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유통인, 중간유통단계 빠진 직거래가 핵심

 

 


흔히들 농사는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값 받고 판매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현재의 농산물유통의 구조에서는 농업인들이 제값 받는 일은 녹록치 않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기껏 생산한 농산물은 늘 헐값이지만 그 고충은 고스란히 농업인들의 몫이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포전거래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해남땅끝영농조합법인 이승필 대표는 지난 2021년부터 포전거래 플랫폼 ‘밭떼기 114’개발에 뛰어들어 최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도시에서 생활하다 지난 1994년 고향으로 돌아와 해남수협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이후 직접 농사를 짓고 농산물 유통에 관심을 갖다 지난 2010년 땅끝해남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농산물유통을 시작하면서 가진 고생을 경험했다는 이 대표는 무엇보다 어디서, 누가, 얼마만큼 농사를 짓는지 정보를 파악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고. 혹여 누군가의 소개로 농가를 만나게 되면 소개료를 지급해야 하고 이 비용은 유통비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소개를 받은 유통인들은 지급된 소개비만큼 농산물을 싸게 매입하려고 나서 결국 농업인들만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불합리한 농산물유통의 구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이 대표는 정당한 가격에 판매코자 하는 농업인과 그 값에 구매코자 하는 유통인들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포전거래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됐다. 


농업인들은 판매할 농산물의 생육상황 등 사진을 찍어 희망 가격과 함께 업로드하면 유통인들이 직접 연락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농업인들은 100평이든, 1,000평이든 규모에 상관없이 판매할 농산물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밭떼기 114’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농기계, 농기자재, 농지, 농가주택 등 농업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거래할 수 있다. 플랫폼 이용 비용은 전액 무료다. 


이 대표는“유통인 뿐만 아니라 식자재마트, 식당, 등 다양한 주체들이 밭떼기114를 통해 정당한 거래를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농업인들은 제값 받는 현실이 실현될 수 있다”면서“중간 유통단계가 생략된 만큼 최종 소비단계 가격도 거품이 빠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농업·농촌이 고령화로 인해 농업인들의 참여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거점별 관리자를 선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점에 관리자를 선발해 플랫폼 접근이 어려운 고령의 농업인들의 등록 대행과 인증제도 운영할 방침”이라며“거래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접근성을 높이고자 어플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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