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가뭄 상황에 대해 최근 환경부가 현 상태로 가뭄이 지속될 경우 내년 6월 전 물 공급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 영산강 및 섬진강 유역의 누적 강수량은 808㎜로 예년 대비 61.6%에 불과하다. 지난 22일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비가 내렸지만 이틀 동안 내린 비의 양이 작아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안됐다.

환경부는 지난 7월부터 댐에서 보내는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량을 줄이고 비가 내려 하천의 유량이 늘었을 때는 댐의 물이 아닌 하천수로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등 방법으로 주암댐과 섬진강댐 등에 물을 비축해놨다지만 이는 전남과 광주에서 사용하는 용수 35일치에 불과하다.

전남·전북 지역 외에도 제주와 영남 내륙지역의 가뭄도 심각하다. 기상청이 기상 관측을 하는 대구·경북 25개 시·군 가운데 17곳, 부산·울산·경남 22개 시·군 가운데 15곳에 가뭄이 발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환경부와 행안부,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해당 자치단체가 모여 가뭄대책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농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미 조생양파 주산지에서는 양파들이 말라 죽고 있고, 마늘을 파종한 지역에서는 싹이 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겨울배추 등 월동작물의 재배하는 농민들은 해갈이 된다해도 생육부진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가뭄 해갈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작황부진으로 인한 피해보상 대책도 지금부터 검토해야 한다는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매번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야 대책 운운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양수기로 물을 푸고, 소방차로 물을 실어나르는 식의 땜질식 처방만 되풀이해서는 매년 증가하는 가뭄 피해를 막을수 없다. 농업용저수지 정비와 중대형 관정·간이 양수장·송수관로 확충 등 농업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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