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천막서 영업 재개…주차장 협소 등 불편 가중
이전↔재건축 논란만 반복, 도매시장 노후화 ‘외면’

 

 

 

 “날씨가 추워져 경매 받은 농산물이 어는 피해로 2차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었는데 현재까지 큰 문제없이 잘 버텨내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대구중앙청과 과일부 조현진 조합장은 지난 10월 25일  발생한 화재로 인해 매장은 물론이고 장부, 보관중인 농산물까지 모든 것을 일순간에 잃었다. 조 조합장과 같은 피해 중도매인은 68명에 달한다.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중도매인들은 도매시장관리사무소와 피해 도매법인 4개소 등과 함께 사고수습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조 조합장을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화재 수습도 일사분란 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대책위는 대구시에 임시점포를 요구했고 시는 즉각 임시점포 77개(몽골텐트)를 설치하고 전기·통신 설비까지 지원했다. 급한 대로 영업은 재개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임시 천막 영업의 한계와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조 위원장은“임시 천막으로 사용되는 몽골 텐트가 설치되면서 어떻게든 영업은 재개할 수 있게 됐다”면서“그러나 내부 공간이 비좁아 과일이나 농산물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천막 외부에 쌓아두고 있어 자칫 기온 하락으로 얼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임시 점포가 기존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주차난은 최대 난제로 떠올랐다. 쉼없이 농산물 반입차량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주차장이 협소하다 보니 툭하면 마비되기 일쑤다. 물 흐르듯 물량이 쉼없이 거래돼야 하는 도매시장에서 교통 혼잡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조 위원장은“주차공간이 절대 부족하다 보니 임시 점포가 마련된 곳까지 손님 발길이 뚝 끊겼고 시장 바깥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수레로 과일 상자를 나르는 실정”이라며“지금이야 버틸 수 있지만 다가오는 설 대목에는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종사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대구시는 사업비 10억여 원을 들여 보온 기능을 갖춘 패널로 된 임시 점포를 이번달 말까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임시 천막을 철거한 자리에 30㎡ 크기의 임시 점포 69개를 짓는 공사를 진행 중이며 보온 기능과 안전성이 강화된 임시 점포에는 작은 저온저장고도 갖추게 된다. 


대구시는 주차 혼잡 문제도 임시 점포로 이전을 완료하고 임시 천막을 철거하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위원장은“대구도매시장은 이전이냐 재건축이냐 논란만 반복하다 30년이 넘도록 도매시장 노후화를 외면해 왔다”면서“이제는 더 이상 논란이 지속되지 않도록 이전이든, 재건축이든 종지부를 찍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1988년 개장한 이래 지난 2019년 기준 연간 거래금액이 1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서울 가락시장, 강서시장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몸집이 크다. 시설 노후화와 주변 지역의 도시화로 이전 논의가 검토되다 지난 2018년 현 위치 존치, 시설 현대화로 결정됐다. 그러다 2022년 홍준표 시장이 당선되면서 도매시장 이전을 발표하면서 또다시 갑론을박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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