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기가 언제나 힘들지만 요즘처럼 힘든 시기는 없을 듯 싶다. 특히 겨울농사를 짓는 농가에겐 그 정도를 가늠하기가 어렵지 않다. 농업용 전기사용료가 지난해 대비 74%나 올랐고, 시설하우스 난방에 쓰이는 등유가격도 같은 기간 50%가량 오른 때문이다. 게다가 올 겨울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시설농가들은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 때문에 농업계는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정부대책을 요구해왔다. 정치권도 뜻을 같이해 농업용 면세유 예산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전무한 상황이다. 다만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등 지자체별로 농업용 면세 등유 구매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고는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경기도는 농업용 면세유에 대해 리터당 100원을 지원한 후 12월에 공급가와 보조금 기준단가 간 차액의 50%를 일괄 지원할 방침이라는 소식이다.

또 제주도는 상승분 차액의 20%를 한시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히는 등 지자체별로 리터당 100∼200원을‘정액’지원하거나 면세유 가격 상승분 차액의 일부를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언 발에 오줌누기’다. 보통 800~900원 하던 등윳값이 최고 1,500원 수준으로 뛰었으니 지원금을 제외하더라도 절반이상 오른데다 급등한 농자재값 까지 고려하면 체감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농업경쟁력은 생산비 절감이 기본이다. 그래야 농가소득이 나아지고 값싼 수입농산물과의 경쟁도 가능하다. 특히 지금처럼 고유가 시대에서 농업용 면세유 혜택은 농가에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이전보다 2배 가까이 오른 면세유는 더 이상 혜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농업용 면세유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다. 예를 들어 지자체처럼 한시적으로 상승분의 절반을 보조해주면 어떤가? 여기에 더해 농업용 면세유 일몰기한을 아예 없애는 방안도 좋겠다. 고유가가 언제까지 지속될는지 알 수 없으나 당장의 농업인 고통을 덜어주는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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