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근무환경, 유통종사자 고령화 가속 대책 차원 도입
농업인·유통인 의견수렴…시범사업 추진후 종합검토

 

 

‘농산물 시세 하락’ ,‘유통종사자 고령화’ 등으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가락시장 주 5일 근무 시범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 공사)는 최근 주 6일 근무의 도매시장 장시간 야간근로, 유통인 고령화 등으로 인력 이탈 및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어 도매시장 기능 지속 유지를 위해 가락시장 개장일 단계적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는 시범사업 추진에 앞서 21개 품목 산지 출하자와 면담을 한데 이어 후계농업인, 농촌지도자, 농민회 등 농민단체에 추진배경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또 지난 11일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21일에 서울시의회 주관 토론회를 갖고 시범사업 추진을 확정할 계획이다. 


공사가 주 5일 근무 시범사업을 본격화한데는 중도매인 뿐만 아니라 하역반원의 고령화가 가파르고 젊은 인력 확충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도매법인마저도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어 도매시장 지속적인 운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경매·구매자 배송시간을 고려할 경우 전체 근무시간은 일 16시간에 달해 열악한 근무 여건이 숱하게 지적돼 왔으나 개선대책이 마련되지 못해 인력 이탈 현상이 가속화돼 왔다. 


부족한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왔지만 근본적인 근무여건은 변화가 없어 구인난을 호소하는 건수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가락시장 구인 건수를 연도별로 따져보면 지난 2019년 3,865건에 그쳤던 것이 2021년 6,162건, 2022년에는 6,717건으로 크게 늘었다.  


더구나 60대 이상 청과 중도매인이 49%에 이르고 청과 하역노조도 60대 이상이 48%에 달한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10년 후에는 60대 이상이 각각 79%, 85%에 달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공사는 가락시장 개장일 감축 시범실시를 출하자, 구매자들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동절기·비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휴업 시기는 오는 11월~12월, 2024년 3~4월 첫 번째 토요일 휴업 등 총 4일이다. 다만 하절기 등 성출하시기(3개월)와 기존 휴업일이 포함된 시기(4개월)은 제외됐다. 


휴업일에는 경매가 전면 중단된다. 다만 출하자 및 구매자 사정에 따라 휴업일에 입하된 물량에 대해 정가·수의거래, 도매법인의 제3자 판매가 허용되고 오는 11월 개장 예정된 온라인도매시장과 연계해 휴업일 시장 기능을 보완할 계획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개장일 감축을 동절기부터 추진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하절기 확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작물의 빠른 성장속도, 열악한 저장시설 등을 감안할 경우 하절기 개장일 감축이 확산되면 산지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또 휴업요일은 토요일로 시범실시 후 요일별 물량, 가격 변화 심층 분석 후 결론을 도출하고  온라인 도매시장, 정가·수의 거래 등 다양한 거래방법을 통해 휴업일도 도매시장 반입 허용, 배송물류기능이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강정현 사무총장은 “도매시장 유통종사자들의 근무여건 개선에는 동의하지만 시장내 해결돼야 할 문제가 농촌현장의 큰 고민으로 전가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면서 “농산물 가격 등락폭이 커진 상황에서 개장일 축소가 일시적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두고 볼일”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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