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산업 위상강화·미래개척, ‘하루해가 짧다’

경상북도 영주시에 터를 잡고 있는 거성농장(대표 안두영)은 사방이 숲으로 둘러쌓인 천혜의 환경에서 전국 최고라 자부할 수 있는 고품질의 계란을 생산하는 농장으로 유명세가 대단하다. 그만큼 사양시설과 농장주의 철학이 거성농장에 고스란히 반영돼 명품 계란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단한번도 고병원성 AI 등 가축질병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환경과 위생을 제대로 갖춘 농장이다. 뿐만 아니라 거성농장 안두영 대표는 올해 초 설립된 (사)대한산란계협회 초대 회장에 선출돼 계란산업을 둘러싼 산적한 현안 해결해 앞장서고 있다. 산란계농가들의 권익보호와 계란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데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건실한 기업인에서 귀농인으로 

안두영 회장은 본래 직업은 건설회사 대표였다. 20대 시절부터 서울에서 건설회사를 줄곧 운영해 왔다. 회사일로 잦은 음주와 흡연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귀농을 결심하게 됐고 지난 2006년 현재의 농장터에 계사 1동을 매입했다. 당시는 4동의 계사가 있었고 계사마다 각각 주인이 달랐다.


안 회장은 농장을 매입한 이후 빙부에게 농장을 맡기고 본인은 일주일에 3일 가량 머물며 농장을 관리했다. 아낌없는 정성으로 키운 닭들이 생산한 계란은 당시 서울 강남의 주부들에게 개당 1천원에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때 안 회장은 계란산업도 품질만 확보되면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갖는 계기가 됐다. 

 

건설회사 접고 본격적인 농사꾼 삶

문제는 농장 운영을 대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계사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피부로 와닿았다. 특히 계사마다 주인이 다르고 사양방식이 달라 계분 냄새로 악취가 진동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지경에 이르면서 안 회장은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제대로 닭을 키우려면 1주일에 3일을 내려와 닭을 키울 게 아니라 농장에서 24시간, 365일을 닭과 같이 생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길로 계사 4동을 전부 매입하고 농장을 운영해 오다 지난 2016년 주변의 토지까지 추가적으로 매입한 이후 10,000평 부지에 총 30만수 입추가 가능한 현대식 계사 4동을 완공했다. 건설 회사 오너의 경험을 살려 계사마다 설계도면을 작성하고 지진을 대비해 내진시설까지 했다. 건축비는 기존 농장보다 최소 3배 이상 더 투입됐다.


단열은 물론 음압시설을 해 입구에 있는 닭부터 계사 끝에 있는 닭까지 고르게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했고 계사 내부 구석구석 온도편차를 최소화했다. 그야말로 닭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최신 설비를 갖춘 것이다. 

 

농가 권익보호 위해 앞장  

비록 초야에 묻혔지만 최고 품질의 계란을 생산하며 승승장구를 하던 안 회장은 지난 2017년‘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으며 대외 활동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살충제 계란 사태로 농가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을 대변해 주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가만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부에서 내놓는 엉터리 계란정책에 단호하게 맞서는데 안 회장이 기꺼이 나선 것이다. 


안 회장이 본격적인 행보는 농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더욱이 젊은 2세들이 열성적으로 힘을 보태면서 안 회장의 행보도 탄력을 받았다. 농가들의 하나된 힘은 산란계를 전문으로 다루는 협회 설립 추진으로 이어지고 지난 1월 11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안 회장은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만큼 농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계란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계란은 농축산업 품목 중에서 생산액이 1조 6,000억여 원이 넘는 큰 품목이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 왔다. 이는 농가들의 결집된 목소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안 회장은 협회를 중심으로 계란산업의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농가들이 자부심을 갖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협회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하지만 결코 포기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계란산업의 10년, 30년, 50년 후를 바라보며 묵묵히 제역할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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