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장

 

경북 안동에는 ‘안동 갓소농’ 이란 모임체가 있다. 최고를 뜻하는 신조어 ‘God’  와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 를 의미하는 ‘강소농’ 을 합성한 말이다. 어려워진 농업환경을 공동 협업 마케팅을 통해 극복하고자 23명의 강소농이 모여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모임체이다. 상품사진 촬영, 상표 등록, 브랜드 개발, 쇼핑몰 운용, 일손 돕기 등을 공동으로 하며 비용 절감은 물론 품질 향상, 판로 확대, 소득 증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닌 협력 상대로 여기며 힘을 합쳐 동반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1년부터 작은 영농 규모로도 돈 버는 농업을 할 수 있는‘강소농 육성 지원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로 12년째를 맞고 있으며, 지금까지 육성한 전국의 강소농 수는 8만8,000여 농가에 이른다.

강소농 자율모임체도 833개에 달한다. 이 사업은 중소 규모 농가들이 비용 절감, 품질 향상, 고객 확대, 가치 향상, 역량 강화, 즉 ‘비품고가역’ 을 실천하여 경쟁력 있는 농업경영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매년 4,000~6,000여 농가를 선발하여 최신 농업기술에서부터 온라인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구축, 경영전략 수립 등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농가의 경영 역량을 20% 끌어올리고, 연간 소득을 1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 최근 3년간 강소농 육성 지원사업을 분석한 결과, 사업에 참여한 농가의 경영 역량이 평균 23%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소득도 평균 10.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안동 갓소농’과 같은 자율모임체를 구성한 강소농은 더 큰 소득 증대와 가치 향상을 이루어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강소농이 우리 농업의 대표 성공모델로서 농업·농촌 발전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11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는 전국의 강소농이 한자리에 모이는‘제8회 강소농 대전’이 열린다. 그동안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걸어온 강소농의 도전과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소통과 화합의 자리다.

더불어 강소농이 생산한 우수 농산물과 가공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소비자와 강소농의 소중한 만남의 자리이기도 하다. 시간이 된다면 강소농의 진면목과 가치를 엿볼 수 있는 강소농 대전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작은 거인’ 이란 말이 있다. 외형적으로는 작고 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커다란 잠재력과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나 나라를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강소농은 작은 영농 규모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는 우리 농업의 ‘작은 거인’ 이다. 앞으로 더 많은 ‘작은 거인’, 강소농과 강소농 자율모임체가 생겨나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맹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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