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고온으로 무름병 등 병해 확산
본격 출하철 맞았지만 출하주 근심 가득

 

 

한여름에 해발 600m 이상 고지에서 재배되는 ‘고랭지 무’ 는 요즈음이 제 맛이요, 제철이다. 이맘때면 고랭지 무 재배지는 출하작업 인부들로 넘쳐나 어디서든 인부들의 빠른 손놀림을 구경할 수 있다. 


그러나 고랭지 무는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았지만 농업인들의 얼굴은 웃음꽃보다는 근심이 한가득이다. 잦은 비와 고온을 견디지 못한 고랭지 무의 품질이 형편없이 떨어진데다 가락시장 경매시세도 좋지 못해 자칫 팔수록 손해나는 상황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랭지 무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시작해 7월부터 길게는 10월까지 홍천(내면), 정선(임계), 강릉 일대에서 재배되고 있다. 앞서 7월 하순 충청권 무 출하 작업에 이어 경기권도 수확이 막바지에 이르러 한동안 고랭지 무의 출하작업이 지속될 전망이다. 


출하작업 현장에서 만난 한 농업인은 “한여름 낮 더위에는 출하작업이 용이치 않아 웃돈을 주고 새벽 2시부터 출하작업을 하고 있다” 면서 “운좋게 비를 피해 적기에 방제한 밭은 무 품질이 괜찮은 반면 방제시기를 놓친 밭은 무가 녹아내리는 무름병 등이 확산되고 있어 농사짓기가 너무 힘들다” 고 말했다. 


진부농협 이인표 계장은 “연일 지속된 비로 무름병 등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데다 더 큰 문제는 비가 갠 이후 고온에 무가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면서 “막상 고온 시기가 오면 품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농가들이 출하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최근 출하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정선군 임계 일부 포장에서‘위황병’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황병은 시들음병으로 불리며 한번 감염되면 무 밑동이 시들해져 상품성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감소한다. 위황병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 및 약제 등 방제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수확 현장에서 만난 출하주(농업인)들은 병해 발생도 우려스럽지만 무엇보다 생산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시세가 받쳐주지 못한다면‘헛농사’지은것과 다를 바 없어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강원 진부면에서 만난 윤형석 산지유통인은 “무 밭에서 무름병 등 병해가 발생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연일 내리는 비로 인해 적기 방제를 놓친 경우가 많아 포장별로 품질 차이가 극명하게 나고 있다” 면서 “운송비, 인건비 등 생산비가 크게 상승한 것을 감안한다면 10kg 상자당 최소 1만 3,000원 이상은 받아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고 말했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 김찬겸 대아청과 경매사는 “제주 월동무 저장 작업이 서둘러 진행된 탓에 전반적으로 무 출하작업이 앞당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면서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고랭지 무는 예상치보다 더 심각할 정도로 품질이 떨어지고 작황도 부진해 무 시세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 말했다. 


다만 김 경매사는 “현재 수확하고 있는 저품위 무의 출하작업이 종료되면 시세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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