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덕흠·이달곤·이양수·정희용·최춘식·홍문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김승남·서삼석·안호영·어기구·위성곤·윤재갑·이원택·주철현은 농협중앙회장 연임제에 찬성했다. 국힘 안병길, 민주 신정훈·윤준병, 무소속 윤미향은 반대했다.

지난 11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 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재집권을 허용하는 농협법 개정안에 대해, 여·야 당색이나 영·호남 지역구분 없이‘찬성 세력’은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찬성측은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유사조직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한번정도 연임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농협이 공공기관이 아니지 않느냐, 21세기 농협의 역사·규모·위상을 봤을 때 국회가 자율성을 더 확보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주장을 보탰다.


이견을 보인 몇몇 의원들의 질의와 이의제기는 단순 속기록으로만 남고, 아무런 답변없이 유야무야 끝났다. 소병훈 농해수위원장의 유일한 반응은,‘그런 말씀 진작들 좀 하시지…’하는 혼잣말에 가까운 언급이었다.‘기회가 지났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위원장이 말한‘진작’은 있기나 했었는지 지적코자 한다. 농업계가 인정하는 농협회장 연임제 관련 공개토론 등 논의과정은 없었다.


이날 농해수위 전체회의는, 협동조합 정체성 위반이니 민주주의 역행이니 농협개혁의 모순이니 등, 농민단체들의 여론에 대해선 논쟁을 차단했다.‘억지스럽고 비상식적이게’졸속처리에 급급했다.


윤준병 의원은 SNS를 통해, 농협중앙회장이‘셀프연임’을 위한 로비 흔적이 곳곳에 있다는 투서가 전달됐고, 자신이 경험한 바 농협중앙회의 로비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전체회의 의사일정과 윤 의원 발언이 앞뒤가 맞는다고 주장할 순 없으나, 합리적 의심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법개정 후 성과를 증명할 만한 근거자료가 단 한 건도 없는 시발점인 단임제. 말그대로 개정된 법률에‘잉크도 마르지 않은’상태에서 다시 복마전에 시달리던 예전 제도로 회귀하는 모습은, 농업계를 철저하게 유린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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