

 

▲ 여주시쌀연구회 품종대체 지역적응 시험포 현장평가회 
▲ 여주시쌀연구회 품종대체 지역적응 시험포 현장평가회 

 

‘진상미’ 주 품종으로 선발, 소비도 급증

여주시는 2017년 진상미의 전용실시권을 획득해 주 품종으로 재배를 하고 있다. 여주시쌀연구회 역시 진상미에 대한 재배와 연구가 활발하다. 여주시는 2011년부터 여주쌀의 차별화 고급화를 목적으로 ‘신 여주 자채쌀 왕실진상답 육성사업’ 을 시작했고, 첫 해에는‘영호진미’품종을 재배했으나 여주시에서는 밥맛은 뛰어난 반면에 수확시기가 늦은 단점이 발견돼 2012년부터 진상미의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김성근 전 회장은“지금 여주에서는 고시히카리가 거의 없고, 진상미가 주를 이루는데, 차지고 식미가 좋아 매년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면서“진상미는 민간에서 육종한 품종으로 여주시에 전용실시권이 있고, 다른 지역의 농업인들이 재배를 못하게 돼 있는 여주시의 고유품종이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여주시와 함께 매년 농진청이 개발한 품종을 지역적응시험포에 심어 현장 평가회를 열고 있고, 지역 적응 우수 계통들을 선발하기 위한 식미 평가도 열면서 우수한 품종을 선발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진상미는 출수기가 대조품종인 추청보다 11일 빠른 조중생종이고, 수량성은 457kg/10a로  추청 453kg/10a보다 약간 높다. 또, 아밀로스함량은 11.9%로 추청 19.1%보다 낮다. 쌀은  품종마다 아밀로스 함량이 다양한데 수치가 낮을수록 찰기가 있다.


김 전 회장은“내 딸이 고아야지 사위를 고를 수 있는 것이고, 내 딸은 별로인데 아무리 좋은 사위를 고를려고 해도 소용이 없는 것처럼 내가 키우는 쌀도 고품질이어야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한 가지 팁을 드리면 진상미는 찰기가 많아 일반쌀 보다 물을 조금 적게 넣어 밥을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축분, 볏짚 활용해 미질과 땅심 높여


여주시쌀연구회는 벼농사 과정에서 토양관리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주로 축분(우분) 발효 퇴비를 이용하는데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쌀품질도 향상되기 때문이다.


발효한 축분을 쓰면 화학비료도 7kg 이하로 훨씬 적게 쓰게 됐고, 도복과 미질향상에도 도움이 받고 있다. 또, 아무래도 발효를 시켰으니 미생물과 미량요소가 많아지고 밥맛도 좋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회원들의 생각이다. 여기에다 논에다 볏짚 환원을 하면서 땅심을 키우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과거에 연구회 회원들하고 일본 연수를 갔을 때 같은 고시히카리 품종인데도 가격이 3배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우리도 3배 비싼 쌀을 만들자고 다짐을 했다” 면서 “첫 째도 고품질, 둘째도 고품질, 셋째도 고품질만 생각하면서 농사를 짓고 있다” 고 말했다.


아울러, 여주시쌀연구회는 지역환원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도 지난 8월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경기도쌀연구연합회의 주관으로 여주시와 각 시군이 모은 사랑의 쌀 1,300kg을 기부받아 여주시의 12개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했다.


김 전 회장은 “연구회가 활동하는 목적은 첫째는 고품질 쌀을 생산해 농가들의 소득을 올리는 것이고, 그 다음은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기여를 하는 것”이라면서“쌀 주산지인 여주시에서 쌀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인 만큼 쌀로 지역사회에 환원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 기부를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연구회 내 스터디 등 활발, 절박함도 있어”


여주시쌀연구회는 여주시가 쌀로서는 실질적인 전국 1등이라고 자부한다. 가장 좋은 쌀은 가장 비싼 쌀이고, 여주쌀이 전국에서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이 비싼 돈을 주고도 사 먹는데 거리낌이 없도록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연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성근 전 회장은 “우리는 비싼 쌀, 좋은 쌀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회원들과는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고, 연구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면서 “다른 지역보다 10원이라도 더 받으려면 밥맛이 좋고, 소비자들이 인정을 해줘야 되는데 그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우리 연구회 나름의 스터디를 조직해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는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고 덧붙였다.


끝으로 여주시쌀연구회는 매년 쌀값은 떨어지고, 생산비는 올라가면서 앞으로는 벼농사도 전문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벼농사는 2만평은 해야지 손익분기점에 걸리는데 평균적으로 2만평이 안되는 것으로 안다” 면서 “농사 지을 땅은 한정돼 있고, 적은 면적에서 벼농사를 짓다보니 소득이 제대로 안 나는 구조라 농사를 잘 짓지 않으면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회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절박함이 여주쌀의 명성을 지키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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