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영 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종자사업팀장

 

 

쌀, 보리, 조, 콩, 기장 등 우리나라의 오곡 중에 하나인 보리는 쌀, 밀, 옥수수와 함께 인류가 오래 전부터 경작해 온 주요 식량작물이다. 또한, 과거 우리가 보릿고개라고 말해 왔던 가을에 먹을 것이 없어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도록 해 주었던 소중한 양식이기도 하다. 


보리는 식용뿐만 아니라 음료, 맥주, 위스키, 사료 등의 목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보리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체중 조절 기능, 당뇨,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기능 성분인 베타클루칸과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색깔이 있는 유색 보리는 일반 보리보다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 있고, 베타글루칸 뿐만 아니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기능성 성분이 많이 있다. 


최근 건강 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건강 기능 성분이 풍부한 웰빙 컬러푸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검정색 보리의 기능성 성분과 보리 전분의 구수한 맛을 이용한 블랙 보리 음료인 경우 시중에 판매된 지 4년 만에 전세계 누적 판매량이 2억 1000만 병을 돌파할 정도로 유색 보리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종자에 대한 농업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우수한 먹거리 제공과 보리 가공식품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음료, 효소, 맥주, 빵, 혼반식 등 다양한 가공 특성을 갖는 국산 유색 보리 품종을 개발하고 있고, 개발된 품종들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수요자 맞춤형으로 종자를 생산하여 보급하고 있다. 


현재 농진원에서 생산하여 보급 중인 유색 보리 품종은 겉보리인‘흑다향’,‘흑수정찰’, 쌀보리인‘강호청’,‘흑보찰’,‘보석찰’등 5개 품종이 있다. 


겉보리‘흑다향’은 세포의 산화를 억제하는 항산화능이 높은 폴리페놀과 간 기능 개선에 좋은 사모타린 등 기능성 성분 함량이 높고, 향이 좋아 보리차용과 엿기름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새싹보리용으로도 이용되는 품종이다.‘흑수정찰’은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고, 수량이 많은 검정 찰성 겉보리로 보리차와 취반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품종이다.  


쌀보리인‘강호청’은 청색을 띄는 메성 보리로 가공이나 보릿가루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강호청’은 일반보리보다 더 많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고, 특히 베타클루칸, 단백질, 안토시아닌이 풍부하여 혈당조절과 면역력 개선 등을 통해 각종 성인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여 최근 시판되고 있는 청색 보리 음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흑보찰’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자흑색 찰성 쌀보리로 안토시아닌 및 폴리페놀 성분의 함량이 높고, 밥맛이 부드러워 혼반 및 가공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품종이다. 기존 검정보리에 비해 쓰러짐에 강해 재배 안정성도 매우 우수하다. ‘보석찰’ 은 안토시아닌 성분을 강화한 자색 찰보리로 가공 및 보릿가루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수분 흡수율과 퍼짐성이 좋아 취반 특성이 매우 좋은 품종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고품질의 우수 보리 종자생산 및 보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고, 이를 통해 농업인들의 수익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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