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재배농가들이 지난 11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정부의 양파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수입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대정부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9만톤이나 수입해서 가격상승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은 있을 수 없는 일로서,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수확기에 저율관세로 양파를 수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양파 도매가격은 1,207원으로, 전년 6월 1,343원보다 하락했다.

게다가 조생종과 중만생종 양파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각각 6.3%, 3.3% 많아 올해 총생산량이 12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나 국내 연간 양파 소비량이 96만톤인 것을 감안하면 수급조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다.


양파농가들은 집회를 통해 수입농산물로 농산물 가격을 잡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폐기하고 생산비용 상승으로 고통받는 농업인들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가격이 크게 올라 수입물량을 동원해서라도 소비자 부담을 낮춰 줄 필요가 있다면 모를까,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더욱이 정부의 수입물량 확대 결정이 양파 유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가격을 더욱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의 계획은 수정되거나 철회되는게 옳다는 주장이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장마철 집중호우 때문에 한창 생육기에 있거나 수확을 앞둔 농산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조만간 이들 농산물의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몇몇 작물은 벌써부터 가격이 들썩이고 있고, 이전부터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도 있다. 이는 시장경제의 자연스런 현상이며, 때때로 생산자인 농민과 농산물시장은 이런 식으로 수지타산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소비자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 정부가 개입해서 조절할 필요가 있는게 농산물시장이다. 대신 다가올 가능성만 놓고 수입농산물로 가격을 낮추겠다는 결정은 지나친 구태가 아닌가 싶다.

더구나 양파는 가격이 폭락했고 정부 발표 때문에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는가 말이다. 이제는 ‘수급조절’ 이라는 미명아래 농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물가정책은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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