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농산물유통 활성화 방안 적극 모색

(사)한국식품유통학회(회장 이종인/강원대학교 교수)는 ‘디지털시대 농식품 거래활성화 방안 모색’ 을 주제로 지난 13~14일 이틀간 부산광역시 소재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에서 2023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하계학술대회는 ‘정부의 농산물유통 정책 방향’ 을 시작으로 ‘디지털혁신(DX) 시대, 농산물 산지유통의 과제’ , ‘온라인거래소를 통한 유통구조 개선방안’ , ‘도매시장의 디지털화를 통한 도매유통 기능개선 방안’ 등 주제발표에 이어 8개 분과로 나눠 분야별 세미나로 진행됐다.


한국식품유통학회 이종인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농식품유통 분야에도 디지털은 깊숙이 들어와 있고 이 디지털은 농식품유통을 효율적으로 해결해주는 장점도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이 남겨주고 있다” 면서 “이번 학회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해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하계 학술대회 대주제를‘디지털시대 농식품 거래활성화 방안 모색’으로 정했다” 며 “이틀간 각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의 대안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본지는 이번 한국식품유통학회‘2023 하계학술대회’의 주요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제1주제 / 디지털혁신(DX) 시대, 농산물 산지유통의 과제

   (사)농정연구센터 장민기 

 

산지부터 농식품 디지털혁신 지향 제시해야

농산물 가치사슬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등장하고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선형의 가치사슬은 교차·복합과 생략·파괴의 가치사슬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디지털혁신이 이러한 가치사슬의 변화를 가속화했으며 되돌리기 어려운 다음 단계로 구조적인 변화로 진행 중이다. 


산지유통 주체의 디지털혁신도 농식품 가치사슬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이뤄진다. 조금 더 먼 미래의 농식품 디지털혁신을 생각해 본다면 개별 주체의 디지털·스마트화를 넘어서‘농식품 디지털 생태계’라는 논의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은 데이터의 수집→축적→활용→전달이라는 선형적인 구조가 아니라 상호 증첨되고 순환되는 생태계 구조에 빗댈 수 있다. 


산지유통은 산지의 디지털혁신 생태계의 중심축, 농식품 디지털혁신 생태계의 출발점으로 위상을 확보함으로써 미래에 대응해야 한다. 


따라서 정책과 제도가 작동해야 할 영역이 바로 건전한 농식품 디지털생태계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화·디지털화가 시작된 상황에서 정책적인 육성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지금의 디지털진행되는 혁명은 데이터를 매개로 해 농업생산은 물론 투입재 부문과 소비자 부문의 혁신과 동시에 진행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의 농식품 디지털전환은 강한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인식돼야 하고 전략도 확보돼야 한다. 


현재는 ‘가치’ 의 시대이며 ‘의미부여’ 의 시대이다. 빠르게 확산되는 전체 경제·사회 시스템의 디지털화에 대응하면서 산지에서부터 농식품 디지털혁신의 지향을 제시해야만 주도적·주체적인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제2주제  /  온라인거래소를 통한 유통구조 개선방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성우 박사 

 

정부, 온라인 도매거래 원활한 정착 지원해야 

기존 농협 온라인거래소의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 농산물 거래가 거래단가 및 물류비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결과 가락시장내 오프라인 거래단가 대비 온라인 거래단가는 1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온라인 거래가 특상품 위주로 진행되는 현장 사정을 반영해도 가락시장 특품 대비 온라인 거래단가가 약 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온라인 거래의 높은 거래단가는 농가가 원할 때 바로 판매할 수 있으며 원하는 가격을 먼저 제시하는 등 농가의 판매 결정권이 높아진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탁수수료 및 소유권의 즉각적인 이전으로 인한 하역비 미발생으로 인해 유통비용 역시 약 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출하자는 온라인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 출하 대비 높은 수취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B2B 단계에서의 유통혁신과 디지털화를 위해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의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 공영도매시장의 역할 제고 및 물류 최적화, 시·공간 제약 축소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농산물 도매시장 설립을 통해 앞서 분석한 농가 수취가격 상승 및 판매자와 구매자의 거래상대 탐색비용 절감과 시간, 감모 손실 절감 등 다양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정부는 품질 문제 등 온라인거래의 약점을 적절히 보완할 수 있는 플랫폼 구성 및 여신 제공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농산물 온라인 도매거래의 원활한 정착을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3주제 / 도매시장 디지털화를 통한 도매유통 기능개선 방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박사

 

도매시장, 물류시설 확충·경매제 보완 나서야 

향후 농산물 유통시장은 유통경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유통단계 축소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산지·유통업체, 대량수요처 간‘계약재배’,‘계약거래’등 계약 기반 거래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또 소매유통의 대농 및 산지법인 대상‘원물 대량구매체계’가 구축되고 결국 협동조합 등 생산자조직 유통이 도매시장 유통경로를 위협하게 된다. 


특히 네이버 푸드, 11번가, 이베이 등 온라인 입점업체 중개 ‘산지직배송’, 쿠팡, 마켓컬리 등의‘산지직매입-온라인 새벽배송, 익일배송’ 등 신선식품 B2C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도매시장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지향적 물류처리기능, 정보화 기반 거래시스템 및 물류 중심 기지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향후 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 중심은 물류시설 확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지 중심에 위치한 도매시장 부지 및 시설의 소비자 구매단위 소분포장, 1차 가공처리, 저장 등 물류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특히 도매시장 간 농산물의 전송거래는 도매시장의 거래규모, 품목의 구색 정도, 출하자의 출하시장 선호(가격을 잘 받을 수 있는 시장, 가락시장 등으로 집중), 중도매인의 선호 품목·등급·품질 등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일본도 지역간 생산 품목이 다르고 특화돼 있어 품목 구색 맞춤을 위해 도매시장 간 전송거래가 활발하다. 


이와 함께 기존 경매제가 가진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출하예약제’ , ‘예약경매제’ , ‘원격경매제’ , ‘상물분리거래’ ‘온라인 이미지경매’ 등을 충분히 논의해야 도매시장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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