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공판장 입점 23년째 검토…시장 위축 ‘가속화’


“축산물 판매점이 입점 된다고 요란을 떨었는데 막상 문을 열고보니 단위농협 하나로마트 분점인데다 축산물은 소매점에 그쳐 인근 정육점보다 비싼 탓에 이용자들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소재 노은동농산물도매시장(이하 노은시장)에 최근 설치된 축산물 판매점이 말썽이다. 


노은시장 종사자들이 지난 2000년 개장시 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도매기능을 갖춘 축산물 공판장은 온데간데없고 엉뚱한 소매점이 입점된 것이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대전시를 두고‘전형적인 탁상 행정’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전시는 노은시장 개장부터 축산물 전문판매장 입점을 약속했지만 뚜렷한 사유없이 현재까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종사자들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유권해석을 받고 축산물판매점 입점 근거를 마련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시는 현재까지도‘검토 중이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가 노은시장 종사자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약속을 지키겠다고 추진한 것이 축산물 소매점 입점이지만 인근 정육점보다 가격이 비싸 시장 종사자는 물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실제로 노은시장에 입점한 축산물판매점과 노은시장 외부에서 영업하는 ㈜한백축산유통에서 판매하는‘잡채용 카래용 돈육’가격을 따져보면 축산물판매점 100g당 1,190원인 반면 한백축산은 650원으로 저렴했다. 다른 부위 가격도 소매점이 최소 30%이상 높았다.


더욱이 시장 종사자들과 지난 24일 개장하는 시간인 오전 7~8시까지 판매점 이용객 현황을 파악해 본 결과 불과 3명 남짓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동행한 노은시장 종사자는 “개인이라면 이렇게 이용객이 없는 판매장 운영을 지속할 수 있겠냐” 면서 “길 건너 정육점보다 못한 소매점을 입점 시켜놓고 할 일을 다한 것처럼 호도하는 대전시를 볼 때마다‘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고 꼬집었다. 


이처럼 구색도 가격도 일반 정육점보다 가격이 높은 판매점이 입점 되다보니 노은시장은 졸지에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차라리 입점을 시키지나 말지라는 비아냥 목소리가 거센 실정이다. 


대전중앙청과 과일부중도매인 이진영 조합장은 “노은시장 개장부터 약속했던 대전시가 현재까지도 ‘검토 중이다’ 는 말잔치를 지속하면서 시장 종사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면서 “농산물도매시장은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등 도매기능을 갖추는 것이 기본인데 노은시장은 이 기본을 갖추는데 23년이란 시간도 부족해 얼마나 더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지 답답한 심정” 이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원예농협 한 중도매인은 “전국 32개 도매시장 중 노은시장만 축산물판매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그런지 이유가 무척 궁금하다” 면서 “길거리만 다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축산물 판매장이 왜 노은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지 대전시가 속 시원하게 응답해야 할 것” 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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