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전국양파생산자협회와 전국마늘생산자협회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 양파·마늘 생산자대회’ 열고 양파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수입 즉각 중단과 생산비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최근 기획재정부와 농식품부가 잇따라 농산물 수급조절을 이유로 양파 TRQ 수입 물량 확대를 발표한 것에 대해 농민들은 “현 정부는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수확기에 저율관세 양파 수입을 추진한 적이 없다” 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농민들은 수입농산물로 농산물 가격을 잡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폐기하고 생산비용 상승으로 고통받는 농업인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 시장경제 운운하며 시장에 맡기고, 가격이 높으면 정부가 즉각적으로 개입해 가격을 낮추는 근시안적인 수급정책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도 요구했다.

농민대회 다음날인 12일 농식품부는 “6월부터 생산되는 양파는 고온 등 기상악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에 저율관세물량(TRQ) 2만톤을 증량할 계획이지만, 도입 시기 및 물량 등은 향후 양파 생산량을 고려하여 신중히 추진할 예정” 이라는 별도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언뜻보면 ‘5월부터 TRQ를 2만톤 증량하는 등 수입조치와 할당관세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계획’ 이라는 4월28일 제22차 비상경제차관회의 당시 발표보다는 생산농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농민들이 요구하는 ‘물가상승률과 생산비 증가를 반영한 가격보장’ 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농축산물 수입량은 1084만3153톤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물가안정을 위해 외국산 농축산물의 저율·무관세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수입농축산물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국내 농축산업의 붕괴를 초래한다. ‘수급조절’이라는 미명아래 농민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물가안정’정책은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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