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량 늘어난 시장에 비축·수입 계란 방출
수급 불안정 가중…생산농가 막대한 피해 ‘호소’

 

 

 계란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당해야 할 주무부처가 오히려 산업 말살에 앞장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계란 수급은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국내 계란 공급이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해 수입한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개를 시중에 공급하고 설 명절 물가안정을 위해 계란 비축물량 1,500만 개를 설 성수기 동안 집중 방출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방침에 대해 계란산업을 말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설명이 힘든 정책이라고 꼬집는다. 국내 계란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앞서 시세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실정인데 현 시점에서 정부가 수입·비축 계란을 방출한다는 것은‘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계란이 충분하다는 전망을 무시하고 수급 불안을 가정에 두고 대책마련에 분주했다는 지적도 높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산란계 사육마리수는 지난 12월은 작년 대비 4%, 291만 마리가 증가했고 올해 2월은 6.3%, 444만 마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계란생산량도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라 작년과 비교해 1∼2월은 일일 평균 5.5%, 237만개가 더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10일 현재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마릿수는 273만 마리(농식품부 발표 인용)에 불과해 특별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란 시세에 영향을 줄 정도의 충격 요인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도 농식품부는 혹여 계란값이 비싸질 수 있다는 우려에 비축하고 수입하는데 안간힘을 쏟았다. 국내 계란 유통시장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가 오판을 인정하고 공급이 수요를 앞서 불안해지고 있는 계란 유통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 당연한 처사인데 되레 비축·수입계란을 일시에 시장에 방출해 폭삭 주저앉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생산자단체들은 농식품부의 엉터리 정책에 단단히 뿔이 났다. 


(사)대한양계협회(회장 오세진)는 지난 6일 세종시 농식품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정부가 수입한 스페인산 계란 121만개는 국내 한달 계란 소비량 13억5천만개의 0.1%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수급’을 운운하는 것은‘어불성설’”이라며“결국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도 모자라 그 혈세로 국내 계란시장을 망치는 곳이 바로 농식품부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양계협회는 또 지난 10일 스페인산 계란 유통업체인 충남 천안 소재 더불어웰주식회사를 기습 항의 방문해 수입계란 유통 저지 행동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양계협회 정기훈 감사가 경찰에 연행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사)대한산란계협회(회장 안두영)도 농식품의 막무가내식 정책에 강도 높게 비난했다. 산란계협회는“일방적으로 수입·비축계란을 방출해 줄도산 위기에 빠진 농가들에게 정부는 한술 더 떠 사육규모를 15% 감축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면서 “정부 때문에 곤경에 처한 농가들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안두영 회장은“정부가 농가들과 교감을 통해 수급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수입에 의존하는 생산자 말살정책에 치중하고 있다”면서“계란산업의 전망과 통계를 무시하고 안하무인식 혈세낭비 정책을 펼치는 것도 모자라 정상적인 수급기능마저 교란시켜 생산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정부는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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